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문학동네/을유문화사/열림원/인디북
1.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민음사>
"남의 잘잘못을 따질 때는 언제나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너처럼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디북>
"누구를 비판하고 싶으면 언제나 세상 사람들이 다 너만큼 혜택을 받고 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라."
<을유문화사>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열림원>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땐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문학동네>
2.
'I'm glad it's a girl. And I hope she'll be a fool - that's the best thing a girl can be in this world, a beautiful little fool."
'괜찮아. 딸이라서 기쁘지 뭐야. 그리고 이 애가 커서 바보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러는 편이 제일 좋으니까....... 아름답고 귀여운 바보 말이야.'
<민음사>
'좋아, 딸이라서 다행이야. 바보 같은 아이라면 좋겠어. 그게 이 세상에서 여자가 될 수 있는 최상의 것이니까 예쁘게 생긴 바보 아이.'
<인디북>
'딸이라니 잘 됐지 뭐, 그 애가 바보가 되었으면 좋겠군. 이 세상에는 예쁘고 귀여운 바보가 되는 것이 여자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이니까.'
<을유문화사>
'좋아요. 딸이라서 기뻐요. 바보 같은 여자로 자라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이죠. 예쁘고 머리 나쁜 여자가 되는 게.'
<열림원>
'좋아.' 내가 말했지. '딸이라서 다행이야. 이왕이면 아주 바보가 돼버려라. 이런 세상에선 바보가 되는 게 속 편하다. 귀여운 바보.'
<문학동네>
3.
I decided to call to him. Miss Baker had mentioned him at dinner, and that would do for an introduction. But I didn't call to him, for he gave a sudden intimation that he was content to be alone - he stretched out his arms toward the dark water in a curious way, and, far as I was from him, I could have sworn he was trembling. Involuntarily I glanced seaward - and distinguished nothing except a single green light, minute and far away, that might have been the end of a dock.
나는 그를 부르려고 마음먹었다. 미스 베이커가 저녁을 먹으면서 그에 관해 얘기했기 때문에 그것으로 소개는 충분할 것 같았다. 그러나 갑자기 그가 혼자 있고 싶다는 암시를 보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그는 이상한 방식으로 어두운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뻗었는데, 나와 멀리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그는 확실히 부르르 몸을 떨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부두의 맨 끝자락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 단 하나의 초록색 불빛이 작게 반짝이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민음사>
나는 그에게 말을 걸어 보고 싶었다. 베이커가 저녁 식사 때 그의 얘기를 한 것이 좋은 구실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말을 걸 수 없었다. 그가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두운 바다를 향해 기묘한 자세로 양팔을 뻗치고 있었다. 그와 멀리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나는 그가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선창의 끝부분처럼 보이는 곳에 조그마한 녹색 불빛 하나가 반짝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인디북>
나는 그를 불러 보기로 했다. 저녁 식사 때 미스 베이커가 그의 이름을 언급했으니, 그것을 빙자해서 인사를 하면 될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그가 갑자기 혼자 있는 것에 만족한다는 암시를 보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희한한 방식으로 두 팔을 검은 바닷물 쪽으로 뻗었는데, 비록 그에게서 좀 떨어져 있었지만 그는 틀림없이 몸을 떨고 있는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창 끝으로 보이는 먼 곳에 초록색으로 빛나는 작은 불빛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을유문화사>
나는 그에게 말을 걸어볼까 생각했다. 베이커가 저녁식사 자리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까, 그것이 소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결국 말을 걸지 않았다. 그가 그 때 갑자기 취한 동작을 보고, 이 사람은 혼자 있는 것이 흐뭇한 모양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보는 사람을 움찍 놀라게 하는 몸짓으로 어두운 바다를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먼빛이기는 하지만 그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 것을 나는 분명히 보았다. 나는 무심코 바다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바다에는 초록 불빛 하나가 보일 뿐이었다. 작고 멀리 떨어진 불빛, 아마 선착장 끝에 설치된 조명일 것이다.
<열림원>
나는 그를 부르려고 했다. 저녁식사 때 미스 베이커가 그의 얘기를 꺼낸 바 있었고, 그 얘기만으로도 운을 떼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그에게서 혼자 있고 싶다는 어떤 암시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두 팔을 어두운 바다를 향해 뻗었는데, 멀리 떨어져 있긴 했지만, 분명 부르르 몸을 떨고 있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할 수 없이 나도 바다를 바라보았다. 부두의 맨 끝에서 조그맣게 반짝이는 초록 불빛을 제외하곤 특별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문학동네>
4.
There were three married couples and Jordan's escort, a persistent undergraduate given to viilent innuendo, and obviously under the impression that sooner or later Jordan was going to yield him up her person to a greater or lesser degree.
거기에는 결혼한 커플 세 쌍과 조던의 경호원 격으로 따라온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거칠고 풍자적인 얘기가 입에 붙은 끈덕진 대학생으로 조던이 조만간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굴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민음사>
세 쌍의 부부와 조던의 보디가드격인 혈기왕성한 대학생이 한 사람 있었다. 이 학생은 조만간에 조던이 자신에게 호의를 갖고 몸을 내맡기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인디북>
결혼한 부부 세 쌍과 끈덕지게 조던을 따라다니는 대학생이 있었는데, 이 친구는 극단적으로 비꼬는 태도를 내비치며 조만간 조던이 어떤 형태로든 자기에게 굴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을유문화사>
세 쌍의 부부와 조던의 에스코트로 온 젊은이였다. 그는 거칠고 빈정거리는 경향이 있는 대학생으로, 조던이 조만간 자기에게 어떤 식으로든 굴복할 것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열림원>
결혼한 커플이 셋이었고, 조던을 에스코트하겠다고 따라온 남자가 하나 있었는데, 짓궂은 풍자가 입에 붙은 고집 센 대학생으로, 조던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자시에게 굴복하리라 믿고 있는 듯 보였다.
<문학동네>
5.
A pair of stage twins, who turned out to be the girls in yellow, did a baby act in costume, and champagne was served in glasses bigger than finger-bowls. The moon had risen higher, and floating in the Sound was a triangle of silver scales, trembling a little to the stiff, tinny drip of the banjoes on the lawn.
무대에 오른 '쌍둥이'들은 - 바로 노란 드레스를 입은 아가씨들이었다 - 시대극 의상을 입고 짐짓 어린애 흉내를 내고 있었다. 핑거볼보다 더 큰 잔으로 샴페인이 돌았다. 하늘에는 달이 좀 더 높이 떠올랐다. 롱아일랜드 해협에 떠 있는 세모꼴의 은빛 비늘이 잔디 위에서 두들겨 대는 둔탁하고 작은 밴조 소리에 맞춰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민음사>
무대 위에서는 쌍둥이로 알려진 두 아가씨가 - 알고 보니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있던 그 아가씨들이었다. -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고 유치한 연극을 하고 있었다.
핑거볼보다 더 큰 샴페인 잔이 돌았다. 달은 더 높이 솟아올라 롱아일랜드 해협 위에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떠있었다. 마치 잔디밭에서 연주되고 있는 밴조 소리에 맞춰 파르르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인디북>
한 쌍의 쌍둥이가 의상을 차려 입고 무대에 올라 어린애 같은 몸짓을 선보였고 사람들은 핑거볼보다도 더 큰 잔으로 샴페인을 마셔 댔다. 무대에 올랐던 쌍둥이는 알고 보니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그 여자들이었다. 달은 이제 더 높이 솟아 있었고, 해협에 은빛 비늘처럼 길게 어린 달빛이 팽팽하게 튕겨지는 밴조 소리에 맞춰 떨리고 있었다.
<을유문화사>
쌍둥이 한 쌍이 무대에 올라가 무대의상을 입고 유치한 짓을 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노란 옷을 입은 그 여자들이었다. 샴페인이 핑거볼보다 더 큰 잔에 담겨 나왔다. 어느 결에 달은 중천에 높이 떠올라 있었고, 해협에는 은빛 비늘들이 세모꼴로 둥둥 떠서 잔디밭에서 연주되는 밴조들의 팽팽한 현에서 나는 금속석 음향에 맞춰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열림원>
무대에 오른 '쌍둥이'들은 - 알고보니 노란 드레스를 입고 있던 그 아가씨들이었다 - 무대의상을 입고 애들 시늉을 하고 있었다. 핑거볼보다 더 큰 잔에 담긴 샴페인이 돌았다. 달은 더 높이 떠올랐다. 해협 위에 둥둥 뜬 세모꼴의 은빛 비늘이 잔디밭에서 두들겨대는 밴조 리듬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문학동네>
6.
"It was a strange coincidence," I said.
"But it wasn't a coincidence at all."
"Why not?"
"Gatsby bought that house so that Daisy would be just across the bay."
Then it had not been merely the stars to shich he had aspired on that June night. He came alive to me, delivered suddenly from the womb of his purposeless splendor.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군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우연이 아니었어요."
"아니라니요?"
"개츠비가 그 집을 산 것은, 데이지가 바로 그 만 건너편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6월의 밤에 그가 그토록 애타게 바라보던 것은 밤하늘의 별만이 아니었다. 개츠비는 아무런 목적도 없는 호화로움의 자궁에서 갑자기 분만하여 생생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민음사>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상하군요."
"그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어요."
"어째서죠?"
"개츠비 씨는 데이지가 건너편에 살고 있다는 걸 알고서 그 저택을 산거니까요."
그렇다면 지난 6월의 그 밤, 개츠비가 갈망하듯 바라보고 있던 것은 단지 별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아무런 목적도 없는 화려함 속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한 인간으로 내게 다시 나타났다.
<인디북>
"희한한 우연이군요." 내가 말했다.
"그렇지만 전혀 우연이 아니에요."
"왜 그렇죠?"
"개츠비가 그 집을 산 것은 데이지가 바로 그 만 건너편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죠." 그렇다면 그 6월의 밤에 개츠비가 동경했던 것은 별뿐이 아니었던 셈이다. 무의미해 보였던 화려함 속에서 그가 갑자기 태어나 살아있는 존재로 내게 다가왔다.
<을유문화사>
"묘한 우연이군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절대 우연이 아니었어요."
"왜요?"
"개츠비가 그 집을 산 것은, 데이지가 살고 있는 곳이 만 건너편이 되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6월의 그날 밤 개츠비가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별들만이 아니었다. 그는 아무 목적도 없는 호화로운 자궁 속에서 갑자기 해방되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열림원>
"대단한 우연인데요." 내가 말했다.
"우연 절대 아니에요."
"왜요?"
"개츠비는 일부러 데이지네가 보이는 만 반대쪽 집을 산 거니까요."
6월의 아름다운 밤에 그가 원했던 것은 찬란한 별들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무의미한 화려함의 자궁에서 벗어나, 드디어 살아 있는 한 인간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문학동네>
7.
It was dark now, and as we dipped under a little bridge I put my arm around Jordan's golden shoulder and drew her toward me and asked her to dinner. Suddenly I wasn't thinking of Daisy and Gatsby any more, but of this clean, hard, limited person, who dealt in universal scepticism, and who leaned back jauntily just within the circle of my arm. A phrase began to beat in my ears with a sort of heady excitement: "There are only the pursued, the pursuing, the busy and the tired."
"And Daisy ought to have something in her life," murmured Jordan to me.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우리가 탄 마차가 작은 다리 아랫길로 들어섰을 때 나는 한 팔로 조던의 황금빛 어깨를 감고 내 쪽으로 끌어당기며 저녁을 같이 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 갑자기 데이지와 개츠비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그 대신 세상을 냉소적으로 대하는 깔끔하고 강인하며 조금은 머리 나쁜 여자, 내 둥근 팔에 안겨 유쾌히 몸을 기대고 있는 이 여자에게 온정신이 팔려 있었다. 짜릿한 흥분과 함께 경구 한 구절이 귓가에 울려 대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는 쫓기는 자와 쫓는 자, 바쁘게 뛰는 자와 지쳐 버린 자가 있을 따름이로다.'
"그리고 데이지한테도 자기 삶이 있어야 해요." 조던이 나에게 중얼거렸다.
<민음사>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우리를 태운 마차가 조그마한 육교 아래로 접어들었다. 나는 황혼 빛에 물든 조던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 안으며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 어느새 데이지나 개츠비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대신 언제나 당당하며 약간은 냉소적인 까다롭기 그지 없는 여자, 조던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녀는 뜻밖에도 순순히 내 가슴에 몸을 기댔다. 그 순간 나는 걷잡을 수 없는 흥분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내 귓전으로는 이런 문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세상에는 쫓기는 자와 쫓는 자, 분주한 자와 지친 자가 있을 뿐이다.'
"데이지의 삶에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조던이 나에게 속삭였다.
<인디북>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다. 어느 조그만 다리 아랫길로 내려갈 때 나는 조던의 금빛으로 탄 어깨에 팔을 두르고 그녀를 내 쪽으로 당기며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갑자기 데이지와 개츠비에 대한 생각이 싹 사라져 버리고, 그 대신 단정하고 냉정하지만 좀 부족한 데도 있고 만사를 회의적으로만 보는 이 사람, 내 팔 안에서 명랑하게 몸을 뒤로 기대고 있는 여자의 생각만이 가득했다. 어지러울 정도로 흥분을 일으키는 어떤 말이 내 귀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오직 쫓기고, 쫓고, 바쁘고, 피곤한 자들만이 있을지어다.'
"데이지에게도 인생에 뭔가 소중한 것이 있어야 해요." 조던이 나에게 중얼거렸다.
<을유문화사>
이제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작은 다리 밑을 지날 때, 나는 조던의 황금빛 어깨를 끌어안고 내 쪽으로 당기면서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말했다. 데이지와 개츠비는 갑자기 내 머리에서 사라지고, 무엇에나 회으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 여자, 내 품 안에서 쾌활하게 몸을 뒤로 젖힌 이 깔끔하고 냉정하며 약간 편협한 여자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떤 구절이 내 귓속에서 신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쫓기는 자와 쫓는 자, 바쁜 자와 지친 자가 있을 뿐이다.'
"데이지의 삶에는 뭔가 변화가 필요해요." 조던이 나에게 중얼거렸다.
<열림원>
마차가 작은 다리 아래로 내려갔을 때는 이미 어둠이 내려 있었다. 나는 그녀의 금빛 어깨에 팔을 두르고 그녀를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저녁을 같이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갑자기 데이지와 개츠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이 깨끗하고 강건하고 상상력이 결여돼 있고 세상 만사를 회의적으로 접근하는, 내 팔에 명랑하게 안겨 기대고 있는 이 보기 드문 여성에게로 온 정신이 쏠렸다. 어지러운 흥분과 함께 문득 하나의 경구가 내 머릿속을 때리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바쁜 사람과 피곤한 사람 뿐이다.'
"데이지도 자기 인생이 있어야죠." 조던이 내게 속삭였다.
<문학동네>
8.
Daisy put her arm through his abruptly, but he seemed absorbed in what he had just said. possibly it had occurred to him that the colossal significance of that light had now vanished forever. Compared to the great distance that had separated him from Daisy it had seemed very near to her, almost touching her. It had seemed as close as a star to the moon. Now it was again a green light on a dock. His count of enchanted objects had diminished by one.
데이지는 느닷없이 개츠비에게 팔짱을 끼었지만 그는 자기가 방금 한 말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았다. 아마 그 불빛이 지니고 있던 엄청난 의미가 이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그를 데이지와 갈라놓았던 그 엄청난 거리와 비교해 보면 그 불빛은 그녀아 아주 가까이, 거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정도로 가까이 있는 것 같았다. 달 가까이 있는 어떤 별처럼 그렇게 가깝게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다시 한낱 부두에 켜져 있는 초록색 불빛에 지나지 않았다. 그에게 마법을 부렸던 물건 중 하나가 줄어든 셈이었다.
<민음사>
데이지는 갑자기 개츠비에게 다가가 팔짱을 꼈다. 그러나 개츠비는 조금 전에 한 자신의 말에 몰두해 있는 것 같았다. 그 불빛이 지니고 있던 의미가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자신과 데이지를 갈라놓고 있던 그 머나먼 거리에 비하면, 그 불빛은 데이지 바로 옆에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것은 선창 위에서 깜빡이는 평범한 녹색등에 지나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를 사로잡고 있던 것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인디북>
데이지는 갑자기 개츠비와 팔짱을 끼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자신이 한 말에 심취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불빛의 엄청난 의미가 이제 영원히 사라졌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와 데이지를 갈라놓았던 먼 거리와 비교했을 때 그 불빛은 그녀에게 너무나 가까이, 거의 닿을 것처럼 가까이 있었다. 별과 그 별에 딸린 달처럼 가깝게 보였을 것이다. 이제 그것은 다시 선착장에 있는 초록색 불이 되었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매혹적이었던 물건 하나가 줄어든 셈이었다.
<을유문화사>
데이지가 갑자기 개츠비와 팔짱을 끼었지만, 개츠비는 방금 자기가 한 말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았다. 그 불빛이 지니고 있는 크나큰 의미가 지금 영원히 사라져버렸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그를 데이지와 갈라놓았던 엄청난 거리에 비하면, 그 불빛은 그녀와 거의 닿을 만큼 가까워서, 마치 달에 바싹 붙어 있는 별처럼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이제 그 불빛은 선착장의 초록색 불빛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를 마법처럼 사로잡았던 것이 하나 줄어든 것이다.
<열림원>
데이지가 갑자기 팔짱을 껴왔다. 하지만 개츠비는 조금 전 자신이 한 말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초록빛의 심대한 의미가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과 데이지 사이를 갈라놓았던 그 광대한 거리에 비하면, 그 초록빛은 거의 데이지를 만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 느껴졌을 것이다. 달 주위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말이다. 이제 그것은 그냥 잔교 끝의 초록색 등으로 돌아와 있었다. 찬탄의 대상 중 하나가 줄어든 것이다.
<문학동네>
9.
- tomorrow we will run faster, stretch out our arms farther.... And one fine morning -
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맑게 갠 날 아침에.....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민음사>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려가 길게 팔을 내뻗을 것이기에, 그 어느 해맑은 날 아침에.....
이렇게 우리는 물살에 휩쓸려 과거로 떠내려가면서도 노젓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인디북>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더 멀리 우리의 두 팔을 뻗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화창한 날 아침에......
그렇게 우리는 나아간다. 물살을 거스르는 배처럼, 쉼 없이 과거로 떠밀리면서.
<을유문화사>
내일은 우리가 좀 더 빨리 달리고, 좀 더 멀리 팔을 내뻗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맑게 갠 아침이.......
그래서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흐름을 거슬러가는 조각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열림원>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그러면 마침내 어느 찬란한 아침...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