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어둠 속, 나를 꺼내다
완벽한 엄마가 되려 애쓰던 나,
그 안에 잠든 괴물을 이제야 마주한다.
수시로 문을 두드리는 내 안의 작은 괴물.
감정을 먹고 자라, 어느새 내 안 가득 자리 잡은 그놈 때문에
내 아이, 내 소중한 아이까지 잡아먹힐까 봐 두려웠다.
몰랐다.
상상도 못 했다.
내 안의 작은 괴물이,
어린 시절 내 안의 아픔을 먹고 자란 존재였다는 걸.
유난히 예민한 아이였던 내가 듣던 말은
> 별 걸 다 기억해!
> 쓸데없는 소리 말고 공부나 해.
> 지동생은 옆에서 듣기만 해도 더 잘하는데, 누나라는 게 쯧쯧
늘 공상과 상상을 마주하던 난
유별난 아이라는 질책을 받았다.
그랬다!
난 1 더하기 1은 눈만 멀뚱멀뚱
100원 더하기 100원은 200원
숨도 안 쉬고 대답하는 이상한 아이였다.
그리고, 그건 날 낳아준 사람과 닮아 있었다.
아빠의 두 번째 사업이 망하고
아침마다 엄마가 일하러 나갈 땐
동생에겐 용돈이 쥐어졌지만
나에겐 욕설만이 쥐어졌다.
> 엄마. 나 학교 가야 하는데...
> 아침부터 재수 없게 굴지 마.
> 나만 보면 돈. 돈. 돈.
그런 날이면,
전날 할머니의 전화에
늦은 시간까지 큰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랬지.
그랬겠지
같이 커왔으니..
그냥 그땐 괜찮은 줄 알았다.
괜찮아야 했다.
하지만,
아이의 보챔에, 이유 없는 울음에
쉽게 지쳐버리는 ‘엄마’라는 이름의 나.
그 순간
잠들어 있던 내 안의 괴물이 고개를 든다.
“혹시 그런 적 있나요?
아이에게 화내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날.”
이제는 도망치지 않으려 한다.
그 괴물과 마주 보려 한다.
두 눈을 뜨고, 주먹을 힘껏 쥐고,
용기 내어 싸워야지.
나의 소중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내 아이의 웃음을 지키기 위해.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용기를 낸다.
어둠 속에서도 나를 찾아 나서는 길,
그 길의 끝에는 분명 빛이 있을 거라 믿으며.
이제야 "엄마"가 아닌 사람인 ‘나’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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