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던 그 일주일

안심이라 믿었던 모든 선택이 멈췄다.

by 스윗

어린이집이 당첨되었다.

시립어린이집은 인기가 좋아 당첨되기 힘들다고 해서

설마 했는데.

운이 좋았다.

혹시 몰라 일찍 신청한 덕분인가.

아이가 운이 좋은 걸까.


묘한 마음이었다.

"가정어린이집의 따듯한 분위기가 좋았는데
좁은 공간과 활동이 아쉬워.
시립어린이집은 활동을 많이 하던데
따듯한 분위기가 아쉽고 어쩌지."
"아유
다 똑같아.
그냥 가까운데 보내.
엄마도 편하고 애도 편하지."


전과 달리"엄마도 편하고"가 껄끄럽지 않았다.

"엄마도 쉼이 있어야 아이에게 다정한 눈길도 주지."




아이들도 이미지 관리를 하고

수치를 안다.


밖에서는 세상 얌전한 아이가

엄마를 만나는 순간

온갖 투정과 짜증을 부리는 게 아니겠는가.


이제, 밖에서 애써 참아온 아이의 긴장을

온전히 받아내야 하는 나의 진짜 육아는

이제부터 시작이겠구나 싶었다.


나의 어린 왕.

아인이도 그랬다.


"아유 애가 얌전하고
어린이집 가면 선생님들이 예뻐하시겠어요."
"아유~ 아니에요.
얼마나 장난꾸러기인데요.
낯가림도 심하고."

그러면서도 안심이 되고 기뻤다.


시립 어린이집에 당첨이 되고

인기 있는 선생님이 담임으로 지정되자

내 아이가 인복이 있는 건가 싶어 기분까지 좋아졌다.




기차를 타고 싶다고 노래 부르는 재인이를 위해

겨우 구한 ktx 표 3장.

아인이는 기차를 탄다며 신나 했고

난 스쳐가듯 지나가지만

예전 살던 동네를 지나가 기뻤다.


입학 전에 여행 다녀오자.

급하게 떠난 일정이라 연락도 못하고 들른 그리운 곳.


오랜만에 친정엄마 같은 사장님을 뵈러

신나는 걸음으로 들어갔지만

뵐 수 없었다.

만나서 무언가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마음은

그곳의 낯익은 인테리어와

친숙한 간판만으로도 충분히 채워졌다.

안심이 되는 묘한 마음의 평화.

아이의 입학을 앞두고 내가 찾고 싶었던 건,

어쩌면 이런 익숙한 다정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피곤했던 걸까.

엄마의 무지였을까.


아인이는 심한 감기와 열로 인해

어린이집을 나가지 못했다.


아이가 아프면 모든 게 멈춘다.


내가 쌓아온 계획도, 안도감도.

어렵게 얻은 시립 어린이집의 기쁨조차

아이의 열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일주일간의 결석.

나는 다시 물수건을 짰다.

그리고 그건,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하는 새로운 불안의 시작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이 일주일이,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하는 시간의 시작이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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