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3일 전, 완성된 집을 뜯어야 했다.

by 스윗
"전기가 안 들어온다고요?
인테리어 다 했는데
벽이랑 바닥을 다 뜯으면 어떻게 해요?"

손끝이 저리고

아찔한 듯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듯 마르는 느낌이다.


"대체 내게 왜 이래!"

누군가가 있다면

악을 쓰며 소리 지르고 싶었다.


"우린 전기공사 안 했어요.
바닥, 벽까지 다 뜯어야 할 텐데"

메마른 얼굴로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자리를 뜨는

인테리어 사장의

예의 바른 인사에 분노가 치밀었다.


오늘이 금요일 저녁.

3일 뒤면 이삿날이다.




"전기공사 안 했어도
인테리어 하면서 건드린 것 같은데 양심 없네."

관리사무소에서 소개받아 온

전기기사 말에 확신을 얻었다.


그래. 그랬지.

일을 순조롭게 하는 사람이 아니었지.


다정한 척.

위로를 건네던 인테리어 사장 목소리가

당당해진 내 목소리에 거칠게 변했다.


토요일 아침.


"100%라고 말 못 해도
주방 타일 뜯으면 될 것 같은데.."

틀려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나의 말에

전문가들의 조언은 한결같이 같았다.


유일한 방법은

타일을 뜯어야 했다.


"여기 보면
타일 공사하면서 선을 잘못 연결했어.
이러니 전기가 안 돌지."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는 나의 시선을 외면하는

인테리어 사장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었다.


"안방 화장실 바닥 물이 안 빠져요.
배수구가 막힌 것 같아요."
"우리가 그런 게 아니에요"

라는 인테리어 사장의 말이 무색해질 만큼

전문가의 말은 달랐다.


"시멘트 가루가 안에서 굳어졌네요.
따로 모아서 버려야 했는데.
하수구에 버리면 이렇게 막혀요."




내 손에 쥐어진 비용은

그동안의 마음 졸임으로 위로가 되지 않았다.


"사람 착하잖아.
답답하긴 해도 나쁜 양반 아닌데 왜."
"일 할 때 어땠는지 몰라서 그래.
자기한테는 안 그러니 모르지."

"원인 찾느라 내가 전문가 몇 명을 찾았어?
그때마다 들어간 돈이며
내 속만 탔다고."


우리 집을 인테리어 하는데

사람의 선함이 중요했던가?


능력을 보는 나와

성격을 보는 남편의 차이뿐인 걸까?


중요한 건

원인을 찾는 것도

책임도 늘 내 몫이었다.


같이 놓을 것인가.

힘겨운 싸움을 시작할 것인가.


난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전장 한가운데에 설 것이다.



작가의 한 줄

인테리어 전,

전기 배관이 문제없는지 꼭 확인받고 진행하세요.

생각 외로 많이 일어나는 사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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