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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열심 Jul 27. 2022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주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은 ISTP 맹이와 나누는 인터뷰 [5회]

 '서른을 마주한 우리'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인터뷰이는 맹이다. 맹이도 다나처럼 미국에서 알게 된 사이이다. 뉴욕에서 인턴십을 하는 친구들을 모아놓은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사이인데, 처음 만난 날부터 취향도 성격도 참 잘 맞아서 예전부터 알았던 사이마냥 부딪힐 일 없이 잘 어울리곤 했다. 우리 둘 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나는 주로 여행을 함께 하자며 제안하는 편이었고 맹이는 흔쾌히 수락하며 여행지를 함께 찾아주는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맹이와 미국에서 로드 아일랜드, 시카고, 델라웨어 등등 낯선 도시도 함께 여행을 다니며 값진 경험을 향유할 수 있었다.


맹이에 대해 소개하자면 본인의 미래를 위해 늘 노력하는 사람이다. 귀국해서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하다가 AICPA에 도전장을 내밀고 공부를 하는 한 편, 미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외국계 금융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 요즘에는 여름을 불사르기 위해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며 일과 여가를 둘 다 균형 있게 즐기고 있는 MZ세대이기도 하다. 이런 맹이의 일상이 궁금해서 '서른을 마주한 우리' 초대장을 내밀게 되었다.


촬영 당일, 인터뷰 촬영을 위해 세팅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는데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내가 웃음보가 터져버린 것이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웃어버리는 내 모습에 맹이도 헛웃음을 지으며 당황스러워했다. 어찌된 일인지 쉽사리 웃음이 가시질 않아 촬영을 시작하며 난항을 겪을까 걱정되었다. 그렇지만 자연스럽게 진행하자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의 여행 메이트이자, 저의 영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맹이씨를 모셨는데요. 맹이씨의 이름, 나이, MBTI 그리고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저는 29살이고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ISTP 맹이입니다."


"오늘 출연해주셔서 감사해요. 처음 출연 제의를 받고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 궁금해요."


"제가 모든 사람에게 얼굴이 알려지는 거를 최소화하고 있긴 한데요. 그래도 친구의 부탁도 있고 저의 20대를 잘 마무리해보고, 한번 좋은 기록을 남겨보자 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평소와 달리 웃음이 인터뷰에 큰 방해가 될 것 같아 식은땀이 났다. 맹이와의 대화를 잘 담기 위해서는 감정 컨트롤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인터뷰를 곧바로 시작했다. 



"앞으로의 삶의 목표·방향에 있어서는
여기가 전부는 아니라서 지금 공부를 하고 있어요."


Q. 요즘 맹이씨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좋아하는지 궁금해요.

맹이 : 저는 일단 요즘 회계사 공부를 하고 있어요. 직장과 공부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게으르지 않게 공부하지? 어떻게 하면 번아웃되지 않게 공부하지?를 생각해보고 있어요.


두 번째는 날이 너무 좋잖아요. 너무 좋은데 공부를 하고 있으려니까 자꾸 막 여행 생각이 나서 구글맵으로 옛날에 갔던 곳을 찾아보고 있어요. 여행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다음에 세 번째는, 여름이 오잖아요?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요.


열심 : 아~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운동을 다니시는 건가요? 아니면 식이조절을 하는 건가요?


맹이 : 둘 다 해야지 살이 빠지더라고요. 저희가 20대 후반이잖아요. 안 먹는 걸론 안 빠져요. 그래서 운동도 해야 되고 공부도 해야 되니까 시간을 생각하다가, 출근하기 전에 한 번 뛰고 출근하고 저녁을 안 먹고 끝내요. 간단하게 단백질이나 두유 이런 것 먹고 공부하기도 하고요. 이런 걸 계획은 하고 있는데... 잘 지켜지지는 않네요.


열심 :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이런 게 쉽지는 않아요. 여행을 가려면 계획도 세워야 되고 노는 것도 준비도 해야하니깐요. 굉장히 공감 가는 이야기이지 않나 싶습니다.


Q. 맹이씨가 가장 최근에 행복했던 사건이 있다면 나눠주실 수 있나요?

맹이 : 일단 저의 일상이 직장-집-공부로 반복돼요. 조금 다이나믹하지는 않아서, 엄청 행복했던 일은 사실 없었던 것 같아요. 고만고만한 소소한 행복이 있다고 해야 하나? 


제가 저번에 당근 마켓에 처음으로 판매 글을 올려봤어요. 그런데 안 팔리더라고요, 잘? 그래서 한 일곱 번 끌올을 했어요. 드디어 팔렸는데 그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열심 : 아~ 저번에 한 번 올렸단 걸 제가 들었던 것 같아요. 그게 팔렸어요?


맹이 : 네네. 그때 올린 거를 팔았는데요. 그런 일?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원했던 일이 생겼을 때.


열심 : 예상 밖의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말이죠?


맹이 : 네, 그럴 때 행복했던 것 같고. 또 계획한 것들을 잘 실천했을 때도 행복해요. 예를 들어서 출근 전에 운동을 했다던가. 배고파도 잘 참고. 그런 순간들이 행복했던 것 같아요.


열심 : 저도 자잘한 행복을 많이 두는 사람인데요. 맹이씨가 본인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어떤 것이 나에게 행복을 주는 사건인지 알아가고, 그것들을 더욱 추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일에 대한 만족감은 어떤지 좀 궁금해요.

맹이 : 일단 다니고 있는 직장은 굉장히 만족은 하는 편인데요. 제가 추구하는 앞으로의 삶의 목표. 방향에 있어서는 여기가 전부는 아니라서요.


그래서 지금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직업적인 앞으로의 계획에서는 엄청 만족하진 않지만, 지금 직장의 일의 스타일이나 이런 건 너무 좋아요.


열심 : 잘 맞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맹이 : 일단 제가 사람 상대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이 일은 사람을 상대할 일이 별로 없고, 한다면 이메일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돼요. 그 다음에 계산? 숫자 다루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요. 


또 늘 반복적인 일을 하면 좀 지루하잖아요. 그래서 가끔씩 사사롭게 이슈들이 팍팍팍 터져요.


열심 : 아, 그런 걸 해결할 때의 쾌감~


맹이 : 그런 걸 해결할 때 약간의 쾌감이 있는 일이라서요. 너무 자주 일어나지는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주지는 않지만 적당해서 삶에 지루함은 주지 않아요. 그래서 뭔가 좋은 것 같아요.


열심 : 패턴이 어느 정도 있는 일이 좀 더 쉽게 느껴지고 안정감을 주잖아요. 그치만 그러다 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갑작스럽게 터지는 이슈들이 일상을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Q. 이제 곧 30대가 되잖아요. 이 나이가 주는 부담감이나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해요.

맹이 : 없는 편이에요. 나이 생각을 일단 좀 안 하고 사는 것 같아요. 아직도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면 깔끔하게 대답을 못해요 ㅎ


28? 29? 아홉이 맞나? 약간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약간의 부담감이 있다면 경조사가 생길 때 이제는 내가 나이답게 성숙함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이런 부담감은 있는 것 같아요.


열심 : 아~ 맞아요. 경조사 할 때 비용이나 금액 산정의 어려움이 있기는 하거든요.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이 나를 친하게 생각하는 것과, 내가 그를 그렇게 생각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잖아요. 그런 데서 오는 어려움도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까 겪을 수 있는 고민 중의 하나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맹이씨가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생각도 궁금해요.

맹이 : 일단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나를 또 발견하는 장소 혹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확실히 대학생과 직장인으로서의 제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도 있고 비슷한 것도 있고요.


그리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 아, 내가 약간 이런 사람이구나 ‘ 라는 걸 깨닫는 순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직장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고요. 또 어떻게 보면 돈을 버는 생계적인 수단으로써도 자리매김을 하는 것 같아요.


세 번째로는 어떻게 보면 사람마다 각각의 재능이 있잖아요, 그런 재능을 훈련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열심 : 스스로를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거네요. 그러면 그 일이 꼭 같은 일이 아니더라도 날 성장시킬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신다는거죠?


맹이 : 네, 맞아요.


Q.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혹은 어떻게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좀 여쭤보고 싶어요.


맹이 : 일단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상황과 어떤 모습이던 여유를 안 잃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여유를 잃는 순간 저는 제 모습을 알잖아요.


굉장히 예민해지고 그 예민함으로 사람들한테 상처를 주고, 또 사람들한테 상처 주는 모습이 나였구나를 돌아봤을 때 저도 또 상처를 받고. 아 왜 그랬을까?라는 약간의 후회도 남고.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계속 여유를 잃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계속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안주하고 싶어질 것 같아요. ‘아, 여기까지만 할까?’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저는 '조금씩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소심한 도전자인데 가끔은 여기서 잠깐 멈추고 즐기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돌이켜보면 그때마다 내가 할 수는 있는데 그 역량을 아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모습이 후회가 됐던 순간도 되게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여유를 안 잃고 계속해서 조금씩 도전하고 안주하려는 것보다는 시야를 계속 넓혀가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열심 : 좋은 방향인 것 같아요.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변화가 나이를 먹어서라기보다는 실패를 계속 경험을 하다 보니까 그 실패가 나에게 쌓이고 쌓일수록 더 두려워지게 되잖아요. 그런 것들 때문에 더 도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그런 것들을 잘 이겨내고 새롭게 작은 도전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롤모델이 있는지 궁금해요.

맹이 : 저도 없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을 보면서 ‘ 아 너무 멋있다, 저렇게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떻게 보면 사람이다 보니까 갖고 있는 약점이 있고. 완전한 사람은 없더라고요.


열심 : 맞아요 맞아요.


맹이 : 완전히 100% 이 사람이 롤모델이 될 만큼 존경스럽다. 이런 사람은 없어서. ‘아- 그냥 이 사람은 저런 게 참 멋있구나.’ 하고 거기서 멈추는 것 같아요. 그래서 롤모델을 굳이 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열심 : 그러면 무언가를 내가 본받고 싶거나 배우고 싶을 때 찾아다니거나 이런 건 있나요?


맹이 : 아니요.


열심 : 그렇지는 않아요?


맹이 : 네. 일상생활 속에 그런 TV를 틀어도 멋있는 분이 있잖아요. 저렇게 나이 들면 멋있는 거구나. 나랑 비슷한 나이에 저런 일을 할 수 있구나, 저런 생각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TV로 본다던가. 열심님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것도 있고.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도 있고.


열심 : 그런 식으로 그때마다 받아들이려고 하는 거죠?


맹이 : 네, 굳이 찾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냥 제가 주변의 장점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 : 한 사람이 완벽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누군가를 정해놓기보다는 각각의 장점을 계속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것. 그런 것들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Q. 맹이씨가 도전하고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을 꿈꾼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요.


맹이 : 저는 일단 삶의 중심? 가치관? 이런 게 잘 서있으면 여유를 잘 안 잃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막 쉽게 흔들리고, ‘ 잠시 막살아볼까? 그냥 마음대로 해볼까? ‘ 하는 순간, 이게 좀 위태위태 하면서, 행복해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그런 상태가 되는데 그렇게 안되려면 계속 좋은 자극을 줘야 하더라구요.


제가 최근에 집사부일체 여에스더 선생님 나온 편을 봤는데 우리들 몸에 계속 암세포가 생기고 있대요. 스트레스를 줄이고 좋은 자극을 받으면 받을수록 암세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보면서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좋은 자극을 계속 찾으려고 하고. 좋은 사람들을 주변에 두면 자연스럽게 좋은 자극이 따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인간관계도 잘 유지하고 이게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열심 : 좋은 마인드 인 것 같아요. 계속 그런 식으로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독립생활이 저한테는 되게 만족스럽고 행복한 생활인 것 같아요."


Q. 보자마자 ‘반항적이다’는 멘트에 O를 쳐 주셨는데 어떤 이유로 선택하셨나요?

맹이 : 저는 사춘기를 좀 반항적이게 보냈던 것 같아요.


열심 : 반항적이게 된 이유가 생각이 나나요?


맹이 : 저는 얽매이는 게 되게 싫더라구요. 하라는 거 하기 싫고. 그래서 좀 동그라미를 치게 된 것 같아요.


Q. '솔직 직구.' 이건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맹이 : 사례? 삶이… 솔직 직구라서.


Q. '어둠의 자식'에 동그라미를 치셨는데 이유가 있는지?

맹이 : 때로는 좀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도 있고, 부정적인 상상을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어둡게 해 놓는 게 있었는데요. 지금은 조금 덜한데 예전엔 되게 심했어요. 특히 사춘기 때, 반항적인 시기에 어둠의 자식이었어요.


열심 : 환경을 좀 어둡게 놓고 지냈다는 건가요? 이게 뭔가 본인이 우울한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었던 걸까요?


맹이 : 그때는 약간 그 우울함을 즐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서 약간 세모?


Q. 이상한, 드라이한 유머 코드.

맹이 : 네, 있어요.


열심 : 이건 뭐가 있을까요?


맹이 : 이게 저는 막 탁재훈 씨 개그 좋아하고, 박명수 씨 개그 좋아하고, 개그맨 이진호 씨를 좋아해요. 때로는 이게 사람들이 안 웃는데 저는 웃을 때도 있거든요.


열심 : 어~ 그럴 때 드라이하다고 느낀다? 네, 알겠습니다.


Q. 고집 있고, 겁도 없음

맹이 : 네, 저 약간 똥고집이 있어가지고요.


열심 : 주관을 잘 안 꺾으시나 봐요. 


맹이 : 네, 쉽지 않아요.


열심 : ㅋㅋㅋㅋ 겁 없이 행동했던 사건이 있을까요?


맹이 : 겁 없이? 솔직히 미국 간 것도 겁 없이 간 것 같기도 해요. 왜냐하면 친구 없이, 가족 없이 간 거니까.


열심 : 아무 것도 없이? 정보도 없이?


맹이 : 돈도 없이 갔거든요 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왜 돈도 없이 저렇게 갔지? 싶을 때도 있어요.


열심 : 그래도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무작정 시작하는 게 있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Q. 그리고 '가끔씩 예의를 잊음'에도 동그라미를 쳐주셨는데요.

맹이 : 이건 진짜 사례가 있는데요, 제가 대학교 1학년 때에요. 이건 교회라서 진짜 다행인 것 같아요. 교회 어떤 선배가 저를 막 놀리는 거예요. 놀리는 데 제가 막 기분이 나빠서 욱해가지고 저도 모르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거든요?


열심 : 네 ㅋㅋㅋㅋㅋㅋㅋ


맹이 : 그 언니가 아직도 저를 놀려요. 가운데 손가락 올린 놈이라고.


Q. '밈과 사랑에 빠짐.' 사실 이거 진짜 얘기해보고 싶었는데 모든 무한도전의 짤을 다 외우고 있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성대모사에도 능하시고 잘하시잖아요. 그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맹이 : 음… 모르겠어요.


열심 : 그냥 막 떠올라요?


맹이 : 떠올라요.


Q. 매우 독립적이다.

맹이 : 저는 일단 가족들이랑 독립해서 산지 이제 거의 한 10년?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생활이 되게 즐거워요. 뭔가 터치 안 받고, 간섭 안 받고, 내가 스스로 주도적으로 요리도 하고 제 여가시간도 보내고, 잠도 자고. 집에 있으면 깨우잖아요?


그래서 독립생활이 저한테는 되게 만족스럽고 행복한 생활인 것 같아요.


열심 : 뭔가 혼자 살다 보면 외로울 때도 있잖아요. 가족이 그립다던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러지 않는다는 거죠?


맹이 : 그리우면 통화를 하면 되고, 찾아가면 돼요.


"가장 친한 사람들은
절대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Q. 맹이씨, 5년 후 or 10년 후 맹이씨에게 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맹이 : 5년 후의 맹이에게 할게요.


시험은 합격했니? ㅋㅋㅋㅋㅋ 합격했고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 


어디에서든 자신감을 잃지 않고, 계속 바라는 삶의 방향을 계속 잘 유지해가고 아까 말했듯이 여유를 잃지 않고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 살아갔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걸 잘 풀어갔으면 좋겠고.


또 5년 후면 부모님과 약속한 결혼에 대해서 해답을 줘야 하는 시기가 됐을 텐데 좋은 사람 만나서 예쁜 사랑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안녕~


Q. 솔직 담백하게 말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맹이 : 일단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걸 좀 줄이면 조금 더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그다음에 제가 생각할 땐, 솔직했을 때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친한 사람들은 절대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열심 : 오~ 되게 좋은 말이네요.


맹이 : 그래서 미움받을 용기. 그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진짜 그 용기가 있으면 솔직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열심 : 좋은 말인 것 같아요. 결국 주변에 남을 사람은 남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게 표현을 한 번 하는 게 오히려 상대방 입장에서도 몰랐던 걸 알려주니까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다음으로 이런 사람의 인터뷰를 보고 싶다! 하는 특정 대상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맹이 : 저는 좀 내성적이다 보니까. 엄청 편안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사람,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주도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 궁금해요. 저랑 좀 달라서. 그런 사람을 한 번 보고 싶어요.


열심 : 그런 사람에게 어떤 걸 물어보고 싶어요? 질문을 던진다면?


맹이 : 그냥 그 사람을 관찰해보고 싶어요.


열심 : 아~ 그냥 보고 싶구나.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말하는지. 알겠습니다. 그런 분을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Q. 혹시 열심에게 궁금한 점이 있나요?

맹이 : 저는 스물아홉 살이다 보니까 20대를 마무리하는 하반기를 향해가고 있는데, 열심에게 20대는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열심 : 되게 좋은 질문이네요. 저는 되게 치열했던 20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최근에 이 인터뷰 콘텐츠를 마무리하는 작업을 혼자서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전해주고 싶었던 멘트를 정리하는데, 사실 20대 때는 따라가기 바빴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뭔가 부모님의 압박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걸 하거나 또는 학교에서 '너 과제해야지' 하면 또 그거 하고, 또 회사에서 '이거 잘해야죠.' 하면 그거에 떠밀려서 잘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나를 쌓아오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생각은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나에 대해 생각하기 어려웠던 시기이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요.


그래서 뭔가 20대는 되게 치열했고, 앞으로 30대를 나아갈 때 그래서 내가 필요한 게 뭘까?를 생각해보자면 방향성이라고 답을 주고 싶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20대의 끝자락에서 좀 찾아가고 있는 시기이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맹이 : 말 잘해. 말 잘해.


열심 : 감사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도 궁금해요.

맹이 : 저는 질문이 오면 되게 명쾌하게 답변을 바로바로 낼 줄 알았거든요, 제 스스로. 그런데 생각보다 약간 시간이 걸리는 질문들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약간 고민할 만큼의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고. 한 번 더 다시 저를 정리해보는 시간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좋은, 뜻 깊은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담백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맹이 덕분에 인터뷰를 끝까지 잘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여유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말하는 순간 맹이의 진심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도전하지 않는 삶이 결코 나쁜 삶이 아닌데도 늘 새롭게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태도가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맹이처럼 작은 도전을 일상에서 일삼는 사람들이 요즘처럼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더욱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솔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준 한 마디도 인상 깊었다. '가장 친한 사람들은 내가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결코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생각과 가치를 말하는 것에 용기를 주는 응원처럼 느껴졌다. 때로는 너무 가까워서 깊은 고민을 털어놓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맹이의 응원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솔직한 태도로 용기를 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형형색색(色)이라는 말이 있다. 모양과 색깔이 모두 다르다는 의미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같은 질문을 던졌음에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처럼, 누군가를 이렇게 깊이 들여다봤을 때 새로운 이야기와 생각, 가치가 드러나는 점이 인터뷰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보다 구체화 되어간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서 나의 내면을 건드리는 생각들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맹이의 삶을 조명했듯 나의 삶을 누군가 조명해준다면 나는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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