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꾸준히 일찍 일어나는 것 만큼 힘들고,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는 것 만큼 쉽지 않다.
글을 쓰고 싶었다.
자간 마다, 행간 마다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세계가 무한히 펼쳐지고,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누군가가 누구도 감당해보지 못한 시련을 모두 극복하여, 결국엔 멋지고도 멋지게 세상 한가운데 우뚝 서는 이야기가 쓰고 싶었더랬다.
아니아니, 글을 읽는 이 사람도, 저 사람도 가슴 가득 저릿한 감정이 올라와 눈물로 마구마구 솟구치는 그런 이야기가 쓰고 싶었더랬다.
아니아니아니, 첫 문장을 읽자마자 눈이 페이지에 찰싹 붙어 다음장을 보지 않으면 일이 손에 안 잡히고, 결말을 보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가 너무나도 쓰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내게 그런 이야기들이 샘솟는 원천이 과연 있는건지, 단어 단어를 구슬처럼 꿸 수 있는 실이 있는건지, 이야기 이야기를 구비구비 펼쳐낼 비단같은 이야기보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깜빡이는 커서가 진종일 기다려도, 나는 차마 말 걸지 못하고 또 한 발 물러선다.
모르겠다.
나는 잘 모르겠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해야하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