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자
가물가물하다. 아주 어려서 들은 기억이
남아있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장재남의 노래란다.
얼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가수,
가사를 읽어보니 아하! 가물가물한 기억이
떠오른다. 노래 제목 '빈의자'.
서있는 사람은 오시요 나는 빈의자
당신의 자리가 돼 드리리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요 나는 빈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다
두 사람이 와도 괜찮소
세 사람이 와도 괜찮소
서있는 사람은 오시요 나는 빈의자
당신의 자리가 돼 드리리다
빈의자만 보면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갑자기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
빈의자만 보면 마음이 들뜬다.
누구와 마주하고 앉아 커피를 한 잔 할까.
연락처를 뒤적이다가
A는 이래서 바쁠까봐
B는 저래서 피곤할까봐
C는 이래저래서 시간이 안될까봐
그렇게 다시 핸드폰을 덮고 만다.
빈의자만 보면 괜히 반갑다.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문득 보고 싶어지는 얼굴들이 있다. 그래서 마음이 들뜬다.
그러다가 홀연히 드는 생각 한자락.
나는 누구의 빈의자에 떠오르는 사람일까? 그래서 들뜬 마음이 두렵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