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인 듯 악인 아닌 악인 같은 이들의 정 이야기
이 영화를 보고
글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하루를 보내다가
대체 이런 영화를 나는 왜 몰랐지
다른 사람들은 알았나 싶어서
자려다 누워 브런치에 검색했다
요즘 내가 가장 먼저 믿고 보는 글은 브런치다
나 같은 사람들과 연이 닿길 바라면서 ㅎㅎ
그런데 브런치에 없었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가 없다
와우. 이거 개봉을 안 한 건가 생각하며 재빨리 네이버를 뒤져본다
7.81
이 숫자를 보고 글을 시작할 끈을 잡았다
네이버평점 7.81
나는 넷플릭스라는 망망대해가 다양해서 좋지만 평점이 없어 한편 시작하는 데에 굉장히 시간을 많이 쓴다
아무거나 보고 싶진 않고 잘 만든 걸 공들여 보고 싶은데 제목과 사진 한 장만으로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처럼 평점을 도입하면 좋겠는데 일부러 감추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곧잘 네이버 평점을 찾는다
8점 이상인 것들로 골라서..(매우 어려움)
난 대중문화를 공부한 사람이어서 대중의 잣대를 어느 정도 (꽤 많이) 믿는 편이다 다수가 좋다고 하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수가 별로라고 하면 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라고 생각해 왔다
오늘 7.81을 보기 전까지.
내가 이영화를 네이버평점을 먼저 봤으면 안 봤을지도 모른다 이영화 포스터에 유아인이 없었으면 안 봤을 것이다
좋아하는 배우가 많은 듯 하지만 팬이라고 할 정도의 배우는 손에 꼽는 내가
처음 들은 영화라니! 망작이라도 본다는 사명감에
무작정 시작했던 영화다
... 그런 영화인데 또 영화내용으로 들어가 뭔갈 쓰려하니 글이 나오지 않는다.. 정말 이런 영화다
오늘 저녁에 운전하다 노을이 지는데 <소리도 없이> 영화 같았다
당분간 깨끗한 하늘의 감성 노을을 보면 난 이영화를 생각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악인 한 명 나오지 않는 서사에서 악인들같이 보이는 사람들로 구성된 착한 마음들의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난 이영화가 너무 사랑스럽고 맘에 들어
이 영화 만든 감독이 대체 누구지
찾아봤더니.... 네... 이미 상을 휩쓸었네요 나만 몰랐을 뿐.
다행이다... 그래도 이런 가치 있는 영화를 평점은 몰라줘도 평단은 알아봐 줘서.... 나라면 이영화에 10점을 줄텐데 이제 난 대중적이지 않나 어디서부터 대중적이지 않게 살고 있나 반추해 본다
어쩌다 맡게 된 아이가
내일 아빠온대요?
4일 안엔 아빠 안 오죠 할 때 저릿한 마음..
귀신 나올 거 같은 집에서 동생과 옷을 개어놓은 장면에서의 서프라이즈 순간.
피를 뚝뚝 떨어뜨리며 시체가 지나간 자리에 쪼그려 앉아 꽃을 그리는 장면..
대사도 소리도 한마디 없이 모든 걸 다 표현해 내는 태인...(이이름도 자막이 없었으면 몰랐을거다. 이 작품에 유아인은 없다 그냥 말 못하는 태인이 있을 뿐)
자기가 경찰이라고 음흉하게 웃는 할아버지가 진짜 경찰이었을 때의 당혹감..
나는 이영화를 잘 따라가다 하나 놓친 포인트가 있었는데
왜 마지막에 아이는 유괴범이라고 했을까
하긴. 그마저도 생각해 보면 따라갈 수 있을 거 같기도...
이 모든 겹겹의 소중한 장면들을 끝까지 쌓아 올리고
영화는 마지막에 엔딩크레디트에 에필로그로 꽃을 피우고 막을 내린다
넷이 웃고 떠드는 즉석카메라 사진....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영화다
내가 영상을 전공하면서도 PD가 가능할까 고민했던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작가는 말하는 사람이고 PD는 보여주는 사람이다
이 영화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무엇인가 에 대한 화답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교과서적 작품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주연배우의 말도 없앴다) 그러면서도 어느것 하나 놓쳐지지 않고 시간과 감정과 서사와 그 모든 것의 흐름이 절절히 전해지는 것을 보면 너무나 대단한 작품이다
아... 어쩜 좋지
이건 고령화가족과 사도와 미나리와 버닝을 다 한꺼번에 차려놓은 대작인데 이 벅찬 마음을 누구와 함께 나눠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