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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진 찍는 미미 Feb 02. 2024

호롱불

안 아프니?

엄마한테 전화하면 언제나 언제나 첫마디가 내 이름을 부르고는  "안 아프니?" 라는 말씀이었다. 첨엔 엄마 걱정이나 하라며 나한테 그걸 왜 묻냐고 짜증 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후에 시간이 흘러도 매번 똑같은 말씀이셨다. 그 땐  대답을  안 했다. 대답할 필요가 없는 괜한  걱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연세가 드신 엄마는 귀가 어두워져 잘 못 듣게 되셨다.

 그때는  괜찮다 괜찮다 큰 소리로 대답하다가 옆에 있는 사람한테 괜찮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

 더 연세가 드시고 점점 건강상태도 좋지 않고 귀도 아주 안 들리게 된 엄마는 전화하면 여전히 똑같이 물었다 “00아!! 내가 이제 안 들리니 내 말만 들어라. 안 아프니?”

대답대신 운다. 아주 많이 울었다.

너무 걱정이 되니 안 아프고 잘 있다는 대답이 듣고 싶어서, 확인하고 싶어서  그렇게 물어보셨을지도 모르겠다.

이젠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플 땐 엄마가 안 아프니? 하고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그 목소리가 듣고 싶고  그립다. 엄마가 속상하든 말든,“엄마 나 아파,”라고 말하고 싶다.

그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엄마, 엄마. 나의 엄마! 참말로 많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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