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애창곡
엄마는 최병걸 가수의 '발길을 돌~리려고 바람 부는 대로 걸어도'라는 노래를 좋아하시고 잘 부르셨다.
기분이 좋으실 때 크게 부르기도 하셨다. 그때가 찬스였다. 잘못한 것 고백하거나 필요한 용돈을 받아낼 찬스! 엄마의 노랫소리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잘하시는 것 같았다. 어느 날 아프다고 누워 잠이 들었다가 잠시 눈을 떴는 데 아버지랑 두 분이 대화 중에 내가 아픈 것이 걱정이라고 어서 나아야 할 텐데 하시던 말씀을 듣고 다시 잠이 들었었다. 세상 포근하고 따뜻하고 안심이 되는 사랑의 이불을 덮고... 그리고 깨끗이 나았다.
실눈 뜨고 두 분의 이야기를 다 듣고 다시 잠든 나를 알고 계셨을지 모른다. 두 분이 눈을 끔뻑거리며 내가 듣고 있다고 사인을 보내셨을지도 모른다.
내가 내 아이들을 기를 때 그런 적이 있기 때문이고, 그건 사랑이었으니까.
난 오늘 발길을 돌리려고 ~ 이 노래를 하루종일 목청껏 불러볼 거다. 아마 엄마도 나와 함께 입 맞춰 부르실 거다.
엄마! 내 노랫소리 잘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