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네에서 떨어졌다.
놀란 건 나였는데, 아이는 울지 않았다.
작은 손을 툭툭 털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괜찮아.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어.”
그 한마디에 내 마음이 멈췄다.
작고 단단한 용기였다.
어른인 나는 아직 배우는 중이었다.
그저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던 그 아이가,
내가 미처 배우지 못한 태도를 보여줬다.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래? 그럼 다시 해볼래? 대신 꼭 잡아야 해.”
아이의 손이 그네줄을 꽉 잡는다.
그네가 천천히 움직였다.
처음엔 조금 흔들리더니, 이내 하늘로 가볍게 올라갔다.
햇살이 머리카락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그 순간, 내 마음 한켠이 따뜻하게 녹아내렸다.
조금만 안 돼도 짜증을 내던 아이였다.
예전엔 “못하겠어”, “싫어”가 입에 붙어 있던 아이였다.
그런데 요즘은 스스로 말한다.
“괜찮아, 다시 하지 뭐.”
세상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내 아이가 그새 한걸음 더 걸었다.
그 말이 얼마나 큰 문장인지,
살면서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나도 그렇다.
넘어지면 화가 나고, 마음이 다치면 도망치고 싶다.
그런데 아이는 다르게 배운다.
넘어졌다는 사실보다,
‘다시 하면 된다’는 가능성을 본다.
그네를 타던 그날,
나는 내 아이에게서 삶의 근육을 봤다.
유연하게 다시 도전하는 힘,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서는 마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는
‘괜찮아’라는 단단한 문장.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가 배우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이의 그네가 조금 더 높이 오를 때마다,
내 마음도 그만큼 자라났다.
그네를 밀던 손 위로,
바람과 배움이 스쳤다.
이제 나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