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휴일 D+6

2017년 1월 31일 (화)

by 최용경
# episode 1. Green Detox Juice
# episode 2. 짬뽕 탐험대, 식후 커피는 우아하게!
# episode 3. 참아왔던 지름신이 강림하다.


# episode 1. Green Detox Juice


이탈리아에서 6일째, 속이 니글니글하다. 한국음식 특유의 칼칼한 맛을 거의 일주일째 못 먹어서 그런가? 빵만 봐도 속이 울렁거렸다. 오늘 아침은 아무래도 해독 주스를 마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미리 봐 둔 주스 가게에 갔다. 이름은 “Shake Cafe”. 역시나 다양한 종류의 주스들이 있었다.


KakaoTalk_Photo_2017-02-02-22-32-09_29.jpeg Green Detox Juice. You deserve your name!


그중에서 평소에 가장 자주 마시는 그린 주스 재료인 샐러리, 사과, 레몬, 파슬리 등이 들어간 “Green Detox”라는 주스를 선택했다. 한 모금 쭉 마시니 위장 기름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참으로 이름값 제대로 하는 주스다.




# episode 2. 짬뽕 탐험대, 식후 커피는 우아하게!


주스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벌써 48시간째 먹고 싶었던 한국음식을 찾아 탐험을 떠났다. 나에게는 어떤 유적지 탐험보다도 귀중한 것이었다. 마치 백팩에 깃발이라도 꽂고 탐험을 떠나는 것처럼 비장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나에 대해 여러 차례 깨닫는 경험을 했다. 나는 한국 음식이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었고, 겁이 많으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끌어당길 수 있는 사람이다. 6년간의 유학 생활 시절에도 이런 자아 성찰을 했나 생각할 때쯤, 한식집 ‘온(On)’에 도착했다.


KakaoTalk_Photo_2017-02-02-22-32-12_78.jpeg 짬뽕 옆에 있으니 레드 와인이 고량주 같군.


메뉴판을 보고 떡볶이를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국물이지!’ 생각하며 짬뽕을 선택했다. 낮술이 하루 일과에 활기를 더할 것 같아, 레드 와인도 하나 시켰다. 1인 한식 탐험대의 대장정은 짬뽕과 와인이 식탁에 올려짐으로써 마무리되었다. 짬뽕을 어떻게 먹었는지, 와인과 어떤 조화를 이루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뉴욕의 한인타운 맛이 났다. 30분간의 치열한 식사 끝에 배를 퉁기며 식당을 빠져나왔다. 다시 이탈리아 음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KakaoTalk_Photo_2017-02-02-22-32-11_5.jpeg Gilli에서 먹은 커피와 수제 초콜릿. 환상적이다.


완벽한 점심을 먹었으니 완벽한 후식도 필요할 때쯤, 언뜻 유명하다고 들은 Gilli라는 커피숍이 눈 앞에 있었다. 얼마나 완벽한가! 위대한 겟츠비에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의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과 수제 초콜릿 하나를 시켜 먹었다. 이 완벽한 것들이 단 돈 2.1유로라니! 곧 내가 좋아하는 한식과 와인, 초콜릿과 커피가 한 데 어우러졌다. 전통과 현재, 이방인과 현지인들이 모여 사는 피렌체 같았다. 이 것이 내가 정의하는 피렌체가 아닐까.



# episode 3. 참아왔던 지름신이 강림하다.


와인 두 잔 덕에 알딸딸한 기분으로 피렌체 거리를 걸었다. 피렌체 거리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피렌체는 꼭 다시 오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KakaoTalk_Photo_2017-02-02-22-32-13_96.jpeg 지름신이 강림한 향수 가게. 내 향기를 부탁해!


주머니는 가벼웠지만, 이곳저곳 상점을 구경했다. 동생 생일 선물을 사줘야 한다는 명목 하에 자세히도 훑어봤다. 그리고 그분이 찾아왔다. 이름하여 지름신. 이번 여행은 혼자 여행인 데다가 요가 수행 등 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찾아오지 않았으면 했던 그분이 찾아온 것이다. 그분은 화장품 가게에서는 작게, 향수 가게에서는 크게 찾아오셨다. 한국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쉬이 찾아오셨다. 동생에게도 딱 맞는 선물을 발견하여 편히 찾아오셨다. 총 여행 경비가 로켓을 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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