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여행 노트 06 | 친구야, 생일 축하해!

Simple Trip in Melbourne / Day 06

by 최용경


오늘은 같이 멜번에 온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신아영의 생일날! 아침부터 미역국, 제육볶음 등을 '조리'하고, HAPPY BIRTHDAY라고 적힌 가랜드도 슬쩍 달아보았다. 어제 미리 써둔 카드도 테이블 위에 툭!


"짠, 어때? 감동이지?"

친구는 웃으며 울며 기뻐했다. 그래, 이 정도면 성공이다. Mission Clear!


KakaoTalk_Photo_2019-08-17-21-26-19.jpeg 작은 이벤트로 준비한 HAPPY BIRTHDAY 가랜드 :)



조금 쉬고 나가려는데, 어머나 오늘 비가 많이 온다. 심지어 계획했던 테니스도 결국 못치고, 마지막에 가까워가는 여행을 기념할만한 기념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로 향했다. 눈에 들어오는 안티 박테리아 물티슈, 회사에서 나눠 먹을 초콜렛, 젤리 등을 구매하다보니 벌써 3시.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된거니..ㅠㅠ



KakaoTalk_Photo_2019-08-17-21-31-47.jpeg 비내리는 멜번. 왜 하필 오늘 비가 이렇게 내리는거니.


집에 들러 쇼핑한 제품들을 놓고 밥을 대강 먹고, 지난 번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나왔던 'Seven Seeds'라는 카페로 향했다. 멜번까지 왔는데, 맛있는 커피 한 잔은 마셔줘야지! 커피 맛집이 많다던 멜번에서 생각보다는 맛있는 커피를 많이 못마셔서 아쉬웠던 우리는 시간이 쫓기는 상황에서도 Seven Seeds를 일정에 꾸겨 넣었다.


Seven Seeds에서 주문한 아이스 라테는 너무나도 부드럽고 고소한 맛. 여길 오기로 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어! 한국에 있는 커피 애호가 친구를 위해 커피빈도 하나 구매하고, 이제는 야경을 좋아하는 오늘 생일인 친구를 위해 관람차를 타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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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9-08-17-21-32-09.jpeg 너무나 맛있었던 커피와 커피 애호가 친구를 위해 구매한 커피빈.



하늘이 뿌얘서 경치가 예쁠까 불안했지만, 워낙 야경을 좋아하는 친구이니 부디 좋아하길 바라면서 관람차를 타는데, 어머, 관람차 안에서 먹을 수 있는 와인을 판단다! 너무나 로맨틱한걸? 술꾼인 우리는 역시나 이번에도 샤도네이 한 잔씩을 사서 관람차를 탔다. 뿌옇던 하늘이 깜깜한 저녁으로 바뀌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멜번의 빌딩들과 묘하게 잘 어울렸다. 친구와 30여분간 관람차 속에서 멜번의 야경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내릴 시간. 이제 저녁 먹으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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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관람차. 다양한 매력을 지닌 녀석이다.
KakaoTalk_Photo_2019-08-17-21-32-20.jpeg 관람차 안에서 와인 한 잔!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던 우리는 요새 힙하다는 Brunswick Street에 가서 술이나 한 잔 더 하기로 했다. 일정상 밤 시간에 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바 외에 일반 상점들은 모두 닫힌 상태. 닫힌 매장을 밖에서만 들여다 봐도, 힙함이 흘러넘쳤다. '우리 여기부터 들렀으면 돈을 꽤 많이 썼겠는걸?'


스트릿 전체를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리쿼샵이 하나 열려있다. 잠깐 구경만 하려고 들어간 곳에서 맥주를 총 14캔을 사서 나왔다. 기념품으로 가져갈 것, 그리고 오늘 밤 우리가 먹을 것. 원래는 힙한 바에서 힙한 밤을 보내는 것이 우리의 애초 계획이었으나, 우리는 벌써 너무 늙은 것인가. 맥주 14캔이 주는 뿌듯함과 그와 동시에 몰려오는 피로감을 핑계삼아 조용히 집으로 돌아와 짐을 싸면서 맥주나 한 잔 하기로 한다. 내일은 우리가 멜번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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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9-08-17-21-33-02.jpeg 힙함이 뚝뚝 흘러내리는 Brunswick Street.


맥주와 함께 집에 남아있던 와인들을 해치우다보니, 어느새 새벽 1시. 울며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나도 몰랐던 친구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친구에 대해 꽤 잘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고민도 있었구나 하면서.


이런게 또 하나의 여행의 매력인가 싶다. 여행을 계기로 오직 이 친구와만 타지에서 일주일을 지내게 되고, 이 시간을 계기로 우리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 일상에서는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다른 관계들에 우리를 양보하느라 못봤던 각자의 모습을 여행을 통해 보게 된다.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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