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계절, 나에게 꼭 맞는 회사로의 성공적인 면접을 위한 핵심 팁
어느새 시간이 흘러 면접자보다 면접관이 더 익숙한 연차가 되었다.
면접관이 되어보니 면접자일 때 보이지 않았던 면접 팁들이 보인다.
(그렇다고 내가 면접자가 되었을 때 완벽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면접관이 되기 전에도 사실 난 면접의 경험이 많았다
4번의 이직, 첫 직장 구직 과정까지 하면 적어도 백 번 이상의 면접 경험이 있는 것 같다. 대학생 때는 취업스터디를 했는데, 희한하게 내가 도와준 스터디원들은 모두 본인들이 원하는 곳에 턱턱 붙었는데 나는 다른 이들보다 첫 직장에 합격하기까지 유독 구직 기간이 길어졌더랬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것인지 무엇인지..
각설하고, 구직자일 때 이미 다수의 면접 경험을 통해 쌓아 온 나의 노하우와 현재 면접관으로서의 시각을 더해 아래와 같이 내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면접을 위한 팁을 정리해 보았다.
면접은 일방적인 게 아니다. 면접자의 입장이 되면 회사로부터 나를 일방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생각에 더 움츠러들고 긴장된다. 특히, 경력직보다 신입일수록 그 긴장감이 더하다.
그런데 직장은 하루 중 집보다 나의 하루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이다. 나도 회사와 면접에 나온 실무팀을 함께 평가하며 나에게 적절한 회사인지, 내가 하고 싶은 직무인지 등 전체적으로 이 회사와 내가 fit 한 지 맞춰보는 시간, 기회라고 생각하고 면접에 임하자.
그리고 더하면, 사실 이 회사에 합격하지 않는다면 내 앞에 앉아 있는 면접관들은 다신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 삶에 크게 영향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가장 완벽한 면접을 위해선 면접 보는 회사를 공부하고, 면접 기출문제를 찾아보기 전 나 자신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격의 장단점의 경우
단점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치명적인 단점만 아니라면 어떻게 극복하고 보완하고 있는지 함께 얘기하면 된다. 오히려, 단점을 감추고자 단점 같지 않은 단점을 얘기한다면 면접에 따라 답변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생각되어 더 깊이 파고드는 압박 면접으로 면접의 난이도가 올라갈 수 있으니 진솔하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담백하게 얘기하자.
커리어상 강점과 약점
성격의 장단점 보다도 어떻게 보면 커리어적으로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입이라면 희망 직무 역량을 찾아보고(구직 공고 등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원하는 역량이 있다), 그에 맞춰 내가 가진 역량과 부족한 역량을 파악하면 된다.
경력직의 경우, 면접관으로서 이력서에 적은 실무를 본인이 직접 해봤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인데, 주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되는 프로젝트 혹은 본인이 많이 관여해 일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해당 경험을 통해 어떤 역량을 키웠고,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서술하면 본인의 커리어적인 강점을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강점보다는 사실 약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많이 당황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미리 답변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면접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동일한 연차수에 비해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알고, 향후 커리어에서 어떻게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생각하는지 정리해서 답변하자.
이미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또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려 하는지에 대한 계획까지 세워 둔 지원자를 안 좋게 볼래야 안 좋게 볼 수가 없다,
나를 파악했다면 이제 내가 원하는 회사, 직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파고듦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면접은 일방적이 아니라 나도 같이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이다. 해당 회사와 직무를 평가하려면 내게 있어 어떤 회사가 잘 맞는 회사인지에 대한 나만의 체크리스트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에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는 없다(나쁜 회사는 있을 수도 있겠다, 불법 등의). 다만, 나와 맞는 회사와 맞지 않는 회사가 있을 뿐이다. 각자가 다른 성향과 커리어 방향을 갖고 있기에 회사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다.
나에게 최고의 직장이 누군가에겐 최악의 도살장이 될 수 있다.
주로 회사를 구직할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적어보고, 그중에서 나는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 지 정한다. 나의 경우, 연봉과 복지와 같은 처우보다 직무의 다양성, 기업문화가 내게 중요한 가치였다.
나는 어떤 회사, 어떤 팀에서 어떻게 일하는 게 좋은지 어떤 사람과 일하는 게 좋은지, 힘든지 - 힘들다면 어떤 부분 때문에 힘들고 못 참겠는지 등등 내가 원하는 것이 명확하고 상세할수록 내가 더 잘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다. 물론, 내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맞춘 회사는 찾기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정하면 이런 부분은 단점이지만 장점이 그 부분을 상쇄한다면 커리어의 디딤돌로 생각할 수 있다.
※ 내가 생각하는 내게 맞는 회사 체크 리스트는 아래 글에서 상세히 적어 두었다.
↓↓↓
내가 작은 회사를 선택한 이유 (brunch.co.kr)
이제 나의 강점을 알았고, 내가 원하는 회사에 대한 기준이 섰다면 채용 공고를 보며 그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의 채용공고를 저장하며 타겟을 좀 더 좁힌다. 그리고 본격적인 해당 회사와 포지션에 대해 맞춤형 면접 노트를 준비한다.
나는 홍보/마케팅 포지션이기 때문에 내가 주로 면접 전(혹은 해당 회사와 협업을 위한 미팅 전) 확인하는 요소는 아래와 같다.
Owned channel: 그 회사가 갖고 있는 모든 공식 채널 -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어플리케이션, 뉴스레터(지난 뉴스레터 확인이 가능하다면)를 확인해 회사가 주력하는 사업, 연혁(흐름), 비전, 인재상, 코어 메시지(방향성) 등을 확인한다. 확인하며 나와 결이 맞을 지도 고려해 본다.
해당 회사 혹은 브랜드 명으로 검색한 최근 3개년 뉴스: 네이버 관련도 순으로 대략 훑어보면 그 회사에서 주력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CEO 인터뷰 기사 등을 보면 그 회사 인재상, 비전 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뉴스량이 너무 많다면 6개월 혹은 1년 정도로 단축해 검색해봐도 좋다. 나는 주로 큰 캠페인을 어떻게 홍보하는지, 어떤 부정 이슈가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 내 직무와 연결해서 살펴본다.
최근 진행한 캠페인, 퍼블릭 이벤트: 네이버 View와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에서 해당 캠페인을 검색해보고 대중의 반응을 본다.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잘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마지막, 어쩌면 제일 중요할 수 있는 회사 평: 주로 잡플래닛, 블라인드로 해당 기업을 검색해보고 잡플래닛의 경우 나는 2점 후반대면 평타라고 생각하고 면접을 진행한다. 잡플래닛은 주로 퇴사자가 리뷰를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랄한 평가가 많고, 오히려 5점에 가까운 리뷰가 가득하다면 진정성이 의심되어 더 낮은 평점에 신뢰가 간다. 어떤 팀에서 어떤 사람과 일하느냐에 따라 사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대략적인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기엔 좋다.
가끔 면접에 들어가 보면 지원자 중 우리 회사가 어떤 곳인지 혹은 본인이 어떤 일을 하게 될 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지원자를 만날 때면 서로의 시간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1~4까지가 모두 완료되었다면 이제는 타겟하는 회사와 포지션 별 나의 강점, 역량을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포지션, 회사에서는 이런 걸 잘했지만 이런 부분은 부족했고, 부족한 부분 중 내가 만약 입사한다면 어떤 식으로 다르게 할 수 있을지 혹은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면접의 방향을 좌우하는 1분 자기소개
그리고 해당 포지션과 회사에서 현재 어떤 인재가 필요할지 가늠해보고, 면접에서 진행되는 1분 자기소개(경력직의 경우, 업무 위주로 간단히 소개하라고 하는데)로 앞으로의 면접을 어떻게 끌고 갈지 내가 결정하고 리드한다. 자기소개에 질문을 받았으면 하는 부분 혹은 해당 회사에서 관심을 가져할 만한 부분을 떡밥으로 꼭 던지고, 면접의 페이스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강조할 부분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강조되지 않는다는 것. 늘 과하면 부족함보다 못하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 딱 3가지만 정하고 나머지는 오히려 비우기, 여백이 오히려 내 강점을 더 돋보이게 해 준다.
면접에 임할 때 눈앞의 답변에 급급해 거짓말을 하거나 해보지 않은 일을 과장 혹은 포장해서 얼버무리는 지원자가 있다. 오히려, 그 답변에 면접관이 넘어갔더라도 합격 후 근무하게 되면 그 실력이 다 들통나게 되니 진정성 있게 면접에 임하길 당부한다.
사실, 지원자는 이렇게 포장하면 감춰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면접관은 하루에도 여러 명의 지원자를 만난다. 조금만 더 깊이 질문하면 지원자의 바닥을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답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열의를 보여주는 태도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어쩌면 필수는 아니다. 옵션이지만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때로는 지원자의 역량이 훌륭해도 탈락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회사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공동체이고, 면접 평가는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지원자의 역량 외에도 이미 있는 구성원들과의 조화, 당시 팀에서 부족한 역량 등을 고려하다 보면 완벽하게 면접을 마쳤어도 누구나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우리는 면접 운 혹은 회사와의 인연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접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면 해당 팀에 혹은 다른 팀에 TO가 생겼을 때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리고 설령 다른 회사에 취직하더라도 업계가 좁기 때문에 커리어를 쌓다 보면 언젠간 마주칠 수 있다.
가장 쉬운 팁은 면접이 끝난 후 면접의 기회에 대한 감사 인사 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지원자는 늘 회사의 피드백을 기다리는 입장일 때가 많은데 이 역시도 면접을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일방적인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이어지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먼저 연락해 오늘 얘기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메일을 보내, 간단하지만 면접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보자.
회사는 어쩌면 내 배우자를 고르는 것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 나의 생계와 연결되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회사생활이 불행하다면 내 인생이 불행해진다.
면접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 파악 후
그에 맞는 회사와 포지션을 선택해 지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