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크로키

#11

by 소연


시간을 3분에 맞춘다.


시.... 작!


머리카락

얼굴 형태를 그리고,

목줄기를 따라

어깨선을 그린다.

기다란 두 팔 끝 손가락에서 잠시 멈춤.

사람의 등선이 이렇게 매끈했었나?

잘록한 허리 끝 둥글게 부푼 엉덩이를 그린다.

당당히 드러낸 가슴 끝 수줍은 젖꼭지도 그린다.

탄탄한 허벅지를 따라

한복 소매같은 종아리를 그리고,

복사뼈 숨어있는 발목에서 손이 바빠진다.


알람이 울린다.

3분 끝.....

다시 시작.


.

.

.


때론

아무 생각도

안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머리는 끄고,

손만 켜둔다.


생각을 꺼두면

손이 자유롭다.









오늘의 선수들......




오늘의 그림 모델, 누드크로키 사진자료 사이트




파버카스텔 유성 색연필




몰스킨



5년 전 큰 맘 먹고 각인까지 하여 산 몰스킨..... 처음 산 제대로 된 드로잉북인데다 가격도 있는지라 큰 기대를 했었던 기억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몰스킨과는 맞지 않는다. ^^; 수채전용 몰스킨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내가 산 몰스킨은 두툼한 두께에 종이가 반질반질한 아이보리색이었다. 펜을 대니 스윽 슥~ 잘 미끄러지니 좋았다. 하지만, 물이 먹어들지를 않는다. ㅠㅠ 물감이 겉돌다 이내 얼룩덜룩 스며들어 버린다. 붓펜마저도 잉크가 스미질 않아 방수포 위에 물칠 하듯 그렇게 떠버린다. 결국 포스터 물감처럼 아주 되게 색칠을 하거나, 그냥 펜이나 색연필을 사용하곤 하였다. 그 이후엔 하네뮬레를 사용하고 있지만, 하네뮬레 역시 나와 딱 맞는 드로잉북이라 하긴 어렵다. 나와 맞는 그 어떤 것 하나를 찾는 것이 참 멀고도 힘들다.
그래. 쉽게 찾아지면 어디 애틋함이 있겠는가? 오래 헤매고, 많은 것들을 거쳐본 후에 딱 맞는 무언가를 만난다면 그 때의 기쁨과 소중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으리라. 그 뿐이랴? 이 딱 맞는 하나를 찾기 위해 거쳐간 수많은 다른 것들의 경험이 내게는 큰 재산이 될 것을.....



*보탬 : 어제 이 그림들을 그리고 브런치에 올리던 도중 핸드폰을 들고 잠이 들어 버렸다. --;;; 소파에서 깜짝 놀라 깨니 새벽 4시 반.... 결국 방에 들어가 자고 아침에 다시 올린다. 밀리지 않았는데 밀린듯 한 이 기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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