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같은 바람에
봄 여름 가을
부지런했던 흔적이
힘없이 떨어진다
저 앙상한 가지에
한 때는 푸른 새싹이
하늘에 닿을 듯
반짝이던 잎사귀가
요란한 장마에도
밤낮으로 버텨내어
서서히 물들던 간
아름다운 추억들
매년 맞이한 이별이
익숙할 법도 한데
나이테가 늘어나도
단단해지지 못해서
마지막 잎새까지
떨군 모진 외로움이
빈 가지를 흔들어
유난히도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