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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이 좋아지려면 볼펜 물고 연습하면 되나요?

by 이윤지


여러분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지요?^^

말하기 공부방에서는 [발표 잘하는 법]을 위한 준비 단계들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말솜씨를 높여주는 방법 중 정확하게 발음하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강의나 코칭을 할 때 개선하고 싶은 점으로 많이 말씀 주시는 것이 "발음"인데요. 오늘 전해드리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매일 연습하면 나날이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랍니다. 준비 되셨지요? 시작해볼게요! ^^

“발음이 좋아지려면 볼펜 물고 연습하면 되나요?”


많이 건네주시는 질문인데요. 답변부터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충분히 됩니다!”

아니 이게 말장난도 아니고 무슨 요상한 말이냐고요? 자세히 답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우선 제가 한 번도 볼펜을 물고 연습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주위 아나운서분들에게도 여쭈어보면 볼펜을 물고 연습했다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아나운싱을 배울 때 주위에서 이 방법을 권한 사람 한 분도 없었는데요. 오히려 어설픈 입모양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권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평소 이야기 할 때는 볼펜을 물지 않는데, 계속 언가를 물고 있는 상태로 연습을 해놓으면 실제로 말을 할 때 입모양이 어색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드라마 영화를 보면 볼펜을 물고 발음 연습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단 말이지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자료를 찾아보고 제가 직접 볼펜을 물고 해보았습니다.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훈련하는 운동 선수를 예시로 말씀드렸었는데요. 볼펜은 모래주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입에 볼펜을 물고 있으면 발음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혀나 턱의 움직임에 더욱 정성을 다하게 됩니다. 따라서 볼펜을 뺀 뒤에도 이전처럼 또박또박 열심히 발음을 하게 되기에 볼펜 물기 방법을 권하는 분들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또한 볼펜을 물고 계속 말을 해보니 입이 양옆으로 크게 벌어져서, 그냥 말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목구멍도 크게 열리고 동굴 소리의 울림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메스꺼움이 올라와 오래 하기는 어렵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볼펜을 물고 하는 것을 적극 권해드리지는 않고요. 궁금하신 분들의 경우 한 번 잠시 해보시면서 '아! 이런 느낌이구나' 정도만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볼펜을 물고 하는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볼펜 없이도 똑같은 효과를 목표하며 연습할 수 있겠지요?

볼펜을 물고 연습하라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입을 크게 벌리게 하기 위해
2. 혀와 턱 등을 평소보다 열심히 움직이게 하기 위해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은 제가 이어서 전해드릴 방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말씀드리면서도 너무 간단하여 민망하지만 비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시면 됩니다.

볼펜을 물고 연습하는 이유도 결국은 모양을 크게 벌리게 하기 위하여 고안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도구나 장소에 구애 없이 연습하실 수 있는 입 크게 열고 말하는 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앞에 거울이 있으시다면 입모양을 직접 보면서 해보시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대표적으로 ‘아, 에, 이, 오, 우’ 모음을 먼저 해보겠습니다. 입모양 위주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① [아]

: “아” 하실 때는 마치 우리가 치과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 앞에서 “아~”하고 입을 크게 벌리는 것처럼 최대한 입모양을 크게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가 그냥 '아' 할 때는 입모양이 타원형으로 보이는데요. 의식하며 크게 '아!' 하고 벌려주면 목젖이 보일 정도로 하마 입이 됩니다. 앞으로 모음 ‘아’를 연습하실 때는 하마처럼 크게 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② [에]

: 다음으로 “에” 해보실 텐데요. 먼저, ‘에’의 정확한 발음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 ‘개’와 ‘게’ 발음을 할 때 혹시 입모양을 달리 하고 계신가요? ‘재미’와 ‘제비’를 발음하실 때는 어떠신지요. 분명 생긴 것은 ‘애’와 ‘에’가 다른데 발음도 약간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

KBS진주에서 근무할 때 선배 아나운서분들께서 워낙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셔서 발음에 대하여 특훈을 받은 듯 하였는데요. 공영방송국에서의 방송 경험은 지금도 작은 발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게 하는 습관을 길러주었습니다.


! 바로 정답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애’를 발음하실 때는 입을 ‘아’ 하고 입을 벌리신 모양 그대로 “애~” 하고 발음해주시면 되고요.

‘에’를 말씀하실 때는 입을 ‘이’ 하고 길게 늘이신 모양에서 “에~” 하고 발음해주시면 됩니다.


어떠신가요? 확실히 소리가 다르게 느껴지지요? 따라서 멍멍 ‘개’를 말씀하실 때는 입을 ‘아’하고 벌리신 모양으로 “개~” 해주시면 되고요. 꽃게의 ‘게’를 발음하실 때는 입을 ‘이’하는 모양으로 하신 뒤 “게~” 하고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물론, 우리가 평상시 애와 에 발음 차이를 정확히 달리하며 말하지는 않아도 것입니다. 그래도 말하기 공부방 우등생 여러분께서는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 함께 전해드립니다. ^^


다시 그럼 모음 “에”의 연습으로 가보겠습니다!

'에'는 입모양을 ‘아’로 해야 할까요 ‘이’로 해야 할까요? 네^^ ‘이’ 모양으로 하신 뒤 “에~”하고 발음해주시면 되겠습니다.

③ [이]

: 다음은 “이” 입니다. ‘이’ 발음 연습을 할 때도 역시 얼굴 표정이 참 민망할 정도로 옆으로 매우 길게 해 주셔야 합니다! 치카치카 이~ 할 때처럼 “이~” 하는 입모양을 최대한 과하게 만들어주세요!^^


④ [오]

: “오” 를 하실 때는 '내 얼굴은 지금부터 오징어다!' 싶을 정도로 ‘오’ 모양을 조금은 우스꽝스러우리만큼 과하게 만들어주셔야 하는데요. '어머 내 입술에 주름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로 입에 힘을 잔뜩 주어 '오' 하고 오므려주시 좋겠습니다. ^^"


⑤ [우]

: “우” 는 어떨까요? ‘옴마나 뽀뽀하자는거여 뭐여~’ 싶을 정도로 아주 부담스럽게 ‘우~~’ 하고 소리내어주시면 됩니다. ^^

발음 연습을 하실 때는 그 어떤 단어를 말씀하시든 얼굴이 우아해 보여서는 안 됩니다^^" 입을 풀어주는 느낌으로 과하게 입모양을 해주는 것이 핵심이거든요. 하루하루 열심히 해주시면 볼펜 물기 이상의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평소 이야기를 할 때 의외로 입을 크게 벌리지 않습니다. 사실 그럴 필요성도 적고요. 음식을 먹을 때 최대한 입을 적게 벌려 말하듯 평상시에도 그렇게 조곤고곤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발표를 하거나 면접을 보는 등 자신감 있는 말하기가 필요한 자리에서는 정확한 발음과 시원한 발성으로 말씀하시는 것신뢰감과 전달력을 높여주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아에이오우” 연습을 다 마치시면 이어서 음연습표를 보시면서 입을 유연하게 풀어주시면 좋습니다. 도움이 되실까 싶어 장표를 하나 추가합니다.



조선시대 훈민정음을 보는 듯 엄중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이 단순해보이는 글자들을 정확하게 발음하려면 꽤 많은 정성이 필요하답니다. '갸'를 발음하실 때는 '가'보다 입이 더 벌어지겠지요? 마찬가지로 '고'보다는 '교'를 말할때 입에 더 힘이 들어가고요. '구'보다는 '규'를 발음하실 때 입모양이 더 정교해질 것입니다.


더불어, 발음 연습을 하실 때 발성 훈련 함께 해주시면 일석이조의 효과 말솜씨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말을 할 때 힘차게 내뱉어 주시는 건데요. 앞서 발성 연습법에서 전해드렸던, 복식호흡에 소리 싣는 단계에서 이 글자들을 넣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복식호흡으로 배에 숨을 넣고, 한 숨에 훅! 하고 빼면서 아! 하! 소리를 내뱉었던 훈련 기억하시지요?

여기에서 '아! 하!' 대신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 글자 하나 하나를 넣어서 말씀하시는 겁니다. 뱃심으로 “가! 갸! 거! 겨!” 하고 과녁을 던지듯이 말씀해주시면 되는데요. 한 번 내뱉으실 때마다 배가 훅! 훅! 들어가는 힘을 꼭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 연습을 매일 꾸준히 해주시면 평소 말씀을 하실 때에도 배에 힘이 실리고 소리가 좀더 또렷해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 그리고 실전서 발표하실 때는 입모양을 이렇게 오징어 뽀뽀처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어 말씀드립니다. 실제 말하기를 할 때는 오히려 입과 몸에 힘을 빼야 한다고 말씀드렸었지요?^^ 평상시에 이렇게 강력하게 입모양 특훈을 해놓으시면 힘을 편안하게 빼도 전보다 더욱 정확한 입모양으로 힘있게 전할 수 있게 된답니다.


우리가 연습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단계는 몸에 힘을 빼고 내가 말하기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입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발음을 정확히 해주는 것입니다. 운전도 오래 하다보면 어느 순간 생각 없이 페달을 밟고 핸들을 돌리게 되는 것 처럼요. ^^ 그러기 위해서는 연습.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함께 해주실거죠!!^^


위에 올려드린 발음표를 보며 연습하셔도 좋고요. 난 조금 더 재미있게 하고 싶다! 하시면 눈 앞에 보이시는 책 들의 제목을 한 글자 한 글자 연습해보셔도 됩니다. 거리를 지나다 간판을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솥뚜껑 삼겹살, 동래 파전, 춘천 닭갈비 등 발음 연습 거리는 무궁무진하답니다!^^

국민 MC 유재석 씨나 강호동 씨를 떠올려보면 진행할 때 입모양이 매우 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소리도 시원하고 발음도 정확하게 들리고요. 유권자들의 시선을 끄는 연설가들 또한 발성이 시원하며 발음이 정확한데, 입모양을 보면 공통적으로 커다랗게 벌려 말하고 계십니다. TV를 보실 때 방송하는 아나운서의 입모양을 유심히 한번 살펴보시겠어요? 확실히 크게 크게 벌리며 말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입을 크게 벌려주기만 하여도 목구멍이 함께 열려 소리가 시원하게 나오는 효과를 준답니다.

매일 거울을 보시면서 “안녕하십니까! OOO입니다.”를 미소와 함께 입을 크게 벌려 말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사람들로 하여금 ‘와! 저 사람 자신감 있어 보인다! 밝아 보인다!’ 하는 인상을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연습을 하는 내내 엔도르핀이 솟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선물도 받게 되실 거예요^^


모쪼록 작은 연습 하나하나가 모여 여러분의 행복한 말하기를 이루기를 함께 응원드립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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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말하기 1:1 코칭을 원하시는 분은 브런치의 작가 제안하기를 통해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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