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걷는 꽃길

by 노란고구마


황홀히 섞인 꽃향기에

들뜬 새싹처럼

수줍게 고개만 내민

설렘이 자라납니다


한낮 쏟아진 여우비에

깊어지는 계곡처럼

살며시 맞닿은 어깨가

기쁨에 넘실댑니다


험하게 벋은 고갯길을

자유로운 새처럼

앞뒤로 두 손을 맞잡고

부지런히 나아갑니다


지난한 사무친 추위를

버텨낸 억새처럼

눈꽃 가득 피어난 숲길에

발자국을 내어봅니다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식혀주는 바람처럼

애타게 그리던 봄이

미소 띠며 다가옵니다


한아름 약속한 꽃을 안고

돌아온 봄날처럼

나란히 발걸음을 맞춰

꽃길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