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움직이는 스케줄 동선으로
시간 운용이 굉장히 빡빡한 때가 있었다.
새벽 라디오 후 점심에는 여의도에서 부동산 방송을 했고
매일 오후 저녁에는 북콘서트, 행사, 팟캐스트, 라디오 녹음 등 세 번째 스케줄이 있었다.
이때 변치 않았던 나의 점심 메뉴는
회사 건너편 만두집에서 파는 참치김밥과 갈비만두였다.
김밥과 만두는 이동하면서 배를 채우기에 제격이었다.
첫 번째 일정을 마치면
부랴부랴 만두집에 뛰어들어가 매일 똑같은 말을 했다.
"참치김밥이랑 갈비만두요"
발을 동동거리다가 비닐 봉다리를 받으면
들고 냅다 뛰어 택시로 향했다.
"여의도요!"
하고는 출발하자마자 밥을 먹었다.
그날도 먹기 전에 기사님에게 말했다.
"저 죄송한데 가는 길에 밥 좀 먹을게요.
음식 냄새가 날 텐데 죄송합니다."
기사님의 답변이 들려왔다.
"괜찮습니다! 허허. 편하게 드세요."
나는 먹는 속도가 느려
자칫 딴생각을 하면 다못먹고 내리기 일수였다.
그날도 전투적으로 먹었다.
물도 마시고 단무지도 먹고.
그때 택시가 한강 다리를 건넜다.
반짝이는 물빛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한강 위의 요트는 이국적이면서도 운치 있었다.
그런데 순간 저쪽이 전혀 다른 세상처럼 보였다.
"저 사람들은 참 좋겠어요. 이 시간에 요트도 타고."
입안에 김밥이랑 만두를 가득 넣고 중얼거리며 말했다.
아저씨는 이번에도 맘씨 좋은 목소리로 허허 하고 웃었다.
이어 뭐라고 답변해주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요트 타는 사람도 편들어주고 나도 편들어주는,
저기 반짝이는 물결 같은 말이었다.
요금을 내고 다시 후다닥 뛰어 들어갔다.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일과였는데
그날따라 참치김밥이랑 갈비만두가 더 맛있었다.
서럽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