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사라질 때

계속되는 비 소식에 우리 집에도 문제가 생겼다.

아래층 거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연락이 왔다.

지난해 비슷한 상황을 해결해 보았기에, 이번에도 어렵지 않게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

누수전문가를 섭외해 전체적인 점검을 받고, 원인이 되는 곳을 수리했었다.

현재 상황을 지금 사는 곳의 집주인분께 알리고, 조치를 부탁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주인의 생각이 달라 의사소통이 어려워졌고, 결국 남편에게 해결을 부탁했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나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도 어렵고,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도 어렵다.

그저 문제해결을 위해 전화통화를 하고, 현장을 방문한 사람들과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뿐인데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기에 제삼자와 대면하게 되는 상황이 너무나 힘겨워 피하고만 싶다.

그러면 해결을 못했다는 죄책감과 무능함에 우울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유독 면역력이 약해 쉽게 상처가 나고, 아물기까지는 따갑고, 쓰라리다.

매번 같은 상처라도 아픈 것은 똑같다.

한동안 머물러 있는 우울함은 ‘내가 알아서 할게, 이제 신경 쓰지 마’ 해주는 남편의 따뜻함에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내가 잘하는 일을 더욱 잘하게 만들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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