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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유 Jul 26. 2021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들

바다 뷰에 담긴 2천5백원 라면  한그릇


부산에서 강릉까지 나선 출장. 

기차 타라 버스타라 주위에서 훈수를 두었지만 

직접 차를 몰고 동해안 국도를 따라 달렸다. 

몇시간씩 혼자서 운전을 한다고 남편은 늘

잔소리로 타박하지만 무슨 소리인가. 

운전을 좋아하는 나는 혼자 가는 출장이 결코

고되거나 힘들지 않다. 지루하지 않냐고?

졸립지 않냐고? 천만의 만만의 콩딱이다. 

고막을 호강시키는 댄스음악 속에서 

열심히 가사를 읊조리며 내 몸은 좌우로

지루함을 달래고 있다.  새벽 6시에 출발했으니 

조금 늦은 아침으로 배꼽시계가 아우성을 

내지를 즈음.  아! 강원도 언저리에 막 

들어가려다가 발견한 휴게소.

세상에나... 감탄 한자락 입에 문다.


2천5백원짜리 라면 한 그릇을 눈앞에 두고

수십만원짜리 바다뷰에 취해서 젓가락을 

차마 들지 못한다.

이 정도 배경이면 부산 해운대의 초특급 

호텔에서 랍스타와 함께 즐겨야하는

호사 아닌가.  사스러운 풍광에 취해 누려보는

2천 5백원의  겸손한 내 입맛.


맛보다 멋이 있어 들뜨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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