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두려움
글쓰기가 '살아가는 존재이유'와 '내가 남기고 가는 것'이라는 글을 읽었다.
바쁘고 정신없지만 정작 뒤돌아 보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답답함 속에서 '글쓰기' 예찬은 내 맘 속에도 콕 박혔다.
나도 쓸 수 있을까.
실상은 몇 달이 지나도록 한 자도 써내지 못했다. 우선,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망막했고. 무슨 얘길 써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텅 비어 있는 내 머릿속에서 도대체 아무런 얘기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나는 흰 공간을 마주하지도 못했다.
드러내지 않으면 나의 얇고 미천한 내면의 깊이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웅크리고 내보이지 않는 것이 편하고 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춘다고 충족되는 건 없었다. 아예 없었으므로 그 무엇도 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젠 순간순간 허망함으로 돌아왔다.
미약한 시작이 왠지 부끄러웠다. 그렇게 규정되고 평가될 것 같은 불안함에 난 스스로를 옳아 매고 있었다.
두려움. 그건 머리로만 생각하고,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입바른 조언은 잘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허우적거리고만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말은 쉽고, 머리로 정답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으니.
고민에 지쳐 내가 뭘 찾고 있는지 흐릿해지고 지겨움에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양 발자국을 떼어 놓는다.
그렇게 난 시작하는 것 같다. 뭔가 대단한 걸 이루고 준비해야 할 것 같은 기대감에 허우적 대고 정작은 준비되지 않은 서투름과 지친 발걸음으로..
다들 나와 같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