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은 타코야끼였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무작정 인터넷 검색을 하고,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반죽레시피와 타코야끼 굽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알게 되었다.
’이 거면 나도 해볼 수 있겠는데?‘ 생각이 들었고, 실현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가게가 꾸려지고, 맛있는 타코야끼를 굽고, 하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모든 게 핑크빛으로 보였다.
작은 규모의 매장으로 시작할 수 있으니 고정비가 줄어 부담이 없고, 오코노미야끼나 타코야끼를 평소에도 즐겨 먹는 나라서 즐겁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부분 학원으로 채워진 플라자 건물 1층에 8평 매장이 매물로 나왔고, 주말에 계약해야지 결심했다. 금요일쯤 부동산에 전화를 했는데 어제 다른 분과 계약이 되었다고 한다. 허무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템 찾기는 수제도넛, 젤라토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카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카페, 무인편의점, 무인카페, 수제마카롱까지 뾰족한 기준 없이 할 수 있겠다 싶은 모든 것들의 창업설명회와 상담을 진행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와 만나는 일이 꿈만 같았다. 때로는 만남의 목적을 잊고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궁금한 것들을 알아갔다. 완전히 그 세계 속에 빠져들어갔다. 새로운 세계에 몰입하고, 공감하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완전히 빠져들어 이곳에서 살면 얼마나 신나고, 재밌을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에 사로 잡혔다.
어떤 세계는 하루, 또 어떤 세계는 삼일, 모든 환상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냉탕에 들어간 듯 차가워졌다. 뜨겁게 달아오른 기대가 한없이 추락하며 현실을 똑바로 보게 했다. 그렇게 보낸 지 6개월이 되어간다.
작업실이 갖고 싶단 로망으로 4월에 다양한 카페를 알아봤다. 개인카페 사장님도 만나보고,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를 운영하는 점주와 전화통화도 했다.
카페는 모든 상권에 포화상태고, 브랜드의 마케팅과 메뉴개발 등을 개인카페로는 따라갈 수 없다 판단했다. 게다가 객단가가 낮아 결국 사장의 인건비를 벌어가는 것일 뿐이니 다른 아이템을 찾자 생각했었다.
모임에서 알게 된 분과 좋은 인연이 되어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마신 커피와 완전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시그니처 커피라는 소개와 함께 건넨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강한 자극의 쓰고, 탄맛 나는 커피가 아니었다. 첫 모금부터 부드럽고, 고소해서 맛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두 번째는 복숭아 향이 느껴지는 핸드드립 커피였다.
커피가 식어갈수록 복숭아 향은 더 깊어지고, 향기로웠다.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였다. 하나는 그림이나 글쓰기 작업을 할 때 정신을 맑게 해 주고, 목마름을 해소해 주는 음료이고, 다른 하나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남을 추진할 때 구실로 ‘커피 마실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스페셜티 커피는 ’그 커피가 마시고 싶어 카페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이번에는 그저 환상으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우리 동네에는 스타벅스가 2곳, 개인카페는 수십 개, 저가형 프랜차이즈의 모든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그럼에도 ‘그 집 커피가 먹고 싶어’하고 떠오르는 곳이 없다.
넓은 공간과 편안한 분위기는 스타벅스에 양보하고, 진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카페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