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의 재회 둘째 날
6:00 am. 역시나 시차 때문에 눈이 일찍 떠졌다. 여행만 오면 왠지 모르게 부지런해지는 이 기분. 찌뿌둥한 몸을 따뜻한 물로 씻어내니, 활기찬 에너지가 온몸을 채우는 것 같다.
어제 슈퍼에서 사둔 소고기와 계란을 굽고, 햇반을 데우니 간단한 아침밥 완성! 친청 동생과 아침밥도 든든히 먹고, 고맙게도 생일이라고 준비해준 케이크 세레모니까지 마치니 타지에 왔어도 집에 온 듯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드디어! 본격적으로 만나보는 나의 뉴욕. 나의 맨해튼. 7년 동안 지겹도록 함께했던 메트로카드를 이번에는 7일 패스로 끊으니, 일주일간 뉴욕과의 만남이 더더욱 실감 났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Upper Eastside. 역시 두 발로 몇 시간을 걸어도 기분 좋은 뉴욕답게, 스토어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밌는 이 느낌. 길가에 있는 꽃도 예쁘고, 새로 생긴 스타벅스도 멋지고. 자유분방한 뉴요커들의 표정은 말할 것도 없이 흥미롭다. 솔솔 부는 바람마저도 완벽한, 역시 뉴욕이다.
어느새 점심. 그냥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내가 딱 원했던 뉴욕 스타일의 건강한 아보카도 오픈 토스트가 있어 한국에서는 관리도 어렵고 비싸, 자주 먹지 못한 요 메뉴를 단숨에 골랐다. 역시나 물가는 뉴욕답네! ㅎㅎ 음식 두 개, 음료 두 잔을 시키니 어느새 50달러가 훌쩍. 그래도 뭐 맛있으면 됐지!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나의 모교. 졸업 때보다 벌써 4살이나 나이가 더 들어있는 나와, 그와는 반대로 왠지 모르게 더 풋풋해 보이는 학생들 외에는 바뀐 것이 거의 없었다. 캠퍼스를 걸어 다니는 학생들의 얼굴에서 매일 피곤에 쩔어 공부하던 학생 시절 내 모습이 언뜻언뜻 비쳤다. 이제 5년 차 직장인인 나의 모습도, 어떤 어른들의 눈에는 저렇게 보이려나? 캠퍼스에 오니 웃기지만 학생 때 자주 먹던 스파이시 연어롤이 당겨, 그때 먹었던 똑같은 그 메뉴를 역시 그때랑 똑같이 바람이 휭휭 부는 캠퍼스 잔디 옆 벤치에서 후다닥 먹고는 이제 미리 등록해둔 테니스 클래스 들으러 고고!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본인을 Terry라고 소개하던 아저씨가 내게 다가와 5분만 랠리를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본인 라켓 줄이 너무 탱탱해서 길들여야 한다고. 처음 들었던 당황감은 랠리 1분 만에 깔끔히 잊고 랠리를 하다 보니 어느새 10분이 훌쩍 넘었고 Terry는 내게 공 2개를 선물로 주고 훌쩍 떠나버렸다. 이런게 쏘울풀한 할렘 스타일 테니스 문화인가! ㅋㅋ
드디어, 기다리던 테니스 클래스 시간! 총 5명의 학생들이 함께했고, 역시나 Capital of the World 뉴욕답게 학생들은 스웨덴, 롱아일랜드, 인도, 러시아 이민자들이었다. 농담 삼아 친구들에게 ‘내가 아시아 대표로 뉴욕 가서 테니스 하는 거야!’라고 했었는데 정말 어쩌다 보니 그런 모양새가 되었고, 제각기 다른 구력과 다른 실력으로 신나게 테니스를 치다 보니 어느새 1시간이 지나있었다. 역시 테니스 선생님 말대로, 밤에 치는 테니스, 끝내주더라!
뉴욕에서 다시 한 번 뉴요커 흉내내보기. 임무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