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이름표

by 노란고구마


떨어지는 낙엽을 줍듯
희미해진 기억들을 모아
이름표를 달아봅니다

한 장씩 넘겨본 추억에
알맞은 이름을 지어주니
잃어버렸던 색들이 빛나

이름을 적어보는 순간
저마다 그리운 향이 일어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뒤섞여 어린 그리움에는
깊이 덮어두었던 상처마저
아직껏 선연히 떠올라

아려오는 가슴을 따라
한동안 떨리는 손으로
마음을 더듬습니다

흐리지 않은 흉터가
이미 그 이름을 대신하여
이름 붙일 수고를 덜어내


가벼이 찾지 못하도록
때로는 돌아서 가라고
빈 이름표로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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