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이, 진돌이
사업이라고 크게 벌려 놓고 아버지는 그다지 열심이지 않으셨다고 그래서 일을 혼자 다 했다고 말씀하시던 엄마! 너무 일이 많아서 화장실도 제때 못 갔다, 본인의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하시던 엄마가 아무리 바빠도 철저히 챙기시는 게 있으니 진순이 진돌이 밥이었다. 손수 시장에 가서 커다란 양푼에 생선 부산물 얻어다가 푹푹 삶아서 그들에게 주었다. 미원도 넣고 맛까지 보셨다. 정성스럽게 밥을 해 먹이셨다. 어느 날 올케가 말했었다 "어머니는 저희들 밥 먹었냐는 말씀은 한 번도 안 하시고 집에 들어오시면 개밥 줬냐가 첫 말씀이었다"고.. "너희는 배고프면 밥 달라고 하고 밥을 먹지만 쟤들은 말을 못 하잖아" 하시던 엄마의 대답이 생생하다. 어떤 약품에 진돌이 진순이가 노출되어 둘 다 엄마를 버리고 떠났을 때 엄마는 며칠 동안 진지도 못 드시고 넋 놓고 지내셨다. 텅 빈 양푼만 바라보는 시간이 많으셨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말씀하셨다. "이젠 개 안 기르련다."
가끔 진순이 진돌이 말씀하시며 그리워 하던 울 엄마 이제 진순이 진돌이도 만났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