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이 찾아온 순간, 심장이 짜릿하고 간지러웠다

‘엄마’가 되는 것과 ‘작가’로 불리는 것의 의미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이디어스 운영팀입니다.


일주일 동안 아이디어스(idus)로부터 다섯 통의 메일을 받았다. 평소 광고성 스팸메일이나 온라인 명세서 말고는 딱히 오는 게 없기에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흔한 인사말로 시작되지만 특별한 한 가지가 있다. 나를 불러주는 호칭이 작가님이라는 것이다. ‘작가님’이라는 단어는 팅커벨이 뿌려주는 마법의 가루가 되어 곧바로 행복해지도록 만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마음도 든다. 시험에 합격하여 전문자격을 취득한 것도 아니고, 공식적인 작가협회의 회원이 된 것도 아니며, 많은 사람에게 그림 의뢰를 받은 것도 아니기에 아직은 겸연쩍고, 어색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작가’로 불리는 것은 ‘엄마’가 되는 것과 닮았다.

2012년 2월 3일, 처음으로 임신 테스트 두 줄을 보고 아기천사가 찾아왔기를 간절히 바라며 병원에 갔다. 그리 경이로운 심장소리를 들었다. 임신 초기 입덧은 없었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두통에 시달렸다. 그리고 7년을 기다린 소중한 아기천사를 지키기 위해 매일을 살얼음판 걷듯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지냈다. 그러는 동안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고, 낳기만 하면 엄마가 짠하고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출산 직 후 간호사가 ‘어머니’라 불렀을 때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오직 나인채 34년을 살아왔기 때문일까, ‘나? 지금 나를 부르는 거지?’, ‘신기하다, 이제 진짜 엄마가 된 건가 봐’, ‘내가 엄마라고? 으, 아직은 어색해’의 쑥스럽고, 어색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이제 벌써 엄마로 10년을 살았다. 누군가 “엄마!”라 부르면 무조건 뒤돌아보는 조건반사가 일어난다. 아직 작가라 불리는 것이 어색하지만 엄마가 되었듯, 작가도 될 것이다.


아이디어스 작가가 되면, 전용 앱과 작가 웹사이트(http://artist.idus.com)의 권한이 생기고, 그곳에서 작가 프로필, 작가 스토리를 등록할 수 있으며, 마침내 작품을 판매할 수 있다. 최대한 빠르게 ‘따뜻하고 포근한 색연필 인물화 작품’을 등록했다.

처음 일주일은 ‘과연 주문이라는 게 올까?’, ‘내 그림을 상품으로 봐주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하는 불안한 마음과 ‘많은 주문에 색을 칠하다 팔이 아프면 어쩌지?’, ‘잠도 못 잘 만큼 주문이 밀리면?’하는 근거 없는 셀렘으로 보냈다.

두 번째 일주일은 지독한 소화불량 환자처럼 더부룩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보냈다. 나름 3시간 동안 색연필을 날카롭게 유지하며, 인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인물화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에 그림의 가격을 시간당 최저임금 정도로 책정했다. 그런데도 왜 주문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심하게 답답했다. 다른 작가가 받은 주문량이 너무도 부러웠다.

세 번째 일주일은 ‘언젠가 주문이 들어오기는 할까?’, ‘아이디어스의 안목은 틀린 걸까’, ‘여기가 끝은 아닐까?’하는 의혹의 물방울과 ‘이래서 그런가?’, ‘저래서 그런가?’, ‘원래 그런가?’, ‘나라서 그런가?’하는 의심의 물방울이 똘똘 뭉쳐 커다란 먹구름을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간결하고, 선명한 “색연필 인물화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라는 핸드폰 알람메시지가 도착했다.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가 멎었고, 나만이 커다란 환호성을 쏟아냈다, 꿈만 같았고,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비극의 첫 주문 이후 단 한 명이라도 나의 그림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남은 인생을 모두 걸어보기로 결심했었다. 그렇기에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 그래서 평생 하고 싶은 그림으로 얻은 첫 번째 수고의 대가는 감동적이고, 감사한 마음을 들게 했다. 벅찬 감동은 잠시 미뤄두고, 정성껏 스케치한 그림의 사진을 찍어 보냈다. 답장을 기다리는 20분 동안 중요한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초조하게 보냈다. “헉! 너무 마음에 들어요, 너무 좋은 것 같아요”라는 답장을 받은 후에야 편안한 숨이 쉬어졌다.

:::웜 그레이 색연필로 그린 스케치:::

채색 후 완성본을 보내니, “감사합니다”라는 짧고, 달콤한 답장을 보내 왔다.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셔서 산뜻한 기분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어쩌지’, ‘완전 별로니 환불해 달라 하지 않을까?’, ‘그런 말도 하기 싫을 만큼 별로라 쓰레기 통속으로 직행하면?’’하는 걱정들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처음으로 수고의 대가를 받은 나의 그림:::

‘나의 작은 수고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는 것’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기에, 묘하게 야릇한 이 행복한 기분을 무도 설명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잘못될까 봐 두려워 부딪쳐 보지 않았다면, 희미하게 밝아지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기에 ‘시작하길 정말 잘했어’라고 스스로를 응원한다. 다시 한걸음 나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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