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육아에 올인하던 저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생겨난 시간에 무얼 해야 할지 방황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워커홀릭, 늘 바쁜 사람으로 살아오던 저는 인생 처음으로 무기력하다는 게 무엇인지 몸소 느껴보았어요. 축 쳐지고 이 몸뚱이를 어찌해야 하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지냈습니다. 얼마간 말없이 바라만 봐주던 남편은 어느 날 멍하니 식탁에 앉아있던 제게 몹시 뼈 때리는 말을 던졌어요.
"넌 시간이 아깝지도 않니? 난 널 보면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미칠 것 같아. 차라리 머리라도 감든지!"
'헉. 뭐... 뭐라구? 머, 머리라도 감으라구?'
아주 짧은 한두 마디였지만 전치 20주 치명타를 입은 저는 순간 욱하며 화장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아버렸어요. 그리고 들어간 지 10초도 안되어 남편이 문을 열고 말했지요. 뭘 잘했다고 화를 내냐고요. 그리고 저는 그 말을 듣고 1초도 안되어 밖으로 나왔습니다.(수긍이몹시빠른편)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편 말이 틀린 건 없다고 느껴진 저는, 저 또한 열정 넘치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속으로 간절히 열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이틀 사이. 갑자기 글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현듯 3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갑자기 쓰고픈 이야기들이 연달아 떠올라 한두 편씩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월 30일 감사히 브런치 작가에 합격하였습니다. 그때부터 거의 미친 듯이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너무 잠이 오는데 심장이 뛰고 설레어서 아이가 잠들면 세네시까지 무작정 글을 썼습니다. 내가 정말 왜 이러나. 자려고 누우면 쓰고 싶은 글이 또 생각나고. 신기하고도 감사한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일도 함께 시작하였고 어느새 이렇게 10월이 되었습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어쩜 옛날과 똑같다고요. (내면이요ㅎㅎ) 다시 열정 넘치는 예전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가 저에게 전해준 값진 선물입니다.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가고 무엇보다 소중한 이들과 소통을 나누면서 찐한 사랑과 감사함을 느끼고 성장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막연히 꿈꿔왔던 출간 작가라는 꿈을 조금씩 생생하게 그려보려 해요. 글 하나 올릴 때마다 심장이 쿵쾅쿵쾅. 클릭까지 망설이던 소중한 순간들은 귀한 용기가 되었고 너무도 감사한 응원 말씀들은 한 걸음씩 조금씩 내딛을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이제 그 시기는 중요치 않다고 느껴집니다. 축 처져있던 제게 또 하나의 꿈이 생긴 것만으로도 살아있음이 느껴지고 오늘이 감사하며 내일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ㅡ^ 귀한 종이 한 장에 아주 작은 가치라도 담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한 번 더 깊이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더불어, 우리 브런치 작가님들의 출간 소식들에 누구보다 함께 축하드리는 마음입니다^ㅡ^
가족 같은 작가님들의 기쁜 소식들은 함께 힘이 되고 행복이 되고 있어요^^
혹시 저처럼 출간 작가라는 꿈을 꾸고 계시다면 함께 용기 내어 조금이나마 힘을 나누며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장아장 처음 시작할 때 마라톤을 결심할 수 있게 해 주신 소중한 브런치 작가님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