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우리 아이는 외동이다.
선택적 외동이 아닌, 불가항력적 외동이랄까?
아무튼, 우리 부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 아이는 외동이 되었다.
외동 아이는 제멋대로다.
외동 아이는 버릇이 없다.
외동 아이는 이기적이다.
이런 외동을 향한 편견이 싫어
그런 소리 안듣게끔 키우려 나름 노력중이나 잘 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
외동의 좋은 점도 물론 많지만,
그래도 외동 아이에게 가장 미안한 것은
이유 불문 제 편이 되어주는 동기간을 만들어주지 못 한 것이다.
그게 뭐 그리 미안할 일이냐 하겠지만,
혼자서 노는 뒷모습을 본다거나,
친구와 투닥거렸을 때 달려와 편들어주는 형제, 자매를 본다거나,
아버지를 잃어 홀로 상주석에 서 있는 친구를 보았을 때
나는 내 아이에게 말할 수 없는 미안함을 느낀다.
내가 만들어 주지 못한 인연,
제 스스로 잘 만들었으면 싶은 마음에
결혼도 빨리 하여 가정을 얼른 꾸렸음 싶기도 하고,
좋은 친구, 맘 맞는 친구, 형제보다 더 형제같은 그런 친구를 만났으면 하기도 한다.
운이 좋은건지, 복이 많은 건지
같은 동네 두 살 아래 외동이 동생 하나가
우리 아들과 찰떡궁합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었다.
척 하면 착 하고, 딩동 하면 댕동 하는 통에
동네에서도 소문난 브로맨스 형제이다.
강화 친정집에 고구마 캐러 온 날,
찰떡궁합 외동이 동생네도 함께 와 일하고,
잠시 쉬는 중....
아이들은 색종이로 딱지를 접어 치며
깔깔깔깔 숨넘어 가게 웃는다.
그 모습이 예뻐 손에 잡히는 것 아무거나 들고 그림을 그렸다.
혹여 놀이에 싫증나 다른 곳으로 옮겨갈새라 굴러다니는 색종이에 굴러다니는 매직으로 얼른 슥슥삭삭 그렸다.
다른 날 처럼 채색도 하지 못했고, 자세한 표현도 생략했지만, 아이들의 순간을 색종이에 잡아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우리 예쁜 둥이들.....
부디 오래오래 서로 의지하며
잘 자라주기를......
외동이라 외롭다는 말을
통쾌하게 뒤집어 주기를.....
오늘의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