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브래넌,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래넌

by 마니피캇

피터 브래넌, 대멸종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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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6~7월. 연중 산이 가장 푸르러야 할 시기다. 그런데 올해 산 중간중간에 누렇게 말라죽는 소나무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 함께 올린 사진은 출퇴근 길에 매일 보면서 다니는 작은 산이다.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수 년 내로 소나무 등의 침엽수가 멸종할 위험에 처해있다한다. 소나무재선충과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국가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가속도가 붙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그냥 소나무의 멸종을 지켜보는 역할 밖에.


소나무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다. 인간이 문명과 기술과 경제 발전을 최우선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급격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쩌긴 뭘. 소나무에 이어 곧 인간이 살 수 없는 지구가 될 것이다.


지구가 아플까봐 걱정하는 착한 아이들을 보았다. 지구를 걱정하지 말거라. 다행히 지구는 아프지 않고 멸망하지 않는다. 인간이 멸망한다. 인간을 걱정해야 한다. 인간 덕분에 덩달아 고등 생물종 대부분도 멸종할 것이다. 기후 위기는 곧 생태계의 파괴이므로 일단 지구에서 인간 생존에 필수인 식량 생산이 불가능해진다. 단번에 멸망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수명이 채 백년이 되지 않으므로 아주 느린 과정으로 보일 것이다. 짧게는 수십 년이나 수백 년, 운이 좋으면 수천 년 걸릴 수도 있다.


지구는 나이가 45억 살 이다. 생명체는 약 35억년 전에 처음 생겨났다. 첫 10억 년은 지구도 우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대한 돌덩어리였다. 35억 년 전에 생명체가 생겨났다고 해서 그때부터 우리가 알고있는 푸른 지구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 만일 지금으로부터 6억 년 전에 어느 외계인이 지구를 발견했다면 생명체가 살기 부적합한 돌덩어리 행성이라고 하였을 것이다. 생명체가 존재한 35억년 동안 생명체가 지구를 뒤덮기 시작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5억4000만 년 전 부터다. 호모사피엔스가 탄생하기 5억4000만 년 전이라는 말과 같다. 인류의 시간은 지질학적 시간에 비출 때 아직 시작했다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생명체가 존재한 35억년 중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사실 그 이전에는 대멸종을 할만큼 생명체들이 존재하지를 않았으니 5억4천만 년 동안 5번의 대멸종이 있었던 셈이다. 정말 거의 다 죽었기 때문에 대멸종이라 부른다. 우리에게 가장 잘 와닿는 멸종은 지구를 지배했던 거대한 공룡의 멸종이다. 가장 인기있는 학설은 거대한 유성 충돌로 일거에 공룡이 멸종했다거나 유성 충돌이 만든 거대한 먼지구름이 지구 전체를 덮어 빙하기가 왔을 거라는 추측이다. 어쨌거나 우리가 그 대멸종을 알 수 있는 것은 멸종 전 수천 만 년 내지 수억 년의 지질학적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류의 문명은 고작 수천 년에서 2만 년 정도. 혹시 수억 년 뒤의 지구에 억세게 좋은 우연으로 지질학을 연구할 수 있는 지성체가 다시 나타난다해도 인류 문명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지질학적으로 인류의 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나타나자마자 사라진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혹시 인류가 멸종하더라도 수백, 수천 년 걸린다니까 안심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안심할 일은 아니다. 지옥이 그렇게 길어진다는 의미이므로. 거의 모든 땅이 사막이 된 지구에서 생존 미션이 주어질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리한 기술과 안락한 집과 풍성한 음식은 짧은 시간에 파괴된다. 원시 시대로 돌아가서 어딜 가나 뜨거운 지구에서 에어컨은 커녕 부채를 만들 도구 조차 없이 식량을 찾아 헤매어야 하는 시기가 우리 자녀 세대부터 급격하게 시작될 것이다.


소나무의 멸종이 진행되는 것을 꼭 살펴보시길. 인류는 2도의 임계 온도를 설정했다. 평균온도가 100년 전 보다 2도 더 올라가면 파국이다. 이후 지구는 서서히 뜨거운 행성으로 변한다. 여름 어느날 온도가 32도에서 34도로 오르는 게 아니다. 생태균형이 깨어지는 것이다.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파괴적 여름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땡볕에 지나가는 동물들을 즉사시킬 정도일지도 모른다. 식물들은 말라 죽을 것이다. 평균 온도 2도를 티핑포인트라 부른다. 티핑포인트를 넘기면 인간이 어떤 노력을해도 지구의 거대한 순환을 막을 수 없다. 소나무의 멸종처럼. 인간이 감히 직관할 수 없는 거대한 자정 시스템이다.


몇 도 남았냐고? 0.4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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