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진 찍는 미미 Jan 30. 2024

쎄무 핸드백

남편의 첫 선물 

남편과 나는 12월 9일에 처음 만났다. 나와는 대학 동기이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 자기 어릴 적 동네 친구들 무리 중 한 사람을  소개해 준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나올 사람이 사정이 생겨서 대신 나온 대타였다. 물론 본인도 나도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내가 먼저 알았고 남편에게 말해줬고, 어머님께도 내가 원래 소개받으려고 한 사람이 00라고 했더니, 어머님 말씀이 "걔네 엄마는 시집살이시켰을 거야. 안 만나길 잘했어"라고 하셔서 함께 크게 웃은 기억이 난다. 나에게 잘 보여야 하는 남편의 첫 크리스마스선물은 예쁜 포장상자 안에 들어 있던 쎄무 핸드백이었다. 명동 어느 경양식 집에서 받은 핸드백, 그땐 참 예뻤는데... 큰 딸이 대학생 때 잠깐 들기도 했지만 이제 준다고 하면 짐만 될 터이니 나와 같이 나이를 먹은 저 핸드백은   아무래도 내가 그냥 가지고 있어야 하나보다.

나는 잊고 있을 지도 모르는 남편과 만난 첫 겨울의 추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  핸드백이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한번  그때처럼 어깨에 둘러매고 나가 봐야 할 까 보다.

추억은 기억을 따라 가는 여행속의 만남이다.





이전 06화 주발과 대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