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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터릴리 Sep 07. 2023

아이들에게 전했지만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인간관계의 비결

  최근에 인간관계를 다룬 영상을 보다가 가족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도 나를 미워해서 그런 거라고 해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반대로 어렸을 때 충분한 사랑과 믿음을 주고받지 못했다면 다른 사람의 뜻 없는 행동에도 발끈하게 된다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선의로 해석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진짜 나에게 타격이 없게 되거나 상대가 실제로 악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 안 통해서 포기한다는 이야기로도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같이 나눠보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요즘에 특히 주변 환경에 예상 가능한 그 이상 크게 반응하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며칠 전만 해도 그랬어요. 수업시간 중 제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있을 때 짝이 쳐다보는 걸 자기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손이 올라간 학생이 있었어요. 직접 손이 몸에 닿이지는 않아서 너무 다행이지만 아찔했던 순간이었고 짝은 당황하고 놀라 떨어져 앉고 싶다고 요청했습니다.


  순간 “그만!”이라고 외치고는 저도 화가 나서 좀 감정을 가라앉혔어요. 그리고 영상에서 얻은 제 깨달음을 아이들과도 나누기 시작했어요. 아래는 저와 아이들이 주고받은 이야기예요.




나 : 선생님이 혼을 냈을 때 이렇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요.


1번. 선생님이 내가 잘못한 걸 고치기를 바라시는구나. 나를 사랑하시나 봐.

2번. 나만 잘못한 게 아닌데! 선생님은 나를 미워해.


이 둘 중에 어떤 아이가 미래에 더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까요?


학생 : 1번이요

나 : 맞아요. 1번이에요.

그리고 실제로 그 생각대로 된답니다. 1번처럼 생각하고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대하는 친구를 선생님이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겠죠? 2번처럼 생각하고 선생님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선생님도?


학생 : 진짜 미운 마음이 생겨요.

선생님 : 그래서 여러분의 생각이 그만큼 중요한 거예요. 이번에는 친구와 길을 가다가 부딪혔어요. 어떤 반응이 예상되나요?


학생 1 : 그랬는지 물어봐요

학생 2 : 똑같이 부딪혀요

학생 3 : 때려요

학생 4 : 무시해요


나 : 때리거나 똑같이 부딪히기로 결정했다면, 나는 상대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학생 : 싫어한다고 생각해요.

나 : 그렇겠죠.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그 친구를 때리거나 밀치면, 그 친구와 결국 사이가 나쁘게 되고 진짜 서로 미워하게 되는 거예요.


사실은 조금 더 들어가면 그 아래 마음은 ‘저 친구가 나를 좋아할 리 없어 ‘ 더 밑에는 ’ 사람들은 나를 안 좋아해 ‘인 거예요. 자기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인 걸 믿지 못하는 거죠. 이 친구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해요.


나 밖의 사람, 환경을 내 마음 대로 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마음은? 가능하죠. 그래서 선생님은 여러분이 자기를 사랑하고 그 마음으로 주변을 예쁘게 보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도 여러분을 예쁘게 봐주거든요.




  3학년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그래도 나누고 싶었어요. 사실 저 자신에게 하고 싶고, 늘 하는 이야기기도 해요. 저는 과격한 행동을 하진 않지만 상대의 말과 행동, 반응을 잘 캐치하고 계속 생각하곤 하거든요. 소심한 거죠. 그런 제가 그나마 마음 편히 지내게 된 건 의도치 않았지만 남의 말과 행동을 그냥 선의로 해석해 버리는 거예요. 그 이야기가 영상에 나와서 너무 반가워버린 거예요. 고맙게도 이야기를 마치고 몇몇 아이들은 명강의였다고 폭풍 칭찬을 해줬네요. 몇 명의 아이들의 마음에라도 제 메시지가 남았으면 했어요. 무엇보다 주변 환경에 크게 감정이 흔들리고 폭발하는 그 아이에게 가 닿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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