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전엔 알지 못했던 사업가가 가져하는 일의 태도 3
사장은 처음이라.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마인드셋 바꾸기
올해도 반년이 지났다.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로 나를 소개한 지도 어언 6개월.
회사를 나와 좋은 점은 더 이상 직장인일 때 받았던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하지만,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회사원일 땐 나의 스트레스의 방향은 혹은 근원은 내가 아닌 남이었다.
함께 일하는 거래처 혹은 클라이언트의 태도에 화가 나고, 혹은 함께 일하는 사람, 대표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화가 났다. 동료와 창업한 지 어언 6개월, 지난 반년을 돌이켜보면 더 이상 회사원일 때 받았던 스트레스, 고민들은 없다. 아직은 마음이 맞는 동료와 둘이라 사람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없으며 회사에 있을 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던 데에서 받던 스트레스도 내 사업체가 되니 수긍이 되고 하기 싫어도 얻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고되지 않다.
그럼 사업가로서 받는 스트레스란 무엇이냐.
바로 나다.
평소 성격이 급하고 또 파워 J형인 나는 계획하지 않고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하나하나 시도해 보지 않아도 가장 최적의 길을 찾길 원했다.
어느순간 정신 차리니 나는 나를 들들 볶고 있었다.
내 사업체를 꾸려보니 계획대로 되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아마도 퇴사 전 확실한 창업 아이템을 갖고 나온 사람에겐 해당되지 않는 스트레스일 수도 있는데,
(하지만 이 역시도 늘 해봐야 그 길이 보이므로 강도의 차이일듯하다)
홍보대행사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이면서도 홍보 대행보다 좀 더 효율이 날 수 있는 일의 방향성을 원했던 우리는 여전히 방황 중이다. 방황이라는 단어가 좀 부정적으로 들린다면 끝없는 시도 중이라고 고쳐야겠다.
지난 반년 간 널을 뛰는 감정기복을 경험하며 내가 정리한 직장인일 땐 알지 못했던, 이제 더 이상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의 마인드셋으로 일을 대할 때 필요한 태도는 크게 세 가지이다.
1. 시류에 나를 맡길 것, 빠른 실패로 실행력을 높일 것
사업가에겐 1-10까지 펼쳐질 모든 것을 예측하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Just Do it 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계획보다 더 좋은 기회가 좋은 일이 펼쳐질 수 도 있다.
결국 처음에 내가 예측하는 방향성은 당연히 있겠지만 중간에 예측한 대로 되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나의 한정된 경험으로 예측한 예측치는 틀리기 쉽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절하고 낙담할 필요 없다.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인한 실패는 오히려 다음의 도약을 위한 배움과 깨달음이 될 것이고,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일이 다르게 흘러갈 땐 파도를 타듯 시류에 나를 맡기고 이 일이 이 기회가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설레하면 될 일이다.
특히, 나같이 영세하게 시작할수록 빠른 시도와 빠른 실패를 경험하는 게 어찌 보면 앞서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많은 성공한 사업가들도 명예로운 예술가들도 망설이지 않는 시도와 실행력으로 빨리 해보고 빨리 실패해 가며 방향성을 수정해 나가는 게 현명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빠른 변화에 몸을 맡길 때 중요한 건 각 단계마다 최선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 다는 것.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오히려 빠른 시도와 빠른 실패를 경험하는 요즘이다.
2.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
일을 하다 보면 기쁘고 보람찬 순간도, 이게 뭐 하고 있는 거지 불안하고 멍해지는 순간도 있다. 이건 직장인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다만, 내 사업체를 꾸려가는 사업가에게는 이 일희일비하는 순간이 더 자주 찾아온다.
일희는 도움이 되지만(특히 작은 것이라도 크게 기뻐하면 나에게도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 일비가 희와 같은 폭의 비가 아닌 1희 10 비 하게 되는 사업가에겐 일비는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우울해서 모든 동기 부여를 앗아갈 수 있으니.
최근 tvN <유퀴즈온 더블록> 200회에 출연한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를 보았는데, 김연아 선수가 선수생활 닥친 다양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건 그녀의 무덤덤함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사업가에게도 무덤덤한 강철심장이 필요하다.
3. 마지막으로 일과 나를 분리하는 연습
직장인일 땐 일과 내가 분리가 잘 되었다. 점심시간이면 급한일도 바로 손 탁 놓아버리고 점심을 먹고, 물론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땐 퇴근 이후에도 일생각을 종종 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10년간의 회사생활을 통해 나는 일과 나를 분리하는 연습을 했다.
사회초년생 시절엔 물론 쉽지 않았다. 일에서 터진 이슈로 서로 부정적인 피드백이 오갈 때 내 실수가 아님에도 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주말에도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하지만, 멀리 나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도 중요하니까. 일과 나를 분리하며 일하는 시간 동안만 최선을 다해왔다.
그런데 웬걸, 사업을 하니 또다시 원점이다.
정말 사장님은 24/7 일을 한다고 하더니 너무나도 작고 소중한 내 사업체를 빠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몸으로 무엇을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일 생각이 끊임이 없다. 초반에는 지칠 줄 모르고 어딜 가나 일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질려버리는 순간이 왔다.
이러다 번아웃이 올 것 같아 그날의 업무를 마친 뒤에 한동안 일 생각이 들지 않게 넷플릭스를 보거나 고강도 운동을 하며 일로부터 내 뇌를 따돌리고 있다.
멀리 가려면 오래가야 하고, 오래가려면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 특히, 대표의 멘탈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된다. 멘탈이 무너지면 건강과 체력이 무너지고 이는 결국 일과 사업체에 영향을 미치니.
요즘엔 내 멘탈을 지키기 위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다른 1인 사업가 혹은 작은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님들은 일에 대한 태도에 어떤 깨달음이 있으신 지 궁금하다. 댓글로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함께 고충 나누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