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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열심 Aug 03. 2022

내가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행복하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ENFP 다슬과 나누는 인터뷰 [6회]

'서른을 마주한 우리'의 여섯 번째 인터뷰이는 다슬이다. 다슬이는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인데 관심사도 같고, 취향이 유독 비슷해서 함께 맛집도 다니고 쇼핑도 다니면서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이다. 언제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도 늘 공감대가 있던 우리이기에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곤 한다.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서일까? 우리는 유독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런 우리의 대화를 인터뷰에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슬이에 대해 소개하자면, 그도 나와 같은 취미 부자이다. 프리다이빙이 너무 재미있다며 함께 하자며 제안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차 프리다이버이다. 영상도 제작할 수 있어서 가족끼리 다녀온 여행 영상으로 비디오를 뚝딱 만들어내기도 하는 팔방미인이기도 하다. 성격도 좋아서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그의 담백한 말속에는 깊이가 있어 때때로 인사이트를 얻곤 한다.


그런 다슬이에게 인터뷰 제안을 꺼내던 찰나, 다슬이가 먼저 말했다. '나 인터뷰 신청서 쓰고 있었는데!' 라며 말이다. 이미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소개 영상을 보고 인터뷰에 참여하려고 신청서를 쓰고 있던 참이라는 것이다. 큰 기대 없이 올려놓은 신청서에 내가 인터뷰하고 싶었던 친구가 작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래서인지 다슬이가 작성해준 신청서를 바탕으로 원하는 주제에 대해 더욱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다.


"오늘은 꾸준한 자기개발러이자 프리다이빙부터 라탄 제작까지 하는 자기계발러이시죠, 다슬씨를 한 번 모셨는데요. 다슬씨 이름, 나이, MBTI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정다슬 29살이고요. ENFP입니다."


"다슬씨는 직접 처음으로 신청서를 통해서 접수해주셨어요. 오늘 인터뷰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어떤 점인지 말씀 부탁드려요."


"네. 저는 열심씨 하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기 때문에 가볍게 수다 떠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재미있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저도 잘 이끌어가보도록 할게요."


짧게 스몰톡을 나누고 난 후 인터뷰를 시작했다.



많은 것들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 같아요.

Q. 다슬씨는 프리다이빙도 3~4년 정도 꾸준히 해왔고, 라탄으로 컵받침을 직접 제작하는 등 손재주가 굉장히 좋아요. 혹시 이런 것들 말고도 최근에 하고 있는 취미생활이 있나요?

다슬 : 요즘에는 퍼즐 맞추기나 책 읽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책 읽기를 엄청 오래 하지는 못하고 10분~20분을 읽더라도 읽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열심 : 꾸준히 하고 있다는 거죠?


다슬 : 꾸준히 즐기면서 하고 있고, 영화보기 등등도 하고 있어요.


Q.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즐길 때의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한 번 나눠주시겠어요?

다슬 : 일단 장점은 경험해본 게 많아진다는 거? 그래서 어디 가서 얘기를 하다가 어떤 주제가 나오면 ‘어? 나도 그거 해봤는데, 너도 해봤구나’ 하면서 공감대 형성이 많이 돼요. 그리고 이것저것 하고 싶어서 다 하다 보면 바쁘게 생활할 수 있어서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열심 : 그렇다면 반대로 단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다슬 : 단점은 많이 하는 만큼 깊지는 못하다는 점이요. 뭔가 취미생활을 즐기고는 있지만 취미에서도 하수와 고수의 차이가 나뉘는데 고수까지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열심 : 다슬씨는 깊이보다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있을  같네요.


Q. 가장 좋아하는 취미생활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다슬 : 가장 재미있게 하고 있는  프리다이빙이에요.  4 전쯤에 시작해서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을 면서 즐기고 있어요.


열심 : 프리다이빙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다슬 : 프리다이빙 일단 물을 좋아하거나, 레저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좋아하실  고요. 무엇보다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있어요. 보통 내가 알고 있었던 친구들이나 회사 사람들 외에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은데, 프리다이빙에 가면 연령대도 다양하고 직업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들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는 걸 느껴요.


Q.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슬 : 많은 것들을 경험해볼  있다는  자체에 의의를 두는  같고요. 그리고 만드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만들어졌을 때의 성취감도 있고  번째로 만들었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면서 , 역시 나의 손재주, 죽지 않았군.이런 뿌듯함 있는  같아요.


열심 : 이렇게 취미생활을 통해서 하나하나 성취감을 쌓아 나가는 게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가장 최근에 행복했던 사건이 있다면 공유해줄 수 있나요?

다슬 : 이 질문을 먼저 보고 나서 생각을 곰곰이 해봤는데 사실 특정하게 이게 행복했었다 할 만한 건 없더라구요. 굳이 따지고 보면 저는 최근 날씨가 좋았을 때 하늘을 봤는데, 나무와 하늘의 경계가 또렷하면서 선명한 자연을 보고 있는 내 자신이 느껴질 때? 이런 사소한 것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 : 우리가 미세먼지가 많아진 후로 보기 힘든 그 뚜렷한 경계를 보시고 기분이 좋으셨나 봐요ㅋㅋㅋ. 저도 예전엔 몰랐는데 최근에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날 좋은 날에 조금 더 나가고 싶고, 다른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니즈가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이렇게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충분히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사실 다른 분들께는 일이 직장보다는 직업에 가까운 개념으로 소개를 드리고 이야기를 여쭤봤었는데요. 다슬씨랑 얘기를 하다 보니까 직장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질문은, 일에 대한 만족감이 어떤지 궁금해요.


다슬 : 저는 한 70점 정도로 하겠습니다.


열심 : 네, 이유를 함께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다슬 : 안정적인 부분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제가 조금 신경을 쓰면 풀릴 수 있는 일들이라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 것 같아요.


열심 : 그쵸. 저도 공감하는 바지만, 안정적인 직장에 있다 보면 되게 루틴한 일을 하게 되고 그게 한편으론 조금 지루할 수는 있거든요. 안정적인 직장이 주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한번 여쭤 볼게요.


다슬 : 안정적인 직장의  번째 장점은 말 그대로 안정적이다라는 것이 가장  장점인 것 같아요. 컨디션이 안 좋거나 피곤한 일이 있을  하루 정도는 일을 살짝 편하게 해도 되는? 이게 가장  장점인  같고요.


단점도 안정적이라는 거. 왜냐하면 너무 안정적이다 보니까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쉽사리 이걸 포기하지 못해서 그게 좀 더 단점인 거 같아요.


열심 : 맞아요.   안주하게 되면 그다음 시도를 할 때 굉장히 기회비용이 큰 것처럼 느껴져서 허들이  때가 있거든요. 굉장히 공감이 되는 얘기인  같아요.


Q. 회사가 나에게 주는 가치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다슬 : 가치는… 가장 큰 건 돈이구요. 제가 삶을 영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을 해요. 자아실현을 위해서 회사를 다닌다고는 생각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돈을 주는 걸로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Q. 제가 가장 처음에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 계기를 되짚어보자면 우리가 일을 하다 보면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어요. 내가 전문성이 있는 영역으로 가야 될지, 혹은 이직을 해야 될지, 혹은 또 다른 배움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혹은 내가 다른 꿈이 있다면 늦었지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장 큰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다슬 : 지금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만큼 다른 직업을 도전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는 점이 고민이에요. 가정을 꾸릴 생각을 하다 보니까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돈을 더 벌고 싶지만 겸직을   없는 직업이라서 직장을 놓을 수도 없는데 겸직도 안돼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 이게 고민인  같아요.


열심 : 정말 쉽지 않은  같아요. 저도 예전에 직장을 관둘  ‘ 그렇게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냐라는 얘기를 진짜 많이 들었거든요.   당시에 서른 초반, 중반을 지나고 있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제는 내가  이상 나가서 뭔가를 하기 어려울  같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저희도 그런 구간에 진입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고 그래서 공감되는 이야기인  같아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내가 행복하면 돼.



"두 번째 코너는 '서른을 마주한 우리'라는 코너예요. 다슬씨랑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서른’이라는 주제에 포커싱을 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코너를 마련해 봤어요.


살아가다 보니 나이가 주는 고민이 있기도 하지만, 나이보다는 사실 본인이 지향하는 점과 환경과의 차이나 갈등 때문에 발생하는 고민이 더 많다고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 30대를 맞이하는 기점에서 뭔가 고민이 생긴다고 한다면, 이건 사회가 주는 고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이 코너를 통해서 서른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


이전 인터뷰와는 다른 주제와 질문으로 코너를 짜 봤다. 내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하고, 다슬이와 요즘 고민하고 있던 것들이 주를 이루었다. 편안한 환경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욱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말로 대화를 나누었다. 



Q. 서른이 주는 부담감이 있어?

다슬 : 예전에 22살, 25살 이때는 '지금 내가 시작해도 정말 늦지 않았지~' 이랬다면 지금은 거기서 고민이 오는 거야. 내가 진짜 늦지 않았나? 머릿속으로는 서른이면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엄청 어린 나이인 거 너무 잘 아는데도 현실에 반영해봤을 때 ‘나 진짜 늦지 않았으니까 지금 도전할 거야.’라는 마음이 갖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아.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나이에 대한 강박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남자 친구를 만나고 또 결혼 얘기가 오가고 하다 보니까 내가 진짜 가정을 이룰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더 주저함이 드는 것 같아.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도 너무나 안정적이고 육아를 하면서 다니기에는 굉장히 좋은 직업인데 여기서 현재 직장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기에는 위험이 많이 크고 가정을 앞으로 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열심 : 가정이 있으면 사실 더 좋은 회사인 거잖아.


다슬 : 그러니까. 너무 좋지. 포기할 수가 없는 회사예요.


열심 : 그러다 보니까 그렇게 더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Q. 우리가 스무 살 때 생각한 서른은 너무 어른이라고 생각했잖아. 나는 옛날에 쓴 다이어리를 보면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커리어 우먼이 될 거야!' 이런 느낌이 있거든? 너는 그때 생각했던 서른과 지금 서른에 어떤 차이가 있어?


다슬 : 스무 살 때는 당연히 다들 그랬겠지만 서른 언저리에 있는 언니들 보면 ‘와- 저 언니는 진짜 언니다, 진짜 어른이다’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확실히 내가 서른이 되고 나니까 정말 아무것도 없고 ㅋㅋㅋㅋ


집도 없고, 차도 작은 거 하나 끌고 다니고 이 정도?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달라진 건 전세 계약을 두 번 더 해봤다는 거?


열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슬 : 그거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열심 : 그러면 서른이라서 생기는 고민은 지금 딱히 없는 거네?


다슬 : 서른이라서 생기는 고민이라기보다는, 정말로 내 자리를 잡아야 될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좀 더 지금 살아온 것처럼 살아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내가 서른이니까 뭔가 달라져야 돼 이런 건 아냐.


열심 : 그러면 결혼을 염두에 두면서 사실 그렇게 되는 거네, 서른이라는 나이보다는. 그럴 수 있겠다.


Q. 나는 예전부터 인간관계에 대해 의미를 되게 많이 뒀어. 친구들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관계에 대한 고민이 진짜 많았거든. 그런데 너는 어때? 인간관계 자체에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이야?


다슬 :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이 두지는 않는 것 같아.


열심 : 의외다.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니까 그럴 것 같은데.


다슬 : 사람 만나는 건 좋아하는데, 그냥 만나서 즐거우면 그 즐거운 걸로 끝이고. 그러다가 사이가 틀어지면 그건 그걸로 또 끝이고. 막 그거에 대해서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이러진 않는 것 같아.


Q. 다음 주제가 재무야. 우리가 재무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었잖아. 그런데 예전의 관심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궁금해. 나는 우리가 꾸준히 이런 얘기와 고민을 해왔다고 생각하거든.


다슬 : 예전에는 한 10만 원, 20만 원 주식에 투자해서 1,2만 원 벌면


열심 : ㅋㅋㅋㅋㅋㅋ 너무 기쁘지.


다슬 : ㅋㅋㅋㅋ어, 벌었다. 나 성공했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요즘에는 진짜 1,2만 원 정도는 사실 용돈벌이 수준이고. 나는 정말 나의 재무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는 거지.


예전에는 부동산도 알아보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하긴 했었는데, 일단 가지고 있던 자산이 많지 않다 보니까 ‘지금 알아봐서 뭐 하나, 어차피 못 사는데’라고 생각하고 안 알아봤다면, 지금은 내가 똑같이 돈이 부족하더라도 알아봐야지 바뀌겠구나를 느끼게 됐지.


열심 : 항상 벽에 부딪치는 게 서울에서 집을 구한다고 하면 가격이 너무 높아서 어렵고, 그렇다고 투자를 하기 위해서 내가 영위하던 삶을 깡그리 내려놓고 새로운 집을 다른 지역에 투자를 한다는 건 사실 되게 어려운 선택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너무 공감이 돼. 


이어서 바로 얘기하자면, 자가에 대한 니즈가 있는지도 좀 물어보고 싶었어. 이건 굉장히 개인 설문조사 같은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투자로 집을 사려는 사람도 되게 많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주거의 목적으로 하는 자산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서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다슬 : 가장 최근까지도 그냥 거실 하나에 방 하나 있는 정도면 적당히 쾌적하게 살 수 있겠다, 나는 여기에서 살면서 다른 데 돈을 투자해서 월세가 들어오면 만족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앞으로 계속 여기서 살 거라고 생각하면 살짝 답답한 마음은 있어.


열심 : 나도 서울에서 살다 보면 그런 게 더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 좋은 옵션에서 살려면 내가 금전적으로 포기해야 되는 게 있고 반대로 평이하거나 약간 낮은 옵션을 선택하면 어쨌든 재무적으로는 나은 상태가 되니까


나중을 위해야 할지 아니면 현실을 선택해야 하는지가 진짜 큰 고민인 것 같아, 현실적이고. 


결국 너도 그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거주지의 목적으로 집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거네.


다슬 : 응응, 생겼지.


열심 : 맞아. 너무 공감돼.


Q. 어느 정도 자산이 있으면 평생을 영위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


다슬 : 내가 이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잖아? 난 지금보다 수입이 한 3~4배 정도만 오르면 좋겠어ㅋㅋㅋㅋㅋㅋ


열심 : ㅋㅋㅋㅋㅋㅋㅋㅋ 너의 재무상태를 충족시켜주기에는 너의 직장이 되게 안정적이구나. 가지고 싶은 것 대비 너무 안정적이고, 도전할 수 없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슬 : 살짝 핑계인 건 아는데 진짜 현실적으로 이 상황이 닥치면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어.


열심 : 사실 포기하지 않았을 때의 안정적인 우상향 그래프에서, 포기한 순간 수입이 들쑥날쑥 할 텐데 그게 어려운 거지.


Q. 네가 신청서에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썼잖아.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


다슬 : 직장생활을 거의 10년을 꽉 채우다 보니까 이 10년 동안 이뤄낸 게 있나?라고 생각해보면 취미생활한 거 말고는 자산적으로나 이뤄낸 게 많이 보이질 않는 거야. 그런 것 때문에 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고


그리고 지금 지사를 옮겨서 시골 지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너무 한가해. 너~~~무 한가해서, 멍 때리고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되는 거야. 그러다 보니까 내가 지금 여기 안주해있어도 되나? 뭐라도 좀 해야 하지 않나? 그러면서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열심 : 아~ 뭔가 그런 것 같아. 나도 크게 이루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해야 하나? 자잘 자잘한 것도 재미있고 만족스러운데 출근을 한 순간 리셋되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되나? 약간 그런 게 좀 있어서 큰 목표를 가지고 성취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 때가 있거든. 너도 비슷하게 멍 때리는 시간이 아까운 거 아닐까 싶어.


다슬 : 그러니까. 그리고 아까 스무 살 때 서른의 나를 보면 진짜 집도 있고 차도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서른이 되고 보니까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더 그런 것 같아.


열심 : 맞아 맞아, 그렇게 느껴질 수 있지. 뭐 어떻게 보면 이게 현재 우리 또래의 고민이지 않을까 싶어.


Q.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을 지향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 싶어. 사실 우리가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 봤잖아. 그런데 되돌아보니까 방향 없이 한 일들이 중구난방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래서 내가 한 방향을 정해서 추구해야겠다고 느꼈거든. 그런 방향 같은 게 있다면 혹시 어떤 게 있을까?


다슬 : 나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내가 행복하면 돼.


열심 : 오~~~~ 나랑 똑같아.


다슬 : 어, 내가 행복하면 돼. 사실 취미생활 많이 하는 것도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나는 움직이고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행복하니까 그걸 계속하는 거거든. 


프리다이빙도 사람들 보면 되게 다양한 부류로 즐기는데, 프리다이빙이라는 그 스포츠 자체를 정말 열심히 해서 어떤 기록을 늘린다던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나처럼 그냥 즐기다가만 가는 사람도 있어. 나는 내가 즐기는 게 행복하기 때문에 딱 그거만 하고 기록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열심 : 오~ 재미있다. 만약 나였으면 성취지향적이었어서 5m! 10m! 외치면서 내려갔을 것 같은데, 너는 그렇지 않은 거지. 그냥 내가 어느 정도 했다 싶으면 만족하고 딱 빠져나오고.


다슬 : 맞아, 나는 내 수준에서 조금의 발전만 있으면, 난 행복하면 됐어.


열심 : 진짜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거잖아. 그게 되게 좋은 성향인 것 같아. 앞으로도 행복하게 너의 삶을 즐기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


내가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Q. 앞으로 네가 이 영상을 또 보게 될 거잖아. 이 영상을 돌이켜 봤을 때 조금 추억이 됐으면 좋겠어서 이 질문을 마련하게 됐는데 5년 후나 10년 후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 해주면 좋겠어.


다슬 : 10년 후의 다슬아, 뭐 하고 지내고 있니?


지금의 너는 좀 고민이 되게 많고. 고민이 많은 거에 비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조금 부족한 것 같아. 근데 그때는 도전을 좀 했는지? 도전해서 다르게 좀 살고 있는지? 아니면 도전하지 않고 현재 삶에 만족하면서 사는지 궁금한 것 같아.


물론 너는 아마 지금도 나이 40에도 젊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잘 살고 있겠지. 나는 네가 잘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해. 그냥 지금처럼 여전히 행복을 추구하면서.


사실 남들이 잘 살든 못 살든 그건 아무 상관없을 거 같고. 그냥 내 기준에 내가 만족하고 행복하고 그러면 되는 거니까. 그냥 그렇게 살고 있을 것 같아, 맞지? ㅎㅎㅎ


Q. 내가 너를 보면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고 생각을 하는데, 너와 비슷한 긍정적인 사람들도 어느 날 한계치에 도달하거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할 수도 있잖아. 그런 것 때문에 슬럼프에 빠졌거나 고민에 빠지게 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면 좋을 것 같아.


다슬 : 뭔가 5년 전에 첫 직장을 관뒀을 때도 굉장히 슬럼프에 빠졌었고 최근에 들어서도 슬럼프에 빠져서 우울하고 그랬었지만 이게 결국 지나가더라고.


내 우울에서 내가 가만히만 있는 성격은 아니니까. 그리고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예전에 처음에는 살짝 생각만 하고 그쳤던 것들이 생각을 하다 보니까 정말 조금이라도 실천이 되는 걸 느끼면서 시간이 좀 해결해준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 그러니까 지금 힘드시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 바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도 이번에 슬럼프가 왔을 때도 당황하긴 했지만, 알고 있었어. 조금 시간이 지나면 내가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살짝 기다렸어.


열심 : 오, 시간이 지나기를.


다슬 : 어. 조금 기다렸어. 내가 에너지를 얻어서 활동할 수 있는 힘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아.


Q. 다음으로 이런 분의 인터뷰를 보고 싶다 하는 분 있어?

다슬 : 나는 내가 좀 안정적인 거에 집착하는 편이어가지고. 안정적인 걸 크게 생각하지 않고 막 도전하는 사람들 있잖아 그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 궁금해서 그런 분들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


열심 :  오~ 좋은 것 같아. 나아가는 사람들이 궁금하구나.


Q. 그리고 이건 아마 없을 것 같긴 한데. 나한테 궁금한 점 있어? 열심에게 궁금한 점?


다슬 : ㅋㅋㅋㅋㅋㅋ 열심에게 궁금한 점? 나 너를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언제 또 해외에 나가서 살 생각인지? 해외에 나가 있을 때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즐거워 보였어가지고.


열심 : ㅋㅋㅋㅋㅋ 맞아, 사실이야. 이거 진짜 너~무 고민인데. 뭔가 외국에서 아예 평생을 살겠다 이런 건 아닌데. 나도 세계일주를 원래 가려고 했었고 그걸 준비하고 있었잖아. 그랬는데 그걸 못하니까 미련이 계속 남는 거야.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는 해. 근데 당장 1,2년 동안에 계획하고 있지는 않고 그 이후를 열어두고 있거든.


회피하는 것 같지만, 아직은 모르겠다. 근 5년? 3~5년 사이로는 계획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바뀔 수 있다.


다슬 : ㅋㅋㅋㅋㅋㅋ그렇지~ 너무 잘 알지~


열심 : 갑자기 휙 나타나서 '나 갈 거야.'라고 하면서 캐리어 끌고 막 갈 수도 있어.


다슬 : ㅋㅋㅋㅋㅋㅋ이제 너무 익숙해서 놀랍지도 않아.


열심 : ㅋㅋㅋㅋ 변화에 능한 사람 ㅋㅋㅋㅋ


Q.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다슬 : 저는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고. 긴장을 하니까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는 걸 느꼈어. 그래서 항상 이걸 준비를 철저히 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뒤에서 준비를 할 때는 ‘아~ 나 잘하겠지~’ 하고 너무 자신감이 충만한 것 같아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워야 되겠다는 점을 배우고 가네.




 다슬이와 인터뷰를 나누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고마웠다. '내가 행복하면 돼'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다슬이를 보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개인의 권리임에도 누리지 못하는 삶이 떠올랐다. 행복한 순간에 머무르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다음에 찾아올 불행을 걱정하며 살아갈 때가 있는데 그런 시간은 잠시 뒤로 미뤄둔 채로 행복한 시간을 그 자체로 온전히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 '힘든 시간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해준다'는 말이 공감되었다. 너무 힘든 순간에는 내가 태풍의 중심에 있어서 너무나 힘들고 버겁게 느껴진다. 그러나 어떤 순간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나야 해결되는 것들이 있다. 그런 상황일 때 자책하거나 너무 깊은 고민에 빠져있기보다는 잠시 그곳에서 벗어나 마음을 식히고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들여다보면 다른 방법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에게 시간의 여유를 조금 더 주고선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다슬이와 대화를 나누며 내가 어떤 점에서 다슬이와 비슷하다고 느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행복을 위해 힘쓰는 점, 늘 새로운 것을 배우며 대화하는 점, 고민이 있더라도 결국 본인이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누군가 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삶'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으로 행복한지 이해하고 추구하는 삶'을 산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행복한 것을 찾고 행복한 순간을 그리며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내가 얻은 인사이트처럼 이 글을 보는 많은 사람들도 같은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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