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뷰에 담긴 2천5백원 라면 한그릇
부산에서 강릉까지 나선 출장.
기차 타라 버스타라 주위에서 훈수를 두었지만
직접 차를 몰고 동해안 국도를 따라 달렸다.
몇시간씩 혼자서 운전을 한다고 남편은 늘
잔소리로 타박하지만 무슨 소리인가.
운전을 좋아하는 나는 혼자 가는 출장이 결코
고되거나 힘들지 않다. 지루하지 않냐고?
졸립지 않냐고? 천만의 만만의 콩딱이다.
고막을 호강시키는 댄스음악 속에서
열심히 가사를 읊조리며 내 몸은 좌우로
지루함을 달래고 있다. 새벽 6시에 출발했으니
조금 늦은 아침으로 배꼽시계가 아우성을
내지를 즈음. 아! 강원도 언저리에 막
들어가려다가 발견한 휴게소.
세상에나... 감탄 한자락 입에 문다.
2천5백원짜리 라면 한 그릇을 눈앞에 두고
수십만원짜리 바다뷰에 취해서 젓가락을
차마 들지 못한다.
이 정도 배경이면 부산 해운대의 초특급
호텔에서 랍스타와 함께 즐겨야하는
호사 아닌가. 사스러운 풍광에 취해 누려보는
2천 5백원의 겸손한 내 입맛.
맛보다 멋이 있어 들뜨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