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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열심 Jun 29. 2022

가야 하는 길이고 가고 싶은 길이라면 끝끝내 가요.

열정 만수르 INTJ 캔디와 나누는 대화, 서른을 마주한 우리 [2회]

 감자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다음으로 만나고 싶었던 사람은 캔디언니다. 캔디언니는 대학교에서 만나서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는 지인인데, 내가 캔디언니의 열정과 노력에 반해서 그를 따라 다양한 경험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캔디언니에 대해 소개하자면, 유능한 마케터이자 열정 부자라고   있겠다. 학부시절부터 리더십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주기도 했고, 목표의식이 있어서 무언가를 하나 붙잡으면 열정을 불사르는 편이다. 그런 모습이 내가 잊었다고 생각했던 경쟁심을 자극해서, 단순히 그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동기부여를 줄때가 많았. 덧붙이자면 내게 유튜브를 시작해보라며 권해주었던 유튜버 메이커이기도 하다.


그는 늘 바빴기에 연락하면서도 일정을 잡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시간을 너무 많이 뺏지 않도록 연락을 하자마자 인터뷰에 대해 소개했다. "언니, 이러이러한 이유로 인터뷰를 한 번 찍어보고 싶은데 초대해도 괜찮을까?" 갑작스러운 일정이 부담스러울 만도 했지만 언니는 시간이 되는 날을 말하며 한 번 보자고 했다.


걱정이 사그라들고 이내 의욕이 넘쳤다. 내가 그에게 받았던 인사이트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하고 싶었다. 혹은 그의 삶을 자세히 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잔뜩 준비를 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후, 캔디언니와 약속했던 인터뷰 날이 다가왔다. 저녁시간에 약속을 잡았기에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인터뷰와 각자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는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되고, 이야기하다가 실수하더라도 편집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 마."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시간이 너무 부족하더라."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예약해두었던 장소로 이동한 우리는 분주하게, 그렇지만 차분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내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오늘은 저에게 있어 잔다르크처럼 혁명의 여신이자, 열정의 아이콘인 박캔디씨를 모셨습니다. 오늘 자리에 출연하게 됐는데, 이름, 나이, MBTI 세 가지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


"앞서 너무 과분한 찬사를 받아서 소개하기에 부담스럽긴 하지만 닉네임 박캔디입니다. 저는 31살이고 이제 30대를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30대이고 MBTI는 INTJ입니다. 사회생활을 못할 것 같지만 지금 너무 열심히 10년째 잘하고 있는 INTJ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네, 자기소개 감사합니다. 오늘 출연 제의를 받고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일단은 예상했던 자리였어요. 언젠가 이렇게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먼저 이렇게 제안을 주셔서 감사했고 또 이런 자리가 흔치 않으니까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캔디언니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내가 더 안정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인터뷰가 시작됐다.

'각자의 서른은 또 다르니까.'

Q. 캔디씨가 요즘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캔디 : 최근에 관심 있는 건 결혼이었어요. 왜냐하면 제 주위에 너무 결혼을 많이 하기도 하고, '결혼해서 좋다, 결혼해서 잘 산다.'라는 얘기가 많아서요.


미디어에서도 이 나이가 됐으면 결혼을 해야 되고, 결혼해서 뭔가 달라졌고, 삶이 더 많이 풍부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요. '나도 결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결혼을 안 하고 뭘 하고 있지? 지금 내 앞에 미션이 있는데 뭘 하고 있지?' 이런 생각들 때문에 결혼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열심 : 그에 대한 결론이 어느정도 나왔나요?


캔디 : 지금 결론은… '지금 하면 망할 수 있다'에요ㅎㅎ 나중에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지금은 하면 망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고.


열심 : 쉽지 않은 주제죠, 사실….


캔디 : 그래서 지금은 그 관심이 '나 혼자서 어떻게 잘 사느냐'로 바뀐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애초에 결혼이라는 것이 무언가에 대한 결핍,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고 싶다는 결핍으로부터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아, 그러면 그 결핍을 채우고 나 혼자 오롯이 살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최근에는 나 혼자 잘 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 주로 운동이나 자기 계발 등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열심 : 맞아요.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서 행복하게 가정을 이루는 건데,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기 되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되게 좋은 생각인 것 같고, 조금씩 준비를 하면서 가정을 이루어 나가도 좋을 것 같아요.


Q. 캔디씨가 요즘 가장 행복했던 사건은 무엇인가요?

캔디 : 이 얘기를 하면 너무 워커홀릭 같아 보이지만, 제가 연휴 때 쉬지 않고 일을 했거든요. 이상한 사람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경험이 저에게는 되게 큰 행복이었어요.


열심 : 저도 일을 하는 것 자체는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주말근무까지 하면서 얻었던 기쁨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캔디 : 이게 배경이 있어요. 제가 광고 대행사에 다니고 있는데, 이곳은 근무 강도가 굉장히 세고 관계적인 스트레스도 많아요. 그래서 대행사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최근에 야근이 많아서 대행사 생활을 계속해야 되나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그러던 중에 한 연락을 받게 됐어요. "이런 외주가 있는데 한 번 해보지 않겠냐. 근데 기한은 네가 연휴 때 다 해서 줘야 한다. 내가 출근하기 전까지." 라는 연락이었는데요. 이게 예전에 같이 일하던 상사분이 제안을 주셨던 일이었는데, 또 거절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연휴에 일을 하게 됐는데, 이 일은 대행사 업무가 아니라 인하우스 콘텐츠 제작이었어요.


예전에 콘텐츠 제작을 하는 일도 했었는데 콘텐츠 마케팅을 그만두었던 이유가 결과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너무 Creativity 한 것들이, 감각에 의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커리어로 살려가기에는 너무 물 경력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서 그만두게 됐는데요. 어쨌든 그분이 의뢰하신 것은 콘텐츠 마케팅이었고 그걸 기획하는 일이었어요.


근데 연휴 때 그걸 하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재미있고, 결국에 몇 번의 수정이 있었지만 클라이언트도 만족을 해서 장기적인 계약으로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시는데, 그동안 내가 내 커리어를 정말 물 경력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나온 시간들이 어쨌든 나한테 다시 돌아오는구나. 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들이 굉장히 행복감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열심: 진짜 성취감과 자기 효능감이 엄청 올라간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의 경력을 물 경력이라고 하는 것은 나를 대하는 나의 태도인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볼 땐 진짜 대단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용기를 가져도 되지 않나 싶고, 또 이런 경험이 용기를 주는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어요. 되게 만족스러운 경험이어서 되게 행복했을 것 같네요 진짜.


Q. 다음으로, 지금 캔디씨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감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캔디 : 그래도 100점 만점이라고 하면 한 80점?


열심 : 오, 꽤 높은 편이네요.


캔디 : 높은 편이고, 왜 좋아하냐면 사실 성과가 너무 분명히 보여요. 내가 못하면 그날은 매출이 바닥을 찍을 때도 있고, 내가 조금만 액션을 했는데도 성과가 크게 올라가니까 그런 걸 보고 있으면 그때그때 산출물이 보이니까 내 아웃풋을 측정할 수 있는 게 마케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열심 : 정말 공감도 되지만, 이게 결과가 눈에 보이면 일희일비하기 되게 쉽잖아요. 그런 점이 저에게는 좀 어렵지만, 캔디 씨에게는 되게 기쁨을 주는 그런 요인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직무랑 본인의 성향이랑 잘 맞는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서 보기 좋네요.


Q. 캔디씨가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데 현재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나눠주시겠어요?

캔디 : 예전에는 굉장히 많은 활동을 했었어요. 유튜브도 하고, 재테크 공부도 했었고, 운동도 했었고 그랬는데, 최근에 공들여서 하고 있는 자기 계발은 스피치예요.


마케터다 보니까 쉽게 정보를 전달해야 되고 이해시켜야 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시작한 자기 계발이고요.


정보를 전달할 때 무미건조한 톤으로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아무도 안 듣잖아요. 어느 정도의 연출과 드라마틱한 톤 변화가 있어야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인다는 수업 가치관 아래 연기수업을 하고 있어 가지고, 지금도 약간 연기를 하고 있는 듯한데ㅋㅋㅋㅋ 그런 스피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열심 : 캔디씨가 확실히 전달력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기억하는 캔디씨의 발표 능력은 워낙 특출 나다 보니까 원래도 잘하는데요. 스피치로 한층 강화된 모습 기대해보도록 할게요.


Q. 30대로서 나이가 주는 부담이나 고민이 있는지 궁금해요.

캔디 : 서른, 계란 한 판이라고 하잖아요. 너무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그 계란 한 판을 채워서 안도감이 있었어요. '아, 그래도 내가 혼자 이만큼 이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에게 작은 칭찬을 해주었고. 그런데 또 계란 한 판을 더 채워나가야 되니까 그런 거에 대한 부담감? 불안함? 도 있었던 것 같아요.


열심 : 저는 사실 서른은 괜히 기대하면서 보냈지만, 40살이나 50,60살이라는 나이에 대해서는 뭔가 진짜 하나도 안 그려져요. 무언가에 익숙하겠지, 능숙하겠지 이런 마음이 아니라, 그냥 '내가 40이 된다고? 뭘 하고 있을까?' 약간 이런 느낌이 들어서 아직 흐릿한 편인데. 캔디씨가 '40대가 되면 더 안정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점이, 태도가 저와는 다른 것 같아요. 이미 캔디씨는 40이 되면 베테랑이 되어있을 것 같아서 인상 깊은 것 같아요.


캔디 : 각자의 서른은 또 다르니까.


'그럼에도 가야 하는 길이고 가고 싶은 길이라면 끝끝내 가요.'


Q. 요즘 직업에 대한 변화가 빨라지다 보니, 저희 세대 사람들은 직업이 최소한 3~4번 정도는 바뀐다고 해요. 그런 점에서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캔디 : 저는 일이 힘들 때랑 좋을 때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일이 힘들 때는'나는 그냥 먹고살려고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일이 정말 좋고, 정말 이 일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 때는 '아, 또 다른 나다.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이 직업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디 가서 나를 소개할 때, 직업을 중점적으로 얘기하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도 얘기를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빼놓을 수 없는 그런 존재고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다는 생각을 해요.


열심 : 맞아요. 저도 미국 인턴십에 다녀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는 직업보다는 직장에 대해 얘기한다는 거였어요. '너 무슨 일해?'라고 물으면 정작 내 일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보다 회사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가 조금 더 많았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경험을 하면 할수록, 내가 어떤 회사를 다니고 있느냐 보다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느끼기에는 캔디씨가 되게 몰입감 있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그렇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살고 싶은 삶이 있는지?

캔디 : 첫 번째는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고, 두 번째는 그렇게 전문가가 되어서 다른 사람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영감을 주고 싶고, 또 제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세 번째는 좋은 가정을 꾸려서 그 안에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강한 애착관계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열심 : 아, 이 뚜렷한 미래감각. 되게 본받고 싶은 점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캔디씨의 미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이미 행복한 가정을 이뤄서 멘토링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인 삶을 그리고 있는 게 참 멋있습니다.


Q. 살고 싶은 미래의 삶을 살기 위해,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 있다면?

캔디 :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 그냥 항상 갖고 있는 생각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에요. 사실 살다 보면 너무 많은 일들이 있잖아요.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도 있고.


그럼에도 가야 하는 길이고 가고 싶은 길이라면 끝끝내 가는 거?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항상 갖고 가는 것 같아요, 도달하기 위해서.


열심 : 저도 최근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의 하나가, 내가 끝이라고 선언하지 않으면 이게 끝이 아니라는 말이었어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내가 끝내지 않는 이상,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정으로 볼 수 있어서, 실패인지 성공인지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그 말이 되게 인상 깊어서, 나는 내가 정한 기준에서 실패했다고 포기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심해야겠다고 느꼈거든요. 근데 되게 비슷한 방향성인 것 같아요. 캔디씨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옆에서 응원하고 지켜보도록 할게요.

'지적 자극을 즐기고, 지적 호기심도 있고, 지적 허영심도 있어요.'


Q.'자신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캔디 : 자신감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서 세모.


Q. '매정하다'에 동그라미를 치셨는데 이유를 한 번들어볼까요?

캔디 : 매정한 편인 것 같아요. 정이 많은 성격이고, 사람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선을 딱 넘었다?라고 생각이 들면 굉장히 칼 같이 손절을 하고. 매정하게 행동하는 편이라서 그런 성격은 맞는 것 같아요.


Q. '지적 자극 즐김',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캔디 : 이거 완전 맞아요. 지적 자극을 즐기고, 지적 호기심도 있고, 지적 허영심도 있어요.


열심 : 지적 허영심 ㅎㅎㅎ 이런 말 진짜 오랜만에 듣는다. 어떤 상황이 있죠?


캔디 : 어려운 책을 읽어야 되고, 어려운 영화 봐야 되고, 가끔 그렇게 머리를 아프게 하는 콘텐츠를 즐겨야 '아, 그래도 머리를 썼구나' 하는 것 같아요. 두뇌가 돌아가는 느낌을 즐기는 것 같아요.


열심 : 저도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요. 되게 재미있게 느껴지는 거죠, 그런 것들이.


Q. 그다음으로 '무엇이든 개선의 여지는 있다.'

캔디 : 이건 진짜 맞는 것 같아요.


열심 :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캔디 : 사람? 사람 바뀌지 않죠. 근데 본인이 결심하면 바뀌는 것 같아요. 본인이 필요해야 바꿀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좀 가능성을 열어두는 편?


열심 : 계속해서 디벨롭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제안을 하고 그런다는 거죠?


캔디 : 네.


Q. 고집이 세다.

캔디 : 어렸을 땐 고집이 셌는데, 지금은 아니다.


열심 : 이 변화가 사회생활 때문인가요? 아니면 많은 사람을 겪다 보니까? 이게 나의 가치관이 바뀌어서 그럴 수 있잖아요, 영향을 끼친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캔디 : 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세상을 겪어서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경험의 폭이 좁다 보니까 '내가 주인공이고 내 말이 다 맞아!'라는 주의였다면, 이제는 '아, 이런 생각도 있고, 이런 사람도 있으니까 내 말이 다 맞지는 않겠구나.' 하죠. 그렇다고 주관이 뚜렷하지 않다는 건 아니고요.


Q. 독서는 많이 하시나요? 주변을 보면 INTJ가 독서를 많이 하는 느낌이 들어요.

캔디 : 사회화된 INTJ는ㅋㅋㅋ 독서를 한 달에 한 번은 하는 것 같아요.


열심 : 오~ 한 달에 한 권이면 그래도 꽤 꾸준히, 많이 하는 느낌인 것 같아요.


캔디 : 예전에는 정말 이런 지적인 자극이 좋아서 독서를 했다면, 지금은 지적 허영심과 의무감 때문에 독서를 하고 있어요.


근데 그런 독서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어떤 텍스트로 된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것은, 일정 수준의 문해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거니까. 저한테도 도움이 많이 되고, 꼭 해야 하는 활동인 것 같아요.


Q. 그다음으로 '사소한 거 하나하나 계획적이다'. 동그라미를 두 개나 그리셨는데 예시를 하나 들어주실 수 있나요?

캔디 : 저는 해외여행을 갈 때 정말 책을 세 권을 사요. 그 세 권의 정보를 종합해서 크로스 체크를 하고, 진짜 가고 싶은 데를 몇 군데 골라서 분단위로 계획표를 짜요.


열심 : 분 단위요? 분 단위가 30분인가요, 아니면….


캔디 : 30분…, 그래도 30분 정도. 10분이나 1분 단위는 너무 비인간적이고 ㅋㅋㅋ


Q. 마지막으로 '잡담을 쓸모없다고 생각함'에도 동그라미를 두 개 그렸는데, 이유를 말씀해주시겠어요?

캔디 : 인터뷰를 하면서 스몰톡을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을 하긴 했는데. 스몰톡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INTJ 에요. 예를 들자면, 이거는 좀 반반이긴 한데, '밥 먹었어?'이게…. 비생산적인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고.


'무슨 일 할 때 즐거워? 혹은 무슨 일 하면 즐거워?' 물어보는 질문이 조금 더 생산적인 질문이 아닐까.


열심 : 좀 더 대답하고 싶고 의미 있는 대화라고 생각이 드는 거죠.


캔디 : 그쵸, 그랬는데 보통 사람들은 밥 먹었어가 관심의 표현이라고 하더라구요.


열심 : 본인은 범인이 아니신가 봐요 ㅋㅋㅋ 보통사람의 범주와 다르게 놓으시는 ㅋㅋㅋ


캔디 : '그게 왜 궁금하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방향성을 항상 생각하고 가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Q. 캔디씨가 5년 후 혹은 10년 후 나에게 이 영상을 보여준다고 했을 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캔디 : 40대의 나에게 하는 게 조금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안녕, 잘 살고 있니? 40대가 된 캔디야. 40대로서 사는 게 좀 버거울지 몰라도 30대보다는 덜 빡세길 바라. 최근에 읽은 책이 있는데 그런 말이 있더라고. 인생은 항상 문제의 해결이다. 그래서 인생은 고통의 바다다. 그 고통의 바다를 고통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행복감도 느꼈으면 해.


그런 40대를 보내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 안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면서 더 멋있는 40대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해. 그렇기 때문에 30대부터 열심히 달리고 있으니까 나를 보면서 좀 더 힘내길 바라, 안녕~!


Q. 열심히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한 마디가 있다면?

캔디 : 저는 일단 시작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면 그냥 생각 없이 시작해보고, 그다음에 가다듬어 나가는 게 좀 더 내가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여기서 한 스텝 더 나가면, 방향성을 항상 생각하고 가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무작정, 무조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좀 더 지속해 나가려면 좀 더 나은 방향성으로 끌고 가야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쉬우니까.


일단은 막 시작해서 우다다다, 우장창창 해보고. 거기에서 나에게 맞는 방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인터뷰를 통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캔디 : 저는 제가 직업을 많이 바꿔봤고 다양한 일을 해봤으니까,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아요. 혹은 뭔가에 하나 꽂혀있는 사람의 이야기도 듣고 싶네요.


Q. 열심에게 궁금한 점이 있나요?

캔디 : 저를 두 번째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열심 : ㅎㅎ 두 번째로 선택한 이유. 사실 첫 번째로 모시고 싶었어요, 이 자리를. 그런데 감자씨와의 연락이 먼저 성사가 되면서 두 번째로 모시게 됐어요. 초대하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캔디씨가 제가 많이 동기부여를 받는 인물이거든요. 언니가 열심히 사는 걸 보면서 되게 대단하다고도 느끼고, 내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같이 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까도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런 시간을 통해서 사실 캔디씨를 더 알아가고 싶은 거죠, 그런 마음에서 초대를 하게 됐어요.


Q.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도 좀 들어보도록 할게요. 오늘 인터뷰를 한 시간 가량 했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캔디 : 소감…, 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되게 바쁜 일상을 살면 내가 어떤 상태이고, 내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가끔은 까먹게 되잖아요. 근데 이렇게 또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가 끝났는데, 공간 대여 시간이 이미 종료되어서 당황스러웠다. 이야기가 너무 즐거워서 시간 체크를 미처 못한 탓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캔디언니의 말에 몰입되는 기분을 느꼈다. 던지고자 했던 질문들에 대한 대답도 너무나 만족스럽게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에게서 열정이 전달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특히 나아가는 데 있어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캔디언니를 보면서 '그는 이미 내가 겪고 있는 순간을 경험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니, 인터뷰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조금 더 방향이 보였다. 굳이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개개인의 경험과 그로 인한 생각과 방향성을 전달받으면, 나도 영감을 받을 수 있고 고무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게 너무나 즐거운데, 대화로 인한 희열인지 아니면 인터뷰의 갈피를 잡아서 인지, 혹은 인사이트를 얻었다는 것 때문인지 확신이 안 선다. 어쩌면 세 개 다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인터뷰는 또 어떤 경험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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