내가 얼마나 수고하고, 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사람들이 좀 알아줬으면 할 때가 많습니다.
나는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왜 그걸 몰라주는건지 야속할때도 많고, 내가 이만큼 했으면, 어느 정도의 보상이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하는것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이런건, 친구, 동료, 부부, 연인, 가족 친지 사이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감정이겠죠
그런데, 바라지 않고 무언가를 할 수도 있을까요?
요즘은 부모 자식간에도, 자식이 잘 되면, 내가 좀 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소위 치맛바람 부모들이 자식을 디자인 한다는 얘기가 종종 들리곤 합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 중 어떤 단편적인 부분일 것입니다.
우리의 부모님들, 그보다 더 윗세대인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자식을 위해 밥을 차려주고, 청소를 해주고,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당연한 것이고, 그렇게 하루를 꾸미는 것이 보람된 것이었죠. '나'를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게 어색했던 분들, 그 분들 덕에, 우리가 이 시대를 살며, 어느 오후에 편안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듯합니다.
물론, 21세기에, 그런 삶의 방식은 답답해 보입니다. '엄마도 엄마 인생을 살아'라는 어떤 드라마 대사도 있었고, 우리의 어머니들이 자신이 좋은걸 하며 즐기는 건 당연히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엄마가 즐거워야 그 가정이 화목하니까요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은, 자신이 좋은걸 하면서도, 늘 마음 한 켠에 자식을 위한 걱정과 애틋함이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님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는 정서경작가도, 결혼 전엔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가 왜 복수를 하는지 이해 할수 없었지만,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어보니, '이 아이를 위해 내가 죽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진짜 사랑은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는것'이란걸 깨달았고, 그렇게 <아가씨>의 극본을 썼다고 했습니다.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는 사랑 만큼 위대한게 있을까요
사랑하면 아기가 되고 싶은게 보통 사람인데, (성별을 떠나) 누가, 누군가의 엄마 같은 존재가,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어줄수 있다면, 서로의 불안, 걱정을 조금은 더 감싸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수고하는 당신에게, 엄마의, 아빠의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자녀들을 대하듯 여러분 하나하나를 대하면서 (1테살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