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용기를 가진 ISFP 다나와 나누는 인터뷰 [4회]
'서른을 마주한 우리' 프로젝트의 네 번째 인터뷰이는 다나였다. 다나는 내가 미국으로 인턴십을 갔을 때 만나게 된 친구이다. 어린 나이인데도 굉장히 어른스럽고 대화가 잘 통해서 내가 나이를 몇 번이나 헷갈려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차이 나는데도 나름대로 돈독하게 우정을 쌓아가며 친구로서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이런 다나에 대해 소개하자면 뮤지컬을 사랑하는 낭만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행을 좋아해서 주말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여행러버이기도 하다. 늘상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다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즐기면서 살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기는 친구이기도 하다. 다나가 자유롭게 좋아하는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 모습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뷰에 초대를 하게 되었다.
약속 당일, 낯선 장소에 함께 도착했다. 통창이 거실 벽면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분위기 있는 공간이었다. 사진을 보고 공간이 마음에 들어서 예약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해가 뜨겁게 내리쬐는 날이라 너무 더웠다. 열기를 식히느라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인터뷰를 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나름 구색을 갖추고 자리에 앉았다. 촬영에 긴장이 되는지 어색한 웃음을 짓는 다나를 위해서 짧은 영상을 녹화해서 보여주었다. 그러자 걱정이 사뭇 가시는 표정을 지었다. 스몰톡을 나누다 보니 남은 긴장감도 사라진 듯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파워 집순이이자, 여행도 좋아하는 여행러버 다나씨를 모셔봤어요. 다나씨 이름, 나이, MBTI 이렇게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다나이고요. 나이는 26살, MBTI는 ISFP 집순이랍니다~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굉장히 발랄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셨는데요. 오늘 이 인터뷰를 초대받고 소감이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약간 떨렸어요. 왜냐면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이렇게 인터뷰에 나온다는 게 조금 부끄럽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나중에 추억으로 남아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네, 큰 결심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나의 밝고 유쾌한 인사가 화면에 담겼다. 덕분에 분위기가 사뭇 가벼워져 편안하게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제 친구들은
나이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Q. 다나씨가 뮤지컬을 무척 좋아하시는데, 뮤지컬을 가장 먼저 봤던 때가 언제이고 어떤 계기로 뮤지컬을 좋아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다나 : 처음 뮤지컬을 봤던 거는 영국 여행에 갔을 때에요. 그때, 오페라의 유령을 봤었거든요. 근데 그땐 솔직히 취향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솔직히 잤습니다. 왜냐면 외국에서 그렇게 본다는 게 알아듣기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그때는 ‘뮤지컬은 내 취향에 안 맞는구나.' 하고 아예 관심을 갖지도 않고 살다가 TV 프로그램 중에 팬텀 싱어라고 있어요. 그 프로그램 출연자분 중에 뮤지컬 배우분들이 많더라구요. 좀 궁금하다 싶어서 유튜브로 찾아보게 됐는데, 알고리즘에 의해 뮤지컬 영상들이 많이 추천이 떴어요. 그걸 보다 보니 박은태라는 배우에 입덕하게 됐어요.
열심 : 아~ 거기서 마음을 빼앗겼군요.
다나 : 네, 이분을 봐야겠다 해서, 2018년에 나왔던 '메디슨 카운티의 달'이라는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요. 이걸 본 순간부터 '아, 내 영혼을 바칠 덕질을 찾았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주연 배우님을 좋아하면서 여러 가지 뮤지컬을 보게 됐고, 그렇게 또 다른 애정 하는 배우가 생겨나면서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게 됐습니다.
Q. 뮤지컬을 좋아하다 보면 ‘내가 한 번 뮤지컬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가져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나 : 아니요 아니요. 그쪽으로는 생각도 안 해본 게, 제가 박치와 음치입니다.
열심 : 박치? 춤도 되게 잘 추시는 걸로 아는데요.
다나 : 아니요. 그건 그냥 리듬에 몸을 맡겼을 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좋아만 하고 싶다.
열심 : 참여하는 것 말고 관객이 되는 것만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네요. 되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보통 저는 영화를 보면 ‘영화가 참 재미있었다’ 라거나 뮤지컬을 보더라도 ‘재미있었네~.’하고 끝나는 편인데요.
다나씨는 그게 아니라 삶을 영위하는 데 기쁨을 주는 것들을 계속 찾아보잖아요. 이런 활동들이 다나씨에게 활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Q. 최근에 개인적으로 행복했던 사건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다나 : 최근에 행복한 거 겸 뿌듯한 일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제가 월급을 타게 되면서 부모님한테 건조기 겸 세탁기를 드렸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아, 막내딸이 월급 탔다고 선물을 해주는구나’하면서 엄청 좋아하셨거든요.
열심 : 와~ 진짜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다나 : 그런 것 때문에 뿌듯하기도 하고. '아, 이제 나도 약간의 어른이 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어른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안 들었었는데, 이제 나도 어른이 되어서 이런 것들도 사드리고. 내 월급으로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사고할 수 있는 게 되게 뿌듯하더라구요.
열심 : 부모님이 엄청 대견해할 것 같아요. 원래도 어른스러운 편이잖아요. 게다가 막내딸이 집에다가 가전을 선물해주는 게 쉽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되게 멋있는 행복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나 : 제 스스로 뿌듯했던 ㅎㅎ
열심 : 네, 되게 뿌듯할 것 같아요.
Q. 일을 시작한 지 2년 차 정도 되었는데,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만족감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다나 : 사실 지금 하는 일이 전공분야는 아닌데요. 아는 분께서 회계 분야에 지원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봐서 회계업무를 시작하게 됐어요. 회계를 공부한 게 그렇게 많지 않아요. 과목도 2~3개 들은 게 전부였거든요. 이게 괜찮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회사에서 저를 뽑아줬어요. 일을 배워 나가다 보니까 되게 괜찮더라구요.
열심 : 다나씨와 잘 맞는군요.
다나 : 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되게 만족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열심 : 되게 좋네요.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한 것 같아요.
Q. 다음으로 제가 준비한 컨텐츠 중에 주된 질문 중 하나가 서른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그런데 다나씨가 아직 26살이고 30살과는 너무 먼 나이다 보니까, 다른 질문을 준비해봤는데요. 서른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면 어떤 게 떠오르는지 궁금해요.
다나 : 아직까지는 서른 살 하면 누군가를 놀릴 생각이 가득해가지고 ‘계란 한 판’ 이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나요. 서른이 된다, 서른에 무엇을 이룰 것이다는 생각보다는 장난을 치고 싶은 것 같아요ㅋㅋㅋㅋ
열심 : 사실 이런 고민을 사서 할 필요는 없어서요. 그래서 되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이 나이대가 휴학을 안 했다면, 취업에 가장 밀접한 나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주변 사람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친구분들은 어떤 고민이 있나요?
다나 : 사실 친구들은 직장인보다는 대학원생이나, 공시 준비생이 많아요. 친구들 중에서도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으로 일을 먼저 시작해서 경력을 쌓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의 불안감은 자기가 계약직이라는 불안감이 되게 크고 그런 것들 때문에 아직 나이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혹은 남의 시선에 신경을 써서 ‘나는 사실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직장인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 게 맞나? 늦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구요. 저는 사실상 26살이 나이가 많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급함 때문에 ‘지금 나이에 나는 이렇게 살아도 살아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진짜 많더라고요.
열심 : 아까 말했듯이 서른의 고민이나 스물여섯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고용이 안정되지 못해서 생긴 문제 같아서요. 다른 한 편으로는 직업이나, 현재 상황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해주지 않으니까 조금 더 걱정을 덜고 살아도 괜찮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네요.
" 제 취미생활을 하고,
제 자신을 돌보는 게 되게 좋은 거예요. "
Q. 다나씨는 요즘 시대의 직업에 대한 안정감, 안정성을 느끼고 있는지 궁금해요.
다나 : 저도 가장 많이 했던 고민 중의 하나가 사실 상 문과생들이 할 수 있는 직업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저도 금융경영학과였어서, 회계 분야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보험 분야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계속 AI는 발전되고 사람을 채용하는 것들이 줄어갈 텐데, 이게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 직종인가? 아니면 내가 계속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을 했는데요.
제가 회계 업무를 하면서 ‘아…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업무를 로봇이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생겼어요. 저는 제 직종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열심 : 아~ 지속 가능하다.
다나 : 지속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한 편인 것 같긴 해요.
Q. 다나씨가 나중에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혹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은지 궁금해요.
다나 : 아, 이렇게 말하면 ‘아, 쟤는 꿈이 없나?’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걸 되게 좋아해요.
‘와, 나 돈 진짜 많이 벌고 싶다. 건물주가 되가지고, 이렇게 안정적이고 편하게 살 거야!’ 이런 걸 모두가 꿈꾸고 있지만 저는 그냥 지금의 생활이 만족스럽거든요.
물론 월급은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월급 받으면서 제 취미생활하고. 제 자신을 돌보는 게 되게 좋은 거예요.
‘내가 이걸 하고 싶어. 내가 이걸 사고 싶어.’ 이럴 때 거리낌 없이 돈을 쓰고 걱정 없이 결제를 하고, 이런 모습이 좋기 때문에 이런 행동들을 계속 가져가고 싶어요. 그래서 일을 관두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냥 계속 돈을 벌면서 하고 싶은 것을 딱딱 맞춰 나가고 싶다. 이런 게 조금 더 있는 것 같아요.
열심 : 좋은 가치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에 하나가 ‘내가 뭘 좋아하지?‘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고, 사회의 흐름에 맞춰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맞추는 경향이 있잖아요. 유행하면 따라가고.
근데 다나씨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답이 빨리 나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다나씨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을 계속 추구해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다나 : 제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되짚어보면 돈이 되게 많이 나가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승진. 계속 한 단계씩 올라가서 저의 가치를 높이고 제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월급도 높아지는 그런 것을 중점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열심 : 다나씨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항상 실행하면서, 뮤지컬도 보고 PT도 받고 이러는 게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스스로에게 건강한 활동들이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응원하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인권보다는 동물권이 확실해요."
Q. 다나씨, '흐름에 맡김'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나 : 이거는 무조건 O에요.
열심 : 혹시 사례가 있나요?
다나 : 네. 계획 자체가 조금 없고, 여행을 가더라도 친구가 ‘야, 저거 맛있대’ ‘어? 그럼 저기로 갈까?’ 라며 따라가요. 뭔가 계획을 해도 즉흥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그런 게 있어서 저는 흐름에 맡긴다가 맞는 것 같아요.
Q.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지 신경 씀
다나 : 엄~청 신경 써요. 정말.
열심 : 이 정도까지 신경을 썼다 하는 사례가 있나요?
다나 : 그냥 이 정도까지 신경을 썼다 라기보다는, 행동은 멋대로 해서 이미 저질러 놨는데. 저 사람이 나에 대해서 저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을 해요. 그리고 만약에 잘못됐다면 조금 고치는 편?
Q. 그리고 '인권 보다는 동물권' 어때요?
다나 : 확신의 동그라미예요.
열심 : 어떤 예시가 있을까요?
다나 : 저는 영화도 좋아하고 뮤지컬도 좋아하고, 뭘 보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되게 힘들어하고 슬픈 장면보다는 동물이 죽거나 다치는 거에 눈물이 더 많이 나와요.
열심 : 아~ 진짜요? 하긴, 그들은 말을 못 하니까요.
다나 : 그러니깐요. 그리고 그 동물들이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더 마음이 아프고 그래요.
열심 : 마음이 쓰이죠.
다나 : 네, 그래서 저는 인권보다는 동물권 확실해요.
Q. 다음으로 '자기가 어떻게 보일지 끊임없이 고민함.'
다나 : 아까 물어봤던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지 고민함’ , ‘소심소심’ 이게 다 겹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보일지 끊임없이 고민함. 맞아요. 늘 고민합니다.
열심 : 그렇게 지내다 보면 힘들 것 같아요, 그렇지는 않나요?
다나 : 어 그냥… 막….
열심 : 저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마음에 담아두기보다는 잔잔하게 고민하는 편?
다나 : 네, 잔잔하게 그냥. 약간 사람이 표정이 안 좋다 그러면 어? 어떡하지? 아 뭐 싫으면 말을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Q. '사람 많은 거 싫어어어'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나 : 100%, 사람 많은 거 안 좋아합니다.
열심 : 그러면 가장 싫었던 장소는 어디였어요? 사람이 많아서 싫었던 장소?
다나 : 저는 술집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술 마시는 것 자체는 좋아하는데, 친한 친구들과 조용한 곳에서 가볍게 우리의 얘기가 잘 들릴 수 있을 만큼의 그런 환경을 좋아하지, 약간 포차 같은 느낌으로 ‘와~ 마셔~ 여기서~ 캬~’ 그러는 곳은 귀가 시끄러워서 싫어해요.
친구들이랑 얘기를 하고 싶은데 옆 소리 때문에 집중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을 별로 안 좋아해 가지고 사람 많은 거 안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술집이 가장 힘들다.
Q. 그리고 '감정 표현 잘 못함'
다나 : 감정표현 잘 못함. 아니요. 감정 표현은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Q. 그다음에 '말 많이 안 함.'
다나 : 말 되게 많습니다.
열심 : ㅋㅋㅋ 저희 멤버들 중에서 주로 말씀하시잖아요.
다나 : 저의 오디오가 잘 안 끊기는 편이에요.
열심 : 맞아요. 다른 ISFP 친구들을 봐도 말을 이끌지는 않더라도 잔잔하게 오디오를 계속 채워주는 것 같아요.
"너는 너 자체로 빛나고 멋있으니까."
Q. 다나씨, 5년 후 or 10년 후 다나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다나 : 저는 10년 후 나에게 낙천적인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36살의 다나야. 사주에서 너는 결혼을 늦게 해야 좋을 거라고 했는데, 이때쯤에는 결혼하지 않았을까. 이때도 안 했으면 약간 마음이 아프다.
열심 : 앗, 안 할 수도 있죠~.
다나 : 하고는 싶단 말이에요.
네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여전히 뮤지컬을 좋아하고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취미를 찾아서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지, 직업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이런 식으로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늘 좋았으면 좋겠고.
지금 26살의 다나는 되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 하고 싶은 대로 잘 살고 있어. 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면 좋겠고.
혹시라도 이 영상을 보고 있는데 네가 상황이 안 좋고 조금 우울하다 생각하면, 이거 보고 기분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나는 그러길 바란다! 나는 지금 즐겁거든.
아, 혹시라도 즐거운 내 모습을 보면서 네가 아 이땐 참 즐거웠는데 지금의 나는 왜 이러지? 이런 거는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너는 너 자체로 빛나고 멋있으니까.
열심 : 오~~~ 10년 후의 다나 씨가 이걸 보고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네요. 재미있어할 것 같아요.
다나 : 좋을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열심 : 재미있어할 것 같아요.
Q. 다음으로 ‘좋아하는 걸 좋아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앞서서 얘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시작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줄 수 있는 한 마디가 있다면?
다나 : 생각보다 정말 본인의 취미생활을 못하시는 분들이 있고, 비용적인 부분 때문에 포기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돈의 문제보다는 일단 자기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잘할 수 있을까? 비용에서 힘들진 않을까?’ 이런 걸 신경 안 쓰고 일단 저질러봤으면 좋겠어요. 한 번 해봤을 때 모든 취미가 좋을 순 없거든요. 그냥 여러 가지를 해보고 그중에 하나가 맞는 게 있는 거지.
그런 고민 때문에 이 취미가 이 정도 비용이 드는데 과연 내가 좋아할까? 이걸 괜히 했다가 후회하면 어쩌지? 이런 것보다는 일단 저질러보고 ‘아, 다시는 안 할 거’로 구분하고 나랑 잘 맞으면 ‘ 아, 이걸 조금 더 깊게 파볼까?’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열심 : 시도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 것 같은데. 좋은 말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Q. 앞으로 인터뷰에서 이런 사람의 인터뷰를 보고 싶다! 하는 분들이 있다면?
다나 : 저는 같은 ISFP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요.
열심 : ISFP분을 조만간 모시게 될 것 같은데, 모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Q. 혹시 다나씨, 저에게 궁금한 점이 있나요?
다나 : 아~ 열심씨한테 가장 궁금한 점. 지금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일과 유튜브 활동을 병행하면서 힘든 점이 없는지 궁금해요.
열심 : 힘든 점. 이 질문에는 답변이 되게 생각보다 쉽게 나갈 것 같은데요. 일단 저는 MBTI가 E로 시작을 하고요.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에요. 다나씨가 말한 것처럼 취미생활이 재미있어서 하는 거잖아요. 저도 이게 취미생활이라 되게 재미있어요.
그리고 항상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 내가 재미있는 일을 안 하고 있을 때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은 뭘까?' 이렇게 계속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을 찾기 위해 고민하거든요.
일을 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재미는 있는데,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에너지를 다 쏟아내는 느낌이 강해서 ‘회사에서의 나’와 ‘개인의 나’가 분리가 안 되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보면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성공적이지 않았을 때, 내가 잘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럴 때의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서 계속 재미있는 활동을 찾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저 자신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활동을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저에게는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에 부담이나 이런 건 없고. 일보다는… 사실 더 재미있죠 ㅎㅎㅎㅎ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인데요. 다나씨, 오늘 인터뷰하면서 느낀 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다나 : 일단은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얘기를 한다는게 너무 떨렸어요. 뭔가… 대학교 과제하는 기분이고. 또 아까 말한 것처럼, ‘잘 대답하고 있을까…’ 혹은 내가 지금 말하면서 '어,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많은 고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님이 저랑 컨택해주셔서 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찍게 돼서 좋았고, 그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걱정스러운 말투와 달리 다나의 눈이 초롱초롱 반짝였다.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답게 주변에서 망설이는 사람들을 많이 지켜봐 왔는지,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라는 다나의 말 끝에서 진심이 묻어 나왔다. 혹은 내가 망설이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라서 일단 시작해보고 결정을 하라는 다나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보통 시도하기 전에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가능성을 가늠하곤 했다. YES or NO로 이루어진 단순한 로직을 바탕으로 '현재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현재 내가 할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하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잘 구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흥미를 갖고 동하는 마음이 들면 시간을 만들어 내서라도 실행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데는 'Just Do It'이 정말 필요한 말이라는 걸 느꼈다. 오늘 다나의 삶을 통해 그런 태도를 잘 보여줄 수 있었기에 인터뷰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다나는 일상을 이야기한 것뿐인데, 그의 넓고 다양한 취미의 스펙트럼을 보며 다나의 취향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를 깊고 넓게 향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망설이는 사람들이 이 인터뷰를 보면서 '좋아하는 거 하는 게 참 쉽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늘 그렇지만 할까 말까 할 때 안 할 이유는 백 가지도 넘는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그런 순간에 한 가지 할 이유를 찾아 시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부디 그 이유가 본인을 위한 것이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인터뷰에서도 살아가는 자세를 통해 의미가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