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을 읽고
'무덤에서 실컷 잘 텐데, 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얘기가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때 가 있었다.
내가 잠과의 전쟁을 하던 시절, 중고등학교 때에는 쏟아지는 잠이 정말 싫었고 남들처럼 4-5시간만 자고 공부를 하지 못해 매번 그런 성적표를 받아 든다고 생각했다.
이제 사람들은 충분한 수면과 잘 자는 방법에 대해 얘기한다.
여전히 아이들은 바쁜 학원일정과 숙제로 잠과의 전쟁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예전만큼 잘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여겨지진 않는 것 같다.
저자는 잠을 자기 시작하는 첫 논램수면의 90분이 황금시간이라고 한다.
논램수면과 램수면은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되고 논램수면이 짧아지면서 아침에 깨게 된다.
수면에 들 때 낮은 심부온도와 반복된 행동으로 인한 뇌의 인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따뜻한 입욕이나
족욕으로 체온을 올리면 빠르게 심부온도가 내려가 논램수면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동일 시간에 반복되는 일상은 몸이 저절로 수면의 상태에 전환되게 만든다.
불면증의 경우 수면을 위한 방법에 집중하기보다
낮시간의 각성 수준을 높여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한다는 논리가 새로웠다.
실상 깨어있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은 각기 이뤄진다기보다 서로 상호영향을 받으며 연결되어 있으니까.
높은 각성 수준을 위해서는 빛을 쬐고, 체온을 올려야 한다.
작가가 추천하는 방법은 20분 간격으로 2번의 기상알람,
일어나서 햇빛 쬐기, 맨발로 피부온도 낮추기, 손 씻기, 씹는 저작운동이다.
죽은 시간으로 치부되던 것이 이젠 깨어있는 시간만큼 어쩜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욕구이자 잘 살기 위한 필수적인 시간이다.
이러한 수면은 얼마나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 같다.
하루를 치열하게 보낸 이의 수면은 편안할 수밖에었고, 시간을 온전히 보낸 사람은 스스로 정한 시간에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우리의 수면시간이 늦어지는 건 뭔가 불만족스럽고 아쉬움에 잠드는 시간을 조금씩 미루기 때문은 아닐까.
잠자리에 들며 '오늘 하루도 후해 없이 보냈다. 난 조금 더 똑똑해지고, 성장하여 잠자리에 든다'라고 되뇔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