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Savasana in SF

에필로그 - 샌프란시스코와의 재회 마지막 날

by 최용경


오늘은 조금 서둘러 집을 나섰다. 왜? 이제 정말 미국 여행 마지막 날이니까! 어제 눈여겨봤던 동네 카페에 자리를 잡아,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굶주린 배를 잡고 동네에 있는 일본 식당에 갔다. 원래는 런치메뉴만 시켜도 되는데 허기 때문에 롤까지 하나 더 시키고는 오늘도 역시 사케 한 잔! 들어갈 때는 완전 배가 고픈 상태였는데, 나올 때는 포만감 100%인 상태가 되었다. 그래. 소화도 시킬 겸, 오늘도 한 번 신나게 걸어보자.


동네 카페 퀄리티. 물론 우리동네 서울숲도 좋은 카페들 많지만!


어제도 좀 느끼긴 했지만, 걷다 보니 샌프란시스코는 뉴욕보다도 훨씬 더 멕시칸 문화가 많은 것 같았다. 주변에 널려있는 멕시칸 음식점, 슈퍼마켓을 구경하다가 또띠아도 하나 구매하고(사실 나쵸를 너무 사고 싶었지만 가져갈 수가 없어서 포기), 걷고 또 걸어 우버, 트위터, 스퀘어 등의 주요 오피스가 위치해 있는 동네에 도착! 역시나 이 동네는 뭔가 좀 더 정갈한 느낌이 들었다.


보기만해도 맛있는 또띠아와 나쵸. 곧 친구들과 함께 꼭 먹을테다!


아쉽지만 이번에는 겉으로만 오피스들을 구경하고(다음번엔 꼭 오피스 투어를 알아봐야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한 슈퍼마켓 ‘The Market’을 구경했다. 홀푸드마켓의 다른 버전 같은 느낌. 흥미로운 물건들이 너무너무 많았는데, 가득 찬 짐가방이 떠올라 정말 체험해보고 싶은 제품 몇 개만 골라 담았다. 그중 하나가 과카몰리 소스! 물론 과카몰리를 만드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요 소스와 아보카도, 토마토만 섞으면 더더욱 맛있는 과카몰리가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 과카몰리를 해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크구나.


트위터와 우버, 스퀘어! 다음번엔 꼭 안에도 볼 수 있기를 :)
The Market에서 구경하기. 결국엔 저 솜사탕도 사왔다!


The Market에서의 구경을 마치고, 조금 걷다 보니 Warby Parker 매장이 보였다. 아티클로만 접하던 그 와비 파커가 내 눈앞에 있다니! 샌프란시스코는 정말이지 삶 자체가 케이스 스터디다. 내가 평소에 궁금했던 브랜드들이 모두 길 위에 놓여있다. 두근대는 마음을 부여잡고 와비 파커 매장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힙한 안경점이 전 세계에 또 있을까? 눈과 독서가 연관성이 있어서인지 안경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것도 흥미로웠고, 안경 모델 이름을 사람의 이름으로 지은 것도 재미있었고, 고객들이 무료로 가져가게끔 포스트카드를 만들어 비치해둔 것 또한 재미있었다. 한두 개 마음에 드는 안경들이 있었는데 꾹꾹 참고 사진만 몇 개 찍어서 나왔다. 나중에도 여전히 사고 싶은 마음이 들면 꼭 하나 장만해야지!


책도 파는 와비파커. 다음번엔 꼭 안경도 구매하겠노라!


와비 파커 주변에 있는 가구숍들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는 한 매장에 들어갔는데 우리 회사에서 판매하는 북유럽 제품들이 잔뜩 있는 셀렉숍이었다. 스톡홀름 출신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크리스틴은 미국의 가구 취향이 너무 옛날 스타일이라는 얘기를 했다. 역시, 뉴욕에서 봤을 때도 미국의 가구가 투박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유러피안 눈에는 예전 스타일로 보이는구나.


가구매장에서 봤던 신기한 소품. 자석의 원리를 이용해서 이렇게 둥둥 떠있다.
가을 느낌 나는 샌프란시스코. 바닥에 떨어져있는 잎의 색이 모두 제각각이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마지막 일정! 에어비앤비 트립으로 예약해둔 해변 요가 세션에 참여하기 위해 골든게이트브리지가 보이는 Baker Beach로 갔다. 역시 에어비앤비에 쓰인 설명처럼 컬러풀한 깃발이 있는 곳에 가니, 요가 선생님과 참가자들이 이미 와있었다. 해변가에서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진행되는 요가 세션이었는데, 정말이지 인생 요가! 해변이라는 멋진 환경부터, 음악, 선생님의 소울풀한 진행까지. 모든 부분이 감탄의 연속이었다.


요가를 했던 Baker Beach. 절경이다.


예를 들어, 처음 시작할 때 큰 비치타월 위에 반듯하게 눕는 자세를 했는데, 그 순간 헤드폰에서 나오는 음악은 다름 아닌 바닷물 소리였다. 실제 파도소리가 멀찌감치서 잔잔하게 들리면서, 귀에는 너무나도 가깝게 들리는 바닷물 소리가 합쳐지니 내가 마치 바다에서 둥둥 배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두가 손을 잡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고, 함께 자유롭게 춤도 췄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쟤네 뭐하냐 싶었겠지만, 평생 잊지 못할 장면.



저녁 6시 반쯤 지는 노을과 함께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가 자세인 ‘사바사나(송장자세)’는 미국 여행을 마무리하는 가장 달콤한 방식이었다. 사바사나 자세는 나와 샌프란시스코의 자유로운 에너지와 자연을 잠시나마 일치시켜 주었다. 마치 따뜻한 작별 포옹처럼!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영감과 에너지를 듬뿍 준 사랑스러웠던 미국 여행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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