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놀았는데, 아이는 혼자였다.

친구가 생긴다는 건, 누군가에게 밀려난다는 뜻이다.

by 스윗

아이에게 친구가 필요하다는 걸,

그리고 친구가 생긴다는 건,

누군가에게 밀려난다는 뜻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그날 처음 실감했다.


가정보육은

아이와 많은 시간을 쌓을 수 있어 행복하지만

커가는 아이는 친구를 찾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일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마음을.

엄마인 나는 어떻게 말해 주어야 하는 걸까.


달칵.

옆집 소리에 혼자서도 잘 놀던 아인이의 귀가 쫑긋거린다.


"엄마 엄마.
윤아야 윤아.
윤아는 내 친구야? 그지?"

요즘 들어 친구에 의미를 두는 아이.

놀이터에 나가 놀 때면

혼자 덩그러니 노는 게 싫다는 듯 투정을 부린다.

어디서 들은 건지 친구를 초대한다며

부푼듯한 목소리에 또 짠해지는 마음이다.


"엄마~ 우리 윤아 초대할까?"
"엄마~ 우리 예나 초대할까?"

엄마 마음도 모르고 친구를 찾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흐트러지곤 한다.




그렇게 나선 산책 길.

비슷한 개월 수의 엄마가 말을 건다.

“어디 어린이집 다니세요?
괜찮으시면 같이 산책하실래요.”


방향도 같아 자연스럽게 향한 길에

갑자기 산책길을 함께한 엄마의 발걸음이 앞선다.

"어머~ 윤아 엄마~"


인이가 반갑다는 듯 소리를 지른다.

"엄마~
윤아. 윤아. 내 친구."


친구를 만났다며 팔짝팔짝 뛰는 아이의 모습에

멋쩍은 듯 다가가 윤아와 윤아 엄마에게 인사를 건네는 나였다.

옆집에 살지만 누구나 그렇듯

마주치면 정중한 목인사가 다인 사이다.


"윤아 어린이집 이제 끝났구나?"
"인이야~
우리 같이 그네타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윤아를 부른다.

아이들의 하원 시간.


어느덧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과 엄마들로 채워진 공간에서

나와 아인이는 묘한 이질감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여럿이서 함께 탄 그네에서

아인이는 혼자인 듯 외로워 보였다.


엄마의 시선이겠지.

혼자 마음을 달래는 순간.




"뿡뿡뿡"

한 아이가 뱉는 소리에

"꺄르르르륵"

다 같이 터지는 윤아와 친구들의 웃음소리.

그 속에서 혼자 왜 웃는지 모르겠다는 듯 어리둥절해하는 아인이는

잠시 나를 보더니 이내 바닥만 내려봤다.


"그네 안 탈래"

조금씩 혼자 다른 놀이를 하는 아인이.

그리고 점 점 그곳에서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3개월 빠른 윤아가 같이 놀자는 듯 아인이를 챙겼지만,

결국 다른 곳 놀이터를 향해 떠나듯 갔다.


피한다고 떠난 길에 윤아와 친구들을 만난 아인이의 발걸음이

찰나의 순간 멈칫 한 걸 보았다.

아이들은 다른 걸까.

아까와 달리 아인이가 가지고 온 공을 가지고 신나게 놀았다.


그래서였을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날 이후로 아인이는 윤아에게 친구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쩌다 가끔 부딪쳐도 그냥 먼 곳만 볼뿐.

반갑게 흔든 윤아의 손을 늘 외면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엄마는 어떤 선택을 했어야 했던 걸까.


나는 아이의 닫힌 마음을 억지로 열지 않기로 했다.

비어버린 친구의 자리를 서둘러 채워주려 애쓰기보다,

혼자서도 단단히 설 수 있도록

아이의 외로운 시선 끝을 함께 바라봐 주는 것이다.


그날 이후, 나의 기준은 분명해졌다.

관계가 아이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 관계는 더 이상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무리에 밀어 넣기보다,

아이의 외로운 시선 곁에 남는 선택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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