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여행 노트 04 | 대자연과 함께 호흡하다.

Simple Trip in Melbourne / Day 04

by 최용경


"으아, 우리 늦었어!"

오전 7시 반까지 모이기로 한 날. 바로 오늘은 Great Ocean Road에 가는 날이다. 친구가 깨우는 소리에 허겁지겁 일어나서, 간단히 세수만 하고 짐을 챙겨 우버를 타고 모임 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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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9-08-15-22-31-22.jpeg 모임 장소에 거의 다 와서. 사진을 찍은 것 보니, 이 때부터는 안늦는다는 확신이 들었나보다.


휴, 다행히 늦지는 않았구만.


우리의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기라도 하듯, 트립 호스트 Jackson은 너무나도 참하게 커피 한 잔을 우리에게 건낸다. 이틀 전에 했던 보헤미안 스타일의 와이너리 투어와는 달리, Great Ocean Road 트립은 조용히 목적지로 가는 분위기. 가끔가끔 수다를 떠는 시간 외에는 다들 차창 밖 풍경을 즐기며 목적지로 향했다.


그래, 좋아. 우리도 이런 휴식 시간이 필요했다구! 트립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은 미국인, 호주인 등 다양했다.



KakaoTalk_Photo_2019-08-15-22-31-30.jpeg Jackson이 준 커피 한 잔. 나중에 보니, 이 컵을 고대로 내 가방에 챙겨왔더라 ㅠㅠ Jackson 미안 ㅠㅠ



장장 12시간의 트립동안 뭘 하는걸까 궁금하던 차에 도착한 'Twelve Apostles.'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런게 바로 '위대함'이란 생각이 절로 머릿 속을 스친다.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는 기분. 우리가 제 아무리 더 잘해내기 위해 발버둥을 쳐도, 자연 앞에서는 한 없이 작은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래서 가끔, 혹은 가능하면 자주, 자연을 접해야 건강한건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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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9-08-15-22-31-59.jpeg 잠시 Twelve Apostles 감상!



Jackson이 두 번째로 데려간 곳은, 영화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숲. 약 1시간동안 하이킹을 하다보니, 폭포가 나왔고 너무나도 시원하고 황홀해서 힘든줄도 모르는 시간이었다. 그 와중에 친구와 나는 "파주인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며, 헉헉거리는 다른 참여자들을 뒤로 하고 가장 빨리 도착점에 도착해 승리감을 맛봤다.(ㅋㅋㅋ) 이런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다가도, 우리끼리 1등을 자축하며 찍은 한 장의 셀피는 나중에 보면 웃음부터 나오는 소중한 순간의 기록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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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너무나 시원한 풍경. 너무나 환상적이다.
자연의 소리.



Redwoods가 빼곡히 심겨져있던 인상적인 숲이 우리의 세 번째 장소. 친구는 내가 세 번째 장소에 있을 때 가장 편해보인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닌게, 너무나도 키가 커서 왠지 모르게 나를 돌봐주는 것 같은 Redwoods 숲은, 내게 꽤나 큰 편안함을 주었다. 어떤 것도 위험하거나 어색한 느낌 없이, 마냥 시원하고 온전한 행복만을 가져다주는 것 같던 Redwoods. 나무에 기대어보기도 하고, 폭신한 나무를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물론 신나게 사진도 찍으면서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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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9-08-15-22-36-30.jpeg 끝이 없이 높은 Redwoods. 보기만해도 기분 좋다.



네 번째 장소로 가는 길. Jackson의 세심함은 차 트렁크에도 가득 담겨있었다. 아침에 건넸던 커피 말고도, 하이킹 후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과일이며, 물을 잔뜩 싸왔다. 호스트라면 당연히 해야할 도리를 뛰어 넘은 세심한 친절이라,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Jackson의 추천으로 중간에 잠깐 멈춰 사진을 찍었던 해안도로 언덕도 훌륭했다. 하늘도 눈부시고, 바다도 빛이 났다. 어찌보면 여수나 제주도의 해안도로도 연상시키는 멜번의 해안도로에서, 행복했던 지난 여행들도 잠깐 떠올려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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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의 차 트렁크과 잠시 쉬다가 이동한 해안도로 언덕.



마지막으로 Jackson이 코알라를 보여주겠다며 데려간 공원.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 코알라 두 마리를 보며 감탄도 했지만, 그 공원 자체가 너무 예뻐서 좋았던 곳이다. 하늘도 우리를 환영하듯 석양을 선물해줬고, 석양을 바라보며 차분한 마음으로 시티로 돌아왔다. 그냥 마냥 편안한 마음이 가득했던, 자연과 함께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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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를 봤던 공원. 데이트 오기 좋은 공원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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