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착각

by 노란고구마


소나기가 내릴 거라던데

다들 비를 맞아 젖겠지만

나만은 빗줄기가 비껴갈 테니

우산을 챙기지 않아도 되겠지


인연은 만들어 가야 한다는데

어느 날 운명 같은 사랑이 나타나

나만을 좋아해 줄 거니까

부단히 애쓸 필요가 없겠지


감이 쉽게 떨어질 리 없다는데

감나무 아래 입 벌리고 누우면

나만은 감이 입 안으로 떨어져

유유히 그 달콤함을 즐기겠지


갑작스런 위기를 준비한다는데

평생 베짱이처럼 놀고 있어도

나만의 히어로가 때마침 등장해

모든 걸 쉽게 해결해 주겠지


누구나 세월 앞에 늙어간다는데

지금처럼 눈부신 젊음을 간직한 채

나만은 미운 주름 하나 없이

영원히 나이가 들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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