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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지 Apr 11. 2022

내 곁의 당신이 철학자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읽는 내내 큰 선물과 깨달음으로 다가온 ‘명상록’을 완독하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감동으로 줄을 그으며 읽는 동안 침묵을 지키던 저자께서 마지막 책장을 덮고 니 드디어 한 마디를 건네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보게! 자네가 찾는 철학자는 바로 곁에 가득하네.’     


! 그러고 보니 하루 중 저와 제일 오래 계신 분 가운데 꼬마 철학자 한 사람이 있는 듯합니다. 


어제저녁 저희 가족은 한 고깃집에서 외식을 했습니다.

남편은 건너편에 있고 다섯 살 드니는 제 옆에 앉아있었습니다.      

잠시 후 점원 아주머니께서 주문한 갈비를 들고 오시며 불판 위에 고기를 놓아주기 시작하셨습니다.

몹시 배가 고팠던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샐러드와 반찬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드니가 제 옆으로 바싹 다가와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제 귀에 대고 속삭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근데 저 사람 힘들지 않까?”     


이야기를 마치자 점원 아주머니께서는 아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궁금하신 듯저를 바라보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니가 말을 하는 내내 수줍게 시선을 아주머니에게 고정하고 있었으니 저였어도 무슨 말을 하나 싶어 궁금증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 아이가 뭐래요?’     


시선에 못 이겨 최대한 크지 않은 목소리로 조용히 말씀드렸습니다.     


“아, 저희 애가.. 저분 힘들지 않겠냐고 물어보네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을 때는 담담했는데 막상 힘들지 않으세요 하는 이야기를 입으로 소리 내어 말씀드리니 주책없이 마음이 일렁였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당황하신 표정으로 아무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그렇게 1초, 2초, 3초가 흐른 뒤 아이를 보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이야기하셨어요.

      

“어머나. 아줌마가 지금까지 일을 오래 했는데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봐. 정말 고마워.”     


말씀을 하시는 분도 이야기를 듣는 아이도 서로 쑥스러운 듯 미소만 함께했습니다. 저는 말없이 아이를 안아주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잠시 후 된장찌개와 함께 특별히 아이를 위한 갈비탕 국물을! 가져다주셨습니다.

고마워서 주는 선물이라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 후로도 식사 내내 얼마나 친절하게 대해주셨는지 모니다.

문득, 목적을 달성하는 말하기에 대한 원고를  제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 아이에게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한마디로 엄마, 아빠보다 더 선물을 드리고 또 받아오니 말입니다.     




이곳에서 참 좋아하는 분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일렁일 때가 많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도 감동과 진리를 전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 보면  다시 저를 돌아보고 참 많이 배웁니다.

 

아우렐리우스는 공동체의 선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데요. 살아가면서 세상의 많은 분들로부터 언제나 받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는 세상에 어떤 것을 나눌 수 있을까요.

오늘 하루 나를 벗어난 말과 글이 정의롭고 소박하며 절제되었는가.

그분께서 전해주신 사랑을 잊고 오만한 순간은 없었는가 돌아봅니다.      


삶의 진리를 일깨워주시는 소중한 철학자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행복 가득한 봄날 또 새로운 한 주 열어가셔요^ㅡ^


얼마전 담아본 가족사진으로 인사드립니다^ㅡ^ 따스한 한주 열어가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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