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파악에 힘을 쏟았던 지난주.
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치사하고 옹졸할 만큼 찾았다. 할 수 있다는 것은 티끌만큼 일지라도 장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때문에 잘하는 것은 열심히 찾는 반면에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이미 낮아진 자존감이 있을진대 굳이 더 내려가기 싫었던 마지막 자존심이라 우겨본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낸 이후 또 한 번의 작은 언덕을 맞이했다.
할 수 있는 것들은 있는데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오늘도 어김없이 기분을 풀어줄 믹스 커피 한잔이 내 곁을 지켜주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도구는 찾은 것 같았지만 이걸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막막했다.
여태껏 다양한 직업을 했었다. 덕분에 한 분야에 대한 경력은 존재할리 없었다. 그저 여러 가지 맛이 있다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작은 티스푼으로 갖가지 맛 테스터를 했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바늘이라 할지라도 한 군데만 계속 찔러대면 결국 구멍이 생기고 만다.
내 손에 쥐어진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들을 요리조리 조합해 보았다. 자음과 모음을 다양하게 섞다 보면 글자가 만들어지듯 몇 가지의 작은 거리들을 추려내었다.
좋아하는 일 : 책 읽기
할 수 있는 일 : 가르치기
필요한 일 : 아이들 공부
언제나 해야 할 일과 좋아하는 일은 공존했다. 그러나 그 두 가지 일이 꼭 환상적인 적은 많지 않다. 때문에 해야 하는 일에 앞서서 우리는 '한숨'과 '마음 추스리기'같은 방법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그런데 내가 해야 할 일과 즐거워하는 일이 같다면? 같은 일을 한다 할지라도 조금은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여러 가지 조합 중 하나를 추려내었다.
마침 여기에 필요한 일이 맞물려있었다.
부유한 가정의 경우 아이가 원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보통은 학원이라는 대안을 찾는다. 학습의 보완을 위한 방법으로 탁월한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상황에서는 조금 달랐다.
외벌이에 물만 줘도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한 달에 주어지는 생활비는 말 그대로 생활을 위한 용도 외에는 여의치가 않는다. 그동안은 아직 어리다는 핑계를 들어 딱히 큰 아이만 태권도를 제외하곤 다른 교육적 공급을 하지 않았다. 어리기에, 아직은 마음껏 뛰어놀 때이니까. 하지만 이미 둘째마저 학교 입학을 앞둔 상태에서 첫째의 학습을 그저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더 이상 모른척하고 한쪽 눈을 가리기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공백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도구의 사용법을 스스로 익히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다행인 점은 각종 SNS에서 나오는 여러 인사들은 대부분 비슷한 말을 했다. 초등 때부터 갈고닦은 문해력이 훗날 큰 도움이 된다고 말이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하다못해 영어까지 다양한 학습의 근간은 바로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목별로 학원이나 과외 같은 특별함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것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잡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더불어 또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세상에는 외벌이 가정이 많다. 그렇다면 나처럼 생활비 부족으로 매달 힘들어하는 사람이 또 있지 않을까?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와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그곳까지 가려는 이동 수단을 찾았다. 바로 블로그였다. 그간 나의 기억력을 믿지 못하기에 책을 읽으면 그곳에 독후감을 한 편씩 써왔다. 당연하게도 누가 보지도 않던 그곳. 하지만 나는 검색창에 내 이름만 치면 알 수 있는 유명인사가 아니다. 어디 가서 나의 이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주눅이 들었다. 그런데 이대로 멈춘다면?
'못 먹어도 고!'
어차피 시작해도 '0'부터였고 하지 않아도 '0'일뿐이었다.
이왕 하다가 실패한다고 해도 시작하면 값진 경험과 교훈이 남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때문에 '그냥 하자'라는 마인드로 들이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책+육아+교육'이었다.
그간 아이들에게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고는 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나 버렸던 하루의 일과. 그래서 학습 공백이 시작되어을까? 그런 이유로 나의 방향은 아이들을 위해 '학습'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더불어 블로그의 글쓰기 방법도 바꾸었다. 나의 방법이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냥 읽고 '땡'하기보다는 작은 독후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번이라도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질문 또한 만들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적용했다.
이번 한 주는 그렇게 보냈다.
고작 일주일동안 나의 두뇌는 꽤 바빴다. 그와 상반되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하지만 약간의 성과라면 적어도 도구, 목적지, 그리고 이동수단을 찾았다는 것뿐.
그렇기에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확실한 동기부여는 되었다. 앞으로 다음 주 일지를 쓸 때까지 얼마나 열심히 살지 고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기쁘게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