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근육과 슬기로운 식사
살이 찌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비만이 직접적인 원인인 대사증후군은 서서히 건강을 해치는 위험요소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다 보면 다이어트 이전보다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진다. 비만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몸에 지방이 쌓이면 만성 염증에 시달리는 체질로 변하고 우울증에도 취약한 상태가 된다.
나잇살은 대다수의 사람에게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니 건강 지수가 나빠지고 지병인 섬유근육통이 악화하면서 우울증까지 겹쳤을 때 절망에 빠졌다.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바로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운동과 식사로 살을 빼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지만 어떻게 해야 살이 빠지는지 도저히 알지 못했다. 숱하게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한 결과 살이 빠지기는커녕 결국 65킬로를 넘어서자 40대 이후에 살을 빼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체념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49세 여름에 소소한 운동과 채소 위주의 식사를 시작했다. 서두르지 않고, 배고프지 않고,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4개월의 여정을 묵묵히 마친 후에 16킬로를 감량했다.
체지방과 내장지방은 과도하게 쌓이면 그때부터 몸과 마음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아래 내용 중에 어떤 것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살을 빼지 않아도 된다. 두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실천하길 권한다. 나는 작년에 아래에 나열한 거의 모든 증상을 심각하게 겪었다.
- 살이 찌면서 몸이 안 아픈 곳이 없다.
- 살이 찌면서 늘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 살이 찌면서 잠을 자도 졸리고 피곤하다.
- 살이 찌고 자신감이 사라졌다.
- 살이 찌고 우울증이 생겼다.
- 살이 찌고 건강이 나빠졌다.
(대사 증후군: 고혈당, 지방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중성지방/ 통증 증후군 악화, 우울증)
- 살이 찌면서 피부 발진이나 염증이 자주 나타난다.
- 살이 찌면서 먹어도 금방 허기진다.
사람들은 보통 고기와 지방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쉽게 살찌게 만드는 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이 아니다. 바로 탄수화물이다. 나는 고기는 한 달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였는데 빵과 떡과 밀가루 음식을 정말 좋아했고 많이 먹었다. 내가 먹었던 음식은 대부분 탄수화물에다가 설탕까지 듬뿍 첨가된 음식이었다. 탄수화물 곱빼기를 먹었던 셈이다.
탄수화물은 먹은 후 3시간째부터 몸에 지방으로 축적되기 시작한다.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훨씬 쉽게 살이 되어 몸의 곳곳에 저장된다.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소소한 근육을 만들어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축적되는 경로를 방해하면 살 안 찌는 체질로 바뀐다.
나잇살도 반드시 뺄 수 있고, 40대 후반에도 살 안 찌는 체질로 바꿀 수 있다. 다이어트를 마친 지 6개월이 되었다. 지금도 6개월 전의 몸무게인 49~50kg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살 안 찌는 체질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근육은 살이 빠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서 몸에 소소한 근육을 만들면 된다. 근육은 탄수화물이 분해된 포도당을 많이 소모한다. 스쿼트로 허벅지 근육을 단단하게 키우면 효과는 훨씬 뛰어나다. 인체 근육의 약 70%가 하체 근육이라고 한다. 다이어트 중에는 하루 60회 정도의 스쿼트로 제법 단단한 근육을 만들고 나자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6개월째 유지하고 있는 요즘은 3kg의 덤벨 두 개를 들고 스퀴트를 하고, 탄력이 짱짱한 고무 밴드를 허벅지에 낀 채 스쿼트를 한다. 상체 근육은 푸시업 30회, 덤벨 들기 몇 가지를 10~20회씩 하면서 유지하고 있다.
많이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음식이 있다. 그건 바로 채소다. 채소 위주의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다. 채소는 의외로 포만감을 크게 느끼게 하고, 쉽게 배고프지 않게 한다.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면 혈당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심한 배고픔을 잘 느끼지 않는 체질로 바뀐다. 채소에는 칼륨과 칼슘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몸에 더욱더 이롭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 책에서는 식재료의 ‘순탄수화물 함량’을 표기했다. 하루 순탄수화물 섭취량을 50~100g으로 유지하면 일주일에 1킬로씩 감량할 수 있다. 살찌게 하는 최고의 적은 탄수화물과 설탕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굶는 다이어트는 반드시 요요를 부른다. 굶는 것이 아니라 위를 비워두는 16시간 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에 가장 효과가 좋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게 8시간 동안만 음식을 먹고, 16시간 위를 비워두면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다.
공복일 때 우리 몸은 치유를 시작하고, 잉여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소비한다. 즉, 살이 빠지고 몸이 건강해진다. 공복은 배고픔이 아니다. 우리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허전하고 우울해서 먹는 ‘감정의 배고픔’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로 쉽게 혈당이 떨어지면서 급격하게 ‘배고픔’을 느끼기 때문이다. 채소를 많이 먹고, 16시간 간헐적 단식에 익숙해지면 공복 시간이 길어져도 배가 고프지 않게 된다. 음식을 다급하게 찾아서 폭식하지 않게 된다.
몸에 좋은 지방을 먹어야 살이 빠진다. 견과류나 올리브오일을 매일 적당히 섭취하면 영양분의 균형도 맞춰주고 살도 잘 빠진다.
식욕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반드시 걷잡을 수 없는 폭식 충동에 무너지게 된다. 포만감의 희열을 앗아가지 않는 식사를 해야 성공적으로 살을 빼고, 요요 없이 뺀 살을 유지할 수 있다.
맛있는 게 너무 많아 식욕 조절이 힘들다면 무조건 음식을 절제하면 안 된다. 오히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먹고 싶은 것을 양껏 먹어야 살을 잘 뺄 수 있다. 단, 다이어트 기간에는 양껏 먹는 날에도 탄수화물 양은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 유지 기간에는 탄수화물을 절제하지 않고 양껏 먹어도 된다. 실컷 먹고 3~4일 정도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사로 몸을 관리하면 불었던 몸이 다시 이전 상태로 되돌아간다.
요요를 피하려면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 먼저 채소로 배를 조금 채우고 나서 고기든 탄수화물이든 먹으면 쉽게 살이 찌지 않는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장속에 유익한 균이 증식하게 되면서 살이 찌지 않고 염증도 없는 가볍고 건강한 몸으로 만들어준다.
하루 한두 번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조건으로 체중을 재고 관리하면 요요를 방지할 수 있다. 2킬로 이상 몸무게가 불었다면 바짝 긴장하고 먹는 음식에서 탄수화물이 과하지나 않는지 관리하면 된다.
49세에 시작한 다이어트로 살찌기 이전의 몸무게로 돌아오고 나니 몸과 마음의 건강이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가장 먼저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살이 빠지니 만성 통증과 우울증을 일으키던 섬유근육통이 현저하게 완화되었다. 지금은 극심한 전신 통증과 극도의 피로감이 사라졌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만큼 마음에 잔잔한 만족감과 은근한 행복감이 계속 머무르고 있다.
매일 나만을 위한 소소한 만찬을 준비하고, 틈틈이 밖으로 나가서 환한 햇볕을 받으며 가벼운 운동을 한다. 스트레스와 통증을 사라지게 하는 사소하지만 특별한 일상의 루틴은 행복감을 상승하게 하고 일의 능률을 높인다.
이제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다. 하늘의 지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몇 달간 참을성 있게 단련된 몸은 비옥해지고 생생하게 피어났다. 여러분이 마흔에 들어섰거나 마흔몇을 살고 있다면 이제 외부의 센 바람에 휘둘리지 않고, 몸과 마음의 이야기에 고요하게 귀 기울여 자신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기 바란다. 단단하게 서 있도록 소소해도 견고한 근육을 만들자. 슬기로운 식사로 통증 없고 군살 없이 건강하고 행복해지자. 사소하고 작은 변화로 삶에 잔잔한 기적을 일으켜 보자. 작은 것 하나씩 성취할 때마다 대견한 자신을 두 팔로 꼭 끌어안아 주길 바란다. 포기하지 않을 여러분께 미리 칭찬의 박수를 뜨겁게 보낸다.
다이어트 전에 내게 있던 병들이다. 대사증후군, 이상지질형증, 섬유근육통, 우울증....
몸무게 65.5kg ▶ 49.5kg
혈압 (130/85이상 정상) 88/44 ▶ 95/68
공복혈당 (100이하 정상/126이상 당뇨) 113 ▶ 82
HDL (좋은 콜레스테롤) (60이상 정상) 52 ▶ 81
LDL (나쁜 콜레스테롤) 132 (130이하 정상) ▶ 114
중성지방 (150이하 정상) 207(질환 의심) ▶ 95
허리둘레 (배꼽 둘레. 여 85 이상 질환 의심) 87.5cm ▶ 70cm
배 둘레 (배꼽 아래 둘레) 90cm ▶ 75cm
근육 부족 ▶ 근육 표준 이상 (특히 허벅지 근육이 많이 증가)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며, 짜증 내지 않을 것이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날씬하고 건강해질 모습을 상상할 것이며, 굶지 않을 것이며,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매일 자신에게 만찬을 준비할 것이며, 음식을 쉽게 사 먹지 않을 것이며, 정체기를 슬기롭게 넘길 것이며, 매일 소소하게 운동할 것이며, 나쁜 것을 먹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할 것이며, 자신을 소중하게 보살펴 줄 것이며, 자신이 아름답다는 걸 믿을 것이며, 지인들의 훈수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며, 끝까지 유지할 것이며, 이 모든 다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700쪽의 하드커버 양장으로 제작됩니다.
19명의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풍성하게 담았습니다.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인상파 그림과 화가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