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30일 (월)
# episode 1. 에어비앤비가 주는 즐거운 서프라이즈
# episode 2. 물광 피부가 매력적인 피렌체와의 첫 만남
# episode 3. 마이리얼트립, 1도 후회 없어!
오전 9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Breakfast is ready!” 아침밥을 먹으러 ‘나오라’는 얘기인 줄 알고 신발을 신고 문을 열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음식 카트가 들어왔다. 헉, 룸서비스라니! 각종 빵과 커피, 주스가 준비되었다. 홀짝홀짝 커피를 마시며 음악과 함께 화장도 하고, 떠날 짐도 꾸렸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는 저렴한 가격에다가 로컬을 만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혼자 방을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체 없이 에어비앤비를 선택했다. 지금까지의 에어비앤비에서의 경험은 기대 이상이었다. 행복한 서프라이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 에어비앤비에서는 친절한 호스트가, 시에나 에어비앤비에서는 룸서비스가 그것이다. 피렌체 에어비앤비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순간이었다.
피렌체역에 내려 요리조리 헤매다가 곧 감을 잡고 피렌체의 에어비앤비 숙소인 Sylvia의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Sylvia와 만나자마자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Your room is upgraded!”
오 마이 갓! 하루에 30유로밖에 안 하는 집에서 업그레이드라니. 에어비앤비로 또다시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여행지라도 기분이나 건강이 좋지 않은 채로 지속하면 여행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에어비앤비는 내가 지속적으로 기분 좋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즐거운 서프라이즈들을 선사하고 있다. 이만한 숙소 경험이 또 어디 있을까?
흡족한 마음으로 에어비앤비에서 나와보니, 부스스 비가 내렸던 흔적이 보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처음 보는 비였다. 비가 내려있는 피렌체를 보니, 오히려 처음 봤던 피렌체보다 그 매력이 배가되었다. 뭔가 고급져 보인다고 해야 하나?
내내 시골 지역에 있다가 도시로 오니, 피렌체의 시크하면서도 아티스틱한 분위기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이제는 도보로 어디든 갈 수 있다! 갑자기 피렌체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저녁 7시. 미리 예약해둔 마이리얼트립의 집합 장소로 향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에 사는 관광 가이드나 유학생들이 직접 투어 프로그램을 꾸려 여행객들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관심은 많았지만 진짜 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월요 특가 5,000원”이라는 제목을 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예약했다. 가격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소규모의 그룹이 모여있었다. 20대 중후반 ~ 30대 초중반 여성들 네 분이었다. 두 명, 두 명, 친구들끼리 여행하는 분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니, 뭔가 외로운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신아영이 보고 싶어 졌다.
가이드분은 피렌체 역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메디치 가문’에 대해 동화를 읽어주시듯 재밌게 풀어 설명해주셨다. 얘기를 듣다 보니 더더욱 피렌체가 품고 있는 건축물들이 궁금해졌다. 직접 돌아보니 두오모 성당 주변과 우피치 박물관 주변은 정말이지 살아있는 역사였다. 가이드분께서 말씀해주신 종교, 건축물, 조각상, 예술가들이 그 장소에 그대로 녹아있었다. 우피치 박물관 근처에서는 거리의 예술가가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틀어두었는데, 위대한 예술가들의 조각상과 클래식 음악, 깔끔한 저녁 공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마이리얼트립으로 돌았던 장소들 중에 하나는 피렌체의 상징인 '멧돼지 동상'이다. 멧돼지의 코를 쓰다듬으며 소원을 빌고 멧돼지의 혀 위에 동전을 올렸을 때, 동전이 바닥에 있는 구멍에 골인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단다. 가이드분은 생각보다 동전을 골인시키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나는 왠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동전이 구멍으로 쏙 들어갔다. 별거 아니지만 기분이 씰룩 좋아졌다. 소원이 이루어지면 피렌체 생각이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