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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유 Jul 26. 2021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들

그냥 토스트가 아니고  영웅 토스트?

엄마들과 도시락 싸들고 공원으로 소풍을 갔다. 

큰아이 고등학교 동창생 엄마들인데

벌써 몇년째 흐트러짐 없는 우리만의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엄마들 모인 자리에서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트롯 이야기가 분위기를 

휩쓸었다. 트롯 광풍으로 전국을 휩쓴 

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던 나는 이야기속에서 

자꾸만 밀려나고 있다. 

"나는, 그 친구가 광고하는 청소기로 바꿨잖아!" 

"어머어머. 자동차 광고도 하던데, 곧 차도 바꾸겠는 걸...하하하하"

"굿즈파는 모임이 있어서 새벽같이 달려갔다니까. 가수는 못봐도 그 사람 굿즈는 꼭 갖고 싶었어요."

40대 50대 엄마들이 흡사 소녀처럼 들떠서 

가슴설레며 코맹맹이 소리로 마음을 고백한다.

킬킬킬 웃다가 눈물 빠지게 울다가 우리는

모두 소녀로 돌아가 있다.

일 때문에 어딘가를 부지런히 가다가 목이 말라 커피 한잔을 사려고 길거리 토스트 가게 앞에 섰다. 

어랍쇼! 엄마들 모임에서 익숙했던 이름들이 여기에는 아예 플랭카드로 가게 바깥에 붙어있다.

"호호호. 제가 임영웅씨 팬까페 이 쪽 지역 회장이거든요...너무 좋아요...너무 좋아!"

임영웅씨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얼굴이 연신 들떠있다.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토스트 구우면서도 그녀는 전혀 힘들지 않다. 들뜨는 사랑 한자락 배어있으니 말이다.

가슴에 로맨틱한 나의 영웅 하나 쟁여두었던 시절, 소녀시절 우리도 들떠 살았다.  

그  영웅이 내 곁으로 올거라 믿었던 착각을 지나며 현실은 버거웠지만, 그래도 모두 나만의 영웅 한 사람쯤 가슴에 품고 살지 않을까? 그것이 삶을 이어가게 한다.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흡사 웃음을 거두지 못하는 그녀의 밝은 모습이 이뻐서

그녀의 영웅과 함께 가게의 사진촬영을 허락 받았다. 


기분에 따라서 일은 전혀 힘들지 않다. 우리를 들뜨게 해 줄 그 어떤 마음의 영웅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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