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여자 / 마스다 미리
“엄마의 여행 가방에는 언제나 손톱깎이가 있었다”
- <엄마라는 여자>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를 보니 ‘난 참 글을 재미없게 쓰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시사적인 해석이나 교훈, 아니면 재미라도 담긴 글을 쓰기 위해 애를 쓰느라 늘 끙끙댄다. 마감을 앞두고 늘 마음이 불안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과학책이지만, 가끔은 그저 공감이 되는 글, 잠시 내 마음에 머물며 쉴 수 있는 잔잔한 에세이를 찾아 읽는다. 마스다 미리의 책도 그 중의 하나다. 비판적인 시각도, 역사적인 지식도, 커다란 교훈도 없지만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진다.
“엄마의 여행 가방에는 언제나 손톱깎이가 있었다”
이 문장에서 난 우리 엄마의 가방을 생각했다.
이 작은 관찰과 기억이 그대로 글 한 편이 될 수 있다는 것,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추억과 감정까지 따라오게 한다는 것에 놀랐다.
글에서 힘을 빼고 싶다, 고 생각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