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를 만나고 든 생각

엄지손가락만 한 손바닥을 가진 존재

by 메리

삐-삐-

달칵,


갓 태어난 아이들은 무수한 이유로 인큐베이터에 온다.


조산이나 미숙아, 무산소증, 황달, 백질연화증 등 인큐베이터에 오는 이유가 다양하며 그 아이들은 정말 연약한 존재이다.


그런 미숙한 신생아들을 관리하기 위해 온습도 등 다 완벽하게 태내환경과 동일할 순 없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것이 바로 인큐베이터이다.


신생아가 얼마나 작고 연약한 존재냐면,

일반 테이프를 붙였다 떼면 피부가 떨어져 상처가 날 정도로 얇은 피부를 가지고 태어나 양수에 불어 쭈글쭈글하고 혈액이 비치는 건지 온몸이 붉은색이다.


그리고 내 엄지손가락만 한 손바닥에 5개의 손가락이 달려있는 인간의 구성품을 다 가지고 있는 생명체다.

하지만 모든 게 정말 작은 사이즈라 조금만 힘주면 부러질까 봐 조심히 다루게 된다.

그러니 첫인상이 숨 쉬는 핏덩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조그만 존재들을 왜 아기천사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보면 안다.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다.


신생아의 머리를 감싸면 따뜻한 작은 코코넛 같다.

아기들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반사가 있어서 그의 손바닥에 내 손가락을 놓으면 작은 손가락들이 모아지면서 내 손가락 하나를 용케 꼭 감싸 쥔다.

아기의 볼에 손을 갖다 대면 엄마의 모유를 먹기 위한 반사로 내 손과 닿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가끔 배냇짓하는 미소는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다.


나는 이 아이들이 얼른 퇴원해서 건강한 아이로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치료에 임한다.





출처 : Chat GPT


그중에서 조산아는 정말 예민하게 다뤄야 한다.


조산아는 태내에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온 만삭아 보다 작고 미성숙한 채 태어난다.

그래서 조산아들에게 인큐베이터는 모자란 성장과 발달, 그리고 영양분들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들은 하나하나 일일이 다 해줘야 한다.

자세를 바꾸는 일, 체온을 유지하는 것, 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양결핍이 있는지 혈액 체크 등등 해줘야 하는 일들이 많다.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 항상 신생아집중치료실 (NICU)에 들어갈 때위생은 물론 감염예방을 위한 보호구들을 착용하고 들어가야 한다.


철저한 과정을 거쳐 NICU에 들어가면 많은 보건의료진 선생님들께서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아이들을 케어해주고 계신다.


NICU 선생님들은 돌보기 이외에 아이를 위한 다른 업무들을 하기 때문에 아이를 실질적으로 24시간 지켜볼 수 없기에 갑자기 '삐-'하고 울리는 경보음이 아이를 모니터링해 준다. 그러면 그 경보음이 울린 인큐베이터에 다가가 손만 넣을 수 있는 문의 경첩을 '달칵'하고 열어 아이를 체크해 주신다.


-이런 걸 다 케어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을 보면 대단한 것 같다. 잠깐씩 평가와 치료하러 오는 나도 아기에게 중요할 수 있지만 그분들의 노고도 정말 중요한 일이다.-


주중에만 아이들을 치료하러 오는 나는 주말이 지나고 나면 아이들은 미세하게 커있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어떤 날엔 머리가 커져있고, 어떤 날엔 몸통이 커져있는 걸 느낄 수 있다.


간호사 선생님도 쑥쑥 크고 있는 걸 느끼시는지 오랜만에 교대하러 오 날에 애들은 진짜 하루가 다르게 금방 커버리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맞다. 하루가 다르게 금방 모습도 커지면서 신체 내부에서도 쑥쑥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먹는 기술도 발달한다? Yes


4시간에 한 번씩 아이들의 밥시간 때가 되면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아기들에게 각자 분유나 모유가 든 젖병으로 먹여준다.


그런데 곧잘 쭉쭉 잘 빨아먹는 아기가 있는 반면 조산아 중 아직 신체 내부기관들이 다 발달하지 않아 입으로 먹는 게 어려운 아기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G-tube라는 관을 통해 직접 입에서 위까지 삽입하여 영양분이 들어가게 하여 필수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점차 빠는 능력이 발달하면 젖병으로 바꿔 섭식을 한다.


G-tube에서 젖병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기엔 호흡과 빠는 시간차가 어긋나거나 빨아먹는 동안 호흡하는 방법을 몰라 숨을 안 쉴 때가 있다. 이땐 산소포화도를 알려주는 모니터에 삐-삐- 소리가 나기 때문에 젖병을 물릴 때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일반 가정에서는 젖병을 물린 채 양육자는 핸드폰을 보거나 TV를 보기도 하고, 남들과 이야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큐베이터 안에 아이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갑자기 심박수가 과하게 높거나 낮아지기도 하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도 하기에 아이의 생존을 위해 24시간 케어할 수 있어야 하는 집중된 공간이 바로 인큐베이터의 존재 이유이다.



출처 : Chat GPT

아이들은 퇴원하면 가정으로 함께 돌아간다. 집에 가서 엄마, 아빠 품에서 따뜻하고 보드란 경험을 하게 된다.


여기서 반전인 게, 아이들은 이미 태어나 인큐베이터를 경험하고 엄마 아빠가 있는 집으로 간다.

즉, 태어나자마자 엄마 아빠 품으로 간 아이들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입 안에 들어가는 차가운 관, 이질적인 느낌의 밴드와 채혈을 위해 매일 겪는 따가운 주삿바늘, 부스럭 거리는 비닐장갑의 느낌, 모니터에서 울리는 삐-삐-소리들... 갓 태어난 아기들은 이런 느낌부터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네거티브 감각들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어떤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서 예민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 걸 싫어한다던지, 나중에 커서 칫솔질을 싫어하거나 편식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대부분 퇴원 후 초기에 보호자 교육을 잘 받고 집에 돌아가 양육자가 잘 케어해 주면 아이의 예민함이 줄어들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인큐베이터 안 아이들을 치료하는 다양 이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큐베이터 아이들은 생존의 사투를 마치고 돌아온 연약한 생명체이기에 더 보호자가 많이 알아야 하고, 아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전문가만큼은 아니더라도 마 아빠라면 아이를 위해 준전문가가 되어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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