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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지 Mar 24. 2019

중요한 일이 우연히 일어나기도 한다

그녀의 교훈

몇 년 전, 신문에서 읽은 이야기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 오른 플뢰르 팰르랭의 이야기. 모든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구절이 있었다. 자신의 입양과 같은 중요한 일이 우연히 일어나기도 한다는 사실을 늘 상기하려 했다고. 무척이나 날카롭고 이지적인 얼굴을 한 그녀는 지극히 동양적이면서 전형적인 파리지앵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묘하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외모의 가느다란 선에도 불구하고 몹시 강인해 보였다.


생각해 보면, 중요한 일들이 우연히 일어나는 경우는 아주 많았다. 아니, 대부분의 중요한 일들은 우연히 일어난다. 우연히 만난 친구를 통해 진로가 바뀌기도 하고, 우연히 입사 원서를 낸 회사에 합격하여 13년째 다니게 되기도 한다. 우연히 본 그림이나 조각에서 갑자기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기도 하고, 우연히 쓴 글을 통해 출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 자꾸 생각나기도 하고, 우연을 뛰어넘어 필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게 되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우연이고 어디까지가 필연인지 알 수 없는 순간. 어쩌면 우리는 우연을 딛고 필연으로 향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간절히 바라는 일들은 우연의 얼굴을 하고 필연적으로 일어나기를 꿈꾼다.



아래는 플뢰르 펠르랭의 유명한 말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여자이기 때문도, 작은 눈을 갖고 있기 때문도 아니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불어를 말하는 프랑스 사람으로 자라났다. (생후 6개월 만에 입양됐다고 해서) 한국을 거리끼는 마음은 전혀 없다. 한국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 - 2013년 한국 첫 방문 당시

“한국인과 똑 같이 생긴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장관이 된 것을 신기해하는 것은 이해는 하지만 많은 관심에 놀랐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유심히 들여다 봐도 나는 프랑스인이다.” - 2013년 한국 첫 방문 당시

“그 어떤 순간에 처해 있어도 용기를 내서 원하는 바를 실천하는 것만이 너를 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부모님이 가르쳐 주셨다. 나도 딸에게 들려주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 2012년 유럽 최초 아시아계 장관으로 임명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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